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01.4~6 중국,동남아 배낭여행

2001.4~6 중국,동남아 배낭여행 1

베싸메 2013. 4. 5. 16:33

 

4/4 수 톈진-맑음, 베이징-비

서해에서의 일출은 못 보았다. 리셉션엔 분명 일출 시각이 06;30으로 되어 있는데, 내가 나간 06;15에 해는 벌써 한 자나 떠올라 있다.

사발면에 밥 말아먹고 데크로 가니 광주에서 온 ‘이’ 라는 사람이 혼자 있다. 자기 말로는 주차장을 하는데, 예식장도 가지고 있는 부자란다.

근데 배는 왜 탔는지 모르겠다.37개국을 여행했다는 작자가 내몽고와 몽골 인민공화국도 구분 못한다. 게다가 학력은 ‘고려대 졸업’이란다...

아들이 의대에 다닌다고, 자랑이 대단한데, 내몽고 루트를 잘 모르길래 차라리 항주 쪽으로 가라고 권하니 즉석에서 궤도 수정이다.

지겨운 시간이 지나고 천진항에 도착해서 하선하는데 선상비자 받는 사람들은 소식이 없다. 결국 꼴찌로 입국심사대 통과. 그런데 세관에서 나를 지목하더니 한 쪽으로 데려 간다. 내 여권을 가지고 지들끼리 쑥덕거리더니 나보고 캄보디아, 라오스 비자를 가르킨다. 아마 신기했던 모양. 내가 화를 내며 왜 날 불렀냐고 하니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아무것도 아니라며 여권을 돌려 준다.

밖으로 나서니 베이징 갈 사람이 나를 포함해서 달랑 두 명. 대전서 온 이사장이란 사람인데, 보석 찌꺼기로 조명기구를 만드는 특허를 가진 사람이다. 여행하면서 좋은 재료가 있으면 수집을 좀 해 달란다.

이놈의 버스는 천진 시내를 한참이나 돌아다니다가 손님이 없자 우릴 천진 버스터미널에 내려놓고 달아난다. 이 시간이면 거의 베이징에 도착할 시간인데..썩을 놈들.

무려 5시간 걸려 베이징 도착. 시내버스가 끊어져서 어쩔 수 없이 택시로 교원반점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다. 객실 배정을 받고 방에 들어서니 더치 두녀석이 있다. 고교 졸업 후 하는 여행이란다.

4/5 목 흐림

엊저녁 잠들었다가 02시경 깨어서 더 이상 잠을 못자고 말았다.

08;30경 오늘 가기로 한 자연사 박물관까지 걸어가기로 하고 길을 나서다. 10원을 주고 들어간 박물관은 온통 공사 중이다.

인체실, 곤충실(이걸 보기 위해 왔는데) 모두 폐쇄. 그런데도 입장료는 챙긴다. 알 수 없는 중국인들의 장삿속. 씁쓸하다.

전문까지 걸어서 혁명사 박물관에 가니 여기도 2002년까지 휴관이란다. 하는 수 없이 서역까지 에어콘 버스로 가서 우창까지 가는 차표(281원)를 사고 군사 박물관까지 걸어가서 관람. 그 규모와 컬렉션이 놀랄 만 하다. 역시 전쟁으로 이어진 나라답게 없는게 없다. 특히 총,포탄 미사일까지 단면을 볼 수 있게 해놓은게 흥미롭다.73년에 벌써 위성을 쏘아 올리고 전투기까지 독자모델을 개발했다니 놀랄만 하다.

한국전 관에 가니 ‘항미원조’의 정당성과 성과를 미화해 놓았는데, 내가 보기엔 ‘글쎄’ 다. 다 보고자  했지만 결국은 다 보기를 포기하고 밖으로 나와 전문으로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다. 콩나물 시루처럼 복잡한 20번 버스는 변함이 없다. 샤워 후 사발면으로 한 끼 때우고 장 준걸에게 엽서를 쓰다.


4/6 금 맑음

어젯밤 비가 와서 걱정이 되었으나 아침엔 하늘이 개었다.

오히려 박무 현상이 없어서 상쾌함을 느낄 정도. 왕푸징으로 가서 동안시장 구경을 하고 다시 시단으로 가서 하남성에서 온 홍보단의 북춤과 아크로밧 구경을 한 후 민족문화궁으로 가니 의상전시회를 한다기에 2원을 주고 들어갔더니, 의류 아웃렛 행사를 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땡처리 행사이다. 석인산 홍보 팸플릿을 얻어서 보다가 나와서 지하철로 유리창에 갔으나 늘 보던 그렇고 그런 것. 다시 전문으로 걸어가서 몇가지 물건을 산 후 숙소로 돌아 오는데,  배가 고파 조선족 식당 장백산에서 볶음밥을 시켜 먹는데, 이건 숫제 미원, 소금이 녹지도 않고 씹힐 정도이다. 억지로 쑤셔 넣고 샤워와 세탁.

만보계를 체크하니 19,000보. 이런식으로 한 달을 걸으면 10kg는 너끈히 빠지리라... 그런데 스포츠 양말을 신고 걸었더니 발에 물집이 잡혀있다. TV에서 중경의 이장수 감독이 나온다. ‘중경의 별’이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