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05, 중국 광시지방 여행

2005 광시지방일원여행 4

베싸메 2013. 4. 8. 09:29

 

1/5 목 흐림

모닝콜에 일어나 커피에 비스킷. 7시 20분 기차를 타러 가다. 2층 기차. 내 자리에 누가 앉았길래 내자리라고 하니 다짜고짜 자기 표를 주며 자릴 바꾸잔다. 어이가 없다. 하도 원하길래 1층으로 자릴 옮기니 태국에서 온 학생들과 베이징 대학생들. 그들은 베트남으로 간다고 한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핑샹 도착. 버스터미널까지 택시로 이동 방을 얻는데 35원 달라는 걸 깎아서 25원. 그리 좋은 방은 아니나 하루 잘건데 뭐...

가까운 시장으로. 국경무역이 발달 한 듯 반은 베트남사람. 특히 가축시장이 재밌다. 노전에서 소도, 돼지도 그냥 도축하고, 돼지 거세도 바로 옆에서 이루어진다. 허판 5원짜릴 하나 먹고 골목으로 가니 집 앞에 유화를 전시해 놓은 걸 보고 있으려니 여자가 안으로 들어오란다. 차를 마시며 나폴레옹상이 있기에 누군지 아느냐고 물어 보니 그냥 사진 보고 그려서 누군지 모르겠단다. 자기는 주로 정물을 그리는데, 내가 원하면 내 초상화를 그려 주겠단다.

이것도 일종의 호객인가? 학교구경 하고 와서 결정짓겠다니 갈 때 꼭 들르란다.

좀 피곤하기에 마사지. 비쩍 마른 여자가 힘도 세다. 베트남인이라고...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자, 한국 사람들 다 잘 생겼다며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아양. 팁 5원. 내일 곡예단 공연 있는데, 생각 있으면 오란다. 같이 가게... 저녁은 케익 가게에서 몇 조각. 숙소에 들어 갔는데, 또 내방에 여자 하나가 가 와서 붕가붕가하잔다. 같잖아서 다시 나와서 야시장 구경. 광장에서 월츠,탱고 추는것을 아예 자릴 깔고 앉아서 보다. 길가리에서 혁필 그리는 걸 보고 있노라니, 예쁜 여자애 하나가 주문을 하는데, 이름을 ‘baby' 라고 해 달랜다.

 

 

1/6 금 흐리다 맑음

더티엔 폭포로 가려 9시차로 갔는데, 일단 롱지우로 가야한단다. 1시간여 걸려 이곳까지 왔는데, 경치는 구이린의 그것을 빼닮았다. 여기서 다시 따신 가는 차를 찾는데, 택시로 신난먼 터미널, 거기서 다시 3시간. 지도상의 거리와 실제 거리가 너무 차이가 난다. 내가 루트를 잘못 설정 한걸까? 다시 삼륜차로 빵차를 타고 갔는데, 44km 더 가서 12km를 더 가야한단다. 내 뒷자리의 청년이 폭포로 가냐고 묻는데, 홍콩서 온 친구. 자기는 내일 바이스 가는데, 동행할지를 묻길래 무조건 OK. 여기서 더티엔 폭포가는 삼발이 대절. 기사가 아직 어린데 이곳저곳 세워주며 설명도 하고, 동행을 잘 만난 것 같다. 들 저편은 베트남이라는데, 어떤 표식도 없다. 옥색 강이 흐르는데, 갈수기라 수량은 많지 않다. 베트남엔 걸어서라도 건널 수 있을 듯. 실제로 중국 베트남사람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건너다닌단다. 경치라 하면 바로 이런 것. 너무 평화스럽고도 아름답다. 산들은 하나같이 산수와의 그것이요, 길가 풍경하나도 놓지기 어렵다. 폭포로 가서 문표를 사려니 기사가 사지 말란다. 그냥 강변으로 가서 최대한 가깝게 볼 수 있단다. 폭포의 반은 중국, 반은 베트남의 폭포인데, 중국 쪽이 더 수량도 풍부하고 예쁘다. 여러 갈래로 떨어지는 물줄기 사이로 나무와 풀과 이끼가 자라고 수량이 많으면 정말 선경을 대할 듯하다. 돌아오는 길에 나의 제의로 대나무 배를 타고 베트남 쪽으로 가서 담배구입. 브라이언과 숙소를 잡기위해 돌아다니다 70원을 부르길래 몇 군데 명승지를 더 구경하고 다시 숙소를 찾잔다. 정말 이런데서 딱 1주일만 머물고 싶다.

우여곡절 끝에 방을 잡았는데, 알고 보니 히터가 없는 방이다. 그는 밥 사먹으러 나가고 난 햇반과 라면. 문득 밤하늘을 내다보니 반달에 별이 총총. 내일은 또 어떤 경치가 기다릴지...

 

 

1/7 토 흐림

7시 반경 근처에서 열리는 국경시장. 시장이라기엔 그냥 저잣거리 같다. 누가 베트남인이고 누가 중국인인지도 구분이 안 가는데, 사람들은 사진 찍는 우리가 더 신기한 모양. 밥을 먹고 다른 곳을 향해 출발하는데, 기사가 구이린 산수와 비슷하다고 한다. 40여km를 달려 도착한 곳은 정말 양수오와 많이 닮아 있다. 계곡에는 ‘신목’ 이라 불리는 엄청 큰 나무가 있고... 다만 강보다는 호수와 농경지를 끼고 있는 모습이 더 인상적. 약 3시간에 걸친 투어를 끝내고 바이스행 차를 타러 가다. 버스에 있으려니 물을 한 병씩 나눠 준다. 4시간. 도착 한 시간쯤을 남겨두고 차가 밀리고 있는데, 멀리서 크레인이 작업하는 게 보인다. 알고 보니 교통사고, 벼랑으로 트럭 하나가 곤두박질 쳤는데, 높이가 적어도 100m는 될 듯. 해가 져서 그들이 작업을 포기 할 때까지 꼼짝 못하고 있다가 크레인이 길을 비켜 주고서야 간신히 바이스로 향하다. 방을 70원짜리로 하나씩 얻고 나서 우렁이, 쇠고기 볶음으로 밥을 먹으며 맥주 한 잔. 숙소에 돌아와서 또 한잔.

 

 

1/8 일 맑음

천천히 일어나 역으로 가서 싱이행 기차표 예매. 가방을 맡기고 동고까지 걸어 가다. 다시 버스로 바이스 치이(起義)기념관. 광장엔 덩샤오핑 동상. 기념관 시설이 좋다. 다시 또 다른 모뉴먼트를 거쳐서 시내서 점심. 버스로 덩비호수란델 갔었는데, 그냥 댐이다. 괜히 문표값10원만 날린 꼴. 역으로 가는데, 브라이언의 친절이 너무 고맙다. 모든 걸 내 위주로 나의 결정에 따라주고, 적잖은 돈도 썼으니... 역까지 와서 기차가 올 때까지 귀주성 여행에서의 안전을 당부. 내가 어린애가 된 기분. 기차가 와서 언젠가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차에 오르다. 싱이 까지 네 시간. 자리가 없어 걱정했는데, 마침 어떤 아주머니가 30분만 가면 내린다고 옆에 있으란다. 그나마 다행. 싱이 역에서 버스로 시내로 이곳은 관광지 베이스답게 유흥시설과 사우나가 많다. 내일은 느긋하게 사우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