우리산, 그리고 꽃들/산에 가 보니...

[스크랩] 달이 뜨는 월출산

베싸메 2006. 11. 24. 14:41
 

영암월출산(809m)

산행일 : 2006. 05. 03. 수. 맑음

소재지 : 전남 영암군, 강진군

참가자 : 수요만남 산악회원

산행로 : 들머리(12:50) - 바람폭포(13:20) - 통천문(14:00) - 정상(중식14:10-14:40) -

구정봉(15:30) - 억새밭(16:10) - 도갑사주차장(17:00)       약 4시간 10분


  ‘달이 뜬다, 달이 뜬다, 월출산 천황봉에 둥근 달이 뜬다’ 영암 아리랑의 고장, 백제 시대 일본에 백제의 문화를 전달해 준 왕인박사의 유적지가 있고, 다수의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문화의 고장 영암의 월출산을 찾다.

  08:30분,  맨뒤에 자리를 잡고 오늘 하루 긴 여정의 시작을 준비한다. 48명의 산님들을 싣고 출발한다. 고속도로를 4시간 넘게 달려 호남의 들녘과 산들이 익숙한 모습으로 신록의 푸르름을 뽐낼즈음 월출산의 장쾌하고 힘찬 모습이 눈을 사로잡는다. 주차장에 도착해 산행준비를 하고 전원이 모여 기념촬영을 한다.

  12:50분, 산행 시작. 기암괴석의 월출산 모습을 정면으로 보면서 잘 포장된 길을 따라 오른다. 좌우로는 잘 자란 나무들이 우리를 반기는 듯 잔잔하게 부는 바람에 살랑살랑 잎을 흔들어 인사한다. 관리사무소를 지나고 등산로에 접어들어 키큰 산죽이 늘어선 길을 따라 제법 경사가 있는 길을 오른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바람은 한점도 없고 태양은 여름처럼 머리위에서 이글거린다. 등산로를 내려오는 산님들과 서로 길을 비켜 주면서 인사를 주고 받으며 격려를 해 준다.

  

   주차장에서의 모습

 

  월출산

 

   산행로 입구

  13:20분, 첫 번째 휴식처인 바람폭포에 도착한다. 먼저 도착한 님들은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있다. 폭포는 제법 큰 편이나 수량이 적어 위용은 별로이다. 이곳에서 쉬면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약간 올려다 보이는 앞쪽 봉우리에 구름다리가 걸려있다. 지금은 보수작업중이라 이달 말까지 출입이 제한 된다고 한다. 구름다리에서 깎아지른 듯한 오른쪽 봉우리로 이어지는 철계단이 아찔하게 걸려 있다. 그 구간이 개통되면 꼭 가보고 싶다. 이곳 바람폭포에서 통천문을 거쳐 정상에 이르기까지는 수직에 가까운 바위와 계단으로 이루어진 힘든 구간이다. 바람폭포를 지나 조망대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만큼 조망도 시원하게 터진다. 사진한장 찍고..... 북쪽 사면을 따라 걷다가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니 공원관리소 직원들이 청소를 하면서 수고를 하고있다.  인사를 하고 지난다. “수고 하십니다.”“네, 좋은 시간 보내세요.”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서인지 배가 고파온다. 아침에 차안에서 받은 떡으로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정상을 향해 긴 철계단을 오른다.


 바람폭포

바람폭포에서 본 구름다리

첫번째 전망대에서본 동쪽 능선의 기암

  14:00, 계단을 허적거리고 올라서니 좁은 바위틈으로 한사람 겨우 지날 정도의 틈이 있는 통천문을 만난다. 지리산 천왕봉의 통천문을 기억속에 더듬어 본다. 통천문을 지나 한차례 내려섰다 힘겹게 오르니 정상이 바로 내 발 아래다.


  14:10분, 드디어 정상이다. 먼저 올라온 산님들이 이곳저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배가 무척 고프기는 하지만 우선 사방을 둘러본다.  사방으로 거칠것 없는 일망무제의 전망이 이마의 땀을 쏙 들어가게 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안개속에 희미하게 펼쳐진 저멀리 강진 앞바다의 수평선과 산들.. 한눈에 들어오는 월출산의 모습이 정말 압권이다.

 아! 정말 우리의 산하는 아름답다. 푸르름으로 한껏 치장한 신록의 산하는 가슴시리도록 아름답다.

많은 산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준비해온 도시락을 풀어놓고 웃음꽃을 피운다. 여기저기서 서로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을 한다. 항상 그렇지만 산상에서의 식사는 푸짐하면서도 꿀맛이다. 서로 맛나게 준비해온 음식을 권하며 정상주를 곁들여 먹고나니 천국이 따로 없다.

정상석

정상에서의 조망

  14:40분, 하산을 시작한다. 남서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을 발 아래로 내려 보면서 길을 재촉한다. 길이 제법 험하다. 철제 손잡이를 잡고 간신히 내려서고 또 미끄러운 돌계단을 조심스레 내려간다. 길을 걷다가 돌아서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또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기암과 봉우리들....   남근석, 베틀굴, 그리고 구정봉에서 보는 조망... 시간이 되면 국보인 마애여래좌상을 꼭 보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로 미룬다.

향로봉을 뒤로하고 관목이 우거져 싱그러운 내음을 풍기고 산새가 삐리삐리 노래하는 호젓한 숲길을 한참 내달린다.

남근석

베틀굴

  16:10분, 억새밭에 도착한다. 다른 이름으론 미왕재라 한다 (원래는 미왕재이었는데 관광자원화 하기위해 억새밭을 조성하고 이름도 고쳐 부른듯). 면적은 별로 넓지 않다. 억새밭의 보호를 위해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고 함부로 들어가 사진을 찍지 않도록 호소문도 붙여 놓은 모습이 보인다. 이곳에서 도갑사까지 2.6km. 좌우로 울창한 나무가 들어서 있고 급경사이긴 해도 위험하지는 않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약 20분을 내려와 만나는 계곡물에 잠시 손을 담그고 땀을 식힌다. 맑은 물이 제법 흐르는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걷다보니 경사가 완만해지고 자연학습 탐방객을 위한 표지가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도선국사비각에서 잠시 한 컷..

대웅전을 중창중인 도갑사에 도착하여 물을 한잔 마시고 스님과 얘기를 잠시 나누다 해우소에 들러 묵은 근심을 풀고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억새밭과 이정표

도선국사 비각

  17:10분, 산행 종료. 앞서 내려오신 몇몇분이 따뜻하고 신선한 두부와 묵을 준비하느라 아직 도착하지 않은 버스를 기다리며 산행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드디어 버스가 도착하고 준비해온 두부와 묵 그리고 탁주를풀어놓으니 그 맛이 꿀맛이다. 단숨에 탁주 서너잔을 비우고 나니 부러운게 없다.

이후 장흥에 도착하여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순대국밥과 소주로 저녁을 해결하고 부산으로 향한다.


점심때 정상에서 집에서 담아오신 술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고 저녁때는 식사후 족발을 준비해 주신 부부가 함께 오신 분, 제가 성함을 여쭙지 못했는데 이 글을 빌어 감사를 드리고 내내 건강하시고 즐거운 산행하시길 빕니다.

출처 : 부산수요만남산악회
글쓴이 : 해조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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