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중국광시일원 여행 6
1/14 토 맑음
애들과 함께 하는 게 피곤해 어디 간단 말도 없이 나와서 이리 저리 시간 보내다 나도 체크아웃. 쑤저우행 버스를 타러 가다. 35원. 졸면서 남부터미널에 내렸는데, 어디가 어디인지도 짐작이 되질 않는다. 전에 왔을 땐 기차로 와서 문제가 없었는데...
쥬후이 반점을 찾으니 아무도 몰라 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어떤 여학생에게 물어 보니 다행이 그곳을 안다. 약속한 한국 애들이 아직 오지 않아서 체크인을 하면서 걔들이 오면 같은 방에 배정해 달라 부탁하다. 구이화 공위엔. 옛날 오나라 왕이 백성들의 부역으로 성을 짓는 부조, 그리고 운하. 역시 쑤저우는 물의 도시다. 공원 끝까지 가려다 해가 져서 돌아 오는 길에 한국식품점 발견, 김치를 사서 500g짜리 김치 한 팩을 밥 한공기로 다 먹다. 역에 가서 차표를 물으니 침대칸은 없단다. 호스텔은 참으로 깨끗하고 맘에 든다. 세탁기에 세탁을 하고 건조기까지 쓰다. 밖엔 비가 추적이니 어디 갈 곳도 없어 맥주를 3병 사서 돌아오니 서양인 여행자하나가 짐을 풀고 있다.
1/15 일 흐림
아침에 동네로 밥을 사러 나갔다 돌아오니 서양친구는 난징-타이산-베이징으로 간다며 짐을 챙기고 있다. 잘 가라고 인사하고 나도 체크아웃준비. 짐을 맡기고 자전거 20원 렌탈, 왕이시안. 작은 정원이 아름다운 곳. 사자림, 졸정원을 거쳐 북쪽으로 가는데, 5년 전보다 많이 변한 느낌.
북부터미널 가서 칭다오 행 버스를 물으니 301원. 춘절 특별요금이라고 하지만 두배 이상이나 오른 건 이해가 안 간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17일 표로 사고 북사탑으로 갔다가 다시 숙소로 와서 체크인. 호구로 가서 입구에서 사진사와손님인 듯 한 여자와 싸움이 났는데, 경찰이 출동하고 난리통. 덕분에 나나 중국인들이나 싸움 구경은 잘했다. 다시 상왕가. 여기도 유스호스텔이 있는데, 한국식당들도 많다. 저녁을 한식으로 근사하게 먹고 숙소로 돌아오니 스페인 여행자 두 명, 이들도 상하이로 인 했단다. 내일은 통리로 갈까 생각 중.
다미안이란 친구는 보기 드문 미남, 잘 생겼다니 고맙다며 담배를 하나 주는 센스!
1/16월 맑음
9시경 북부터미널로. 저우좡행 16.5원. 입장권과 함게 사면 100원. 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해서 다시 오토바이로 저우좡 꾸전으로. 길가는 온통 장사꾼 천지. 호객이 요란하다.
지도를 살까하다가 학생 단체가 있어 물으니 영어를 잘 하는 애가 있다. 함께 다니기로,
장가, 심가 저택을 보고 운하를 따라 걷다 너무 상업화된 동네가 좀 아쉽다. 좁은 운하엔 놀러온 중국인들의 보트 타기 장터가 따로 없다. 통리로 갈 걸... 쑤저우로 돌아오니 매우 춥다. 아까 비가 온 듯. 또 카메라의 메모리가 말썽. 미치겠다. 로컬식당에서 마파두부와 감자볶음. 우리 방에서 한국여학생, 스페인 애들과 맥주. 여학생 하나가 다미안의 메일 주소를 알아 달란다. 내가 그렇게 전하니 다미안은 흔쾌히 주소를 건네는데, 우리 처자, 얼굴이 빨개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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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화 맑음
칭다오 5시반 도착. 택시기사들이 끈질기게 탈 것을 권유했으나 무시하고 기다렸다 8번 버스를 타고 종점으로. 역에서 금도화원도착시간이 7시, 문을 두드리니 조사장이 반긴다. 8시경 선과 부인을 깨운다. 민박집여자는 출근을 하고 선부인 병원 간다기에 기다렸다가 함께 이촌으로. 조 사장이 소개해준 민박집에 전화하니 마중을 나왔는데, 바로 교도소 담장과 붙은 아파트. 방도 비좁고 엉망. 그나마 독실이라 다행이다. 선과 함께 찻집으로 가서 청산녹수 구입. 그들과 시장으로 가서 노점서 조개구이와 맥주. 그들을 보내고 북한식당으로 가서 맥주를 더 마시고 와서 잠들다.
1/18 수 맑음
8시경 화장실 가려는데 먼저 들어간 사람이 좀체 나오질 않는다. 한족남자이고 하얼빈에서 조선족 여자와 함께 노무자 모집을 하러 왔다는데, 뒷사람은 관심도 없는 모양. 어째 중국인들은 저리도 염치가 없을까? 나오는 놈을 째려 봐도 아예 무신경. 아예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부두로 가서 배표를 알아보니 내일 당일 파는데 표는 많으니 걱정 말란다. 전에 묵었던 서울상회 아주머니를 만나 그 집에서 묵기로 하다. 그녀와 사무실에서 기다리다 아파트로 가니 전과 다른 곳. 아주 잘 지어진 구조. 돈을 많이 벌었나 보다. 선에게 전화해서 찌모루 시장에서 2시에 만나기로. 시장에서 약간의 기념품 구입, 그와 함께 그의 민박집에 가서 새로 온 투숙객들과 훠궈집. 내가 묵는 집에 오니 미국시민권자라는 젊은 친구가 큰 소라를 사서 구워먹고 있다. 이 친구, 북한까지 갔다 왔다는데, 과연 DVD에 북한의 집단체조, 명승지를 담아 왔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워싱턴에서 이삿짐센터 알바하면서 돈이 모이면 여행을 한단다. 둘이서 이런 저런 얘길 나누며 또 맥주.
1/20 금 맑음
아침을 한식으로 맛있게 먹고 안마를 받으러 갔는데 아무데도 문을 열지 않았다. 차 가게로 갔다가 안마 받을 돈으로 차 몇 가지를 사다. 배를 타기 전 내 수화물 태그를 주니 장삿꾼들이 고마워한다. 출국절차를 끝내고 가만 생각하니 대합실에 아까 산 참기름을 두고 왔다.
내 돈 120원. 다시 나갈 방법은 없고 이를 주운 이는 횡재 했겠네. 여행서 다녀오는 충청도 말씨의 아줌마들, 한복을 입고 떠들고 난리도 아니다. 한 방을 쓴 미국친구와 휴게실에서 캔 맥주. 식당에 가서 밥을 사먹으려니 말도 안 되는 환율. 배는 고프니 먹어야겠고...
이로서 또 나의 한 달간 중국여행이 막을 내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