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우한에서 마리집을 찾다
4/7 토 맑음
아침 호텔 건너편에 있는 도연정 공원으로.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서 춤추고 태극권을 연마하고 제기차기와 연날리기도 하고 있다. 여유로운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순간이다. 시멘트 바닥에 붓글씨를 쓰는 글시가 훌륭하다고 느끼다.
체크아웃하고 서역으로 가서 중국식 국수체인에서 국수 한 그릇. 역 근처의 연화지에 갔는데 또 속았다. 안내 팻말은 붙여 놓았는데, 공원은 이제 막 시작된 공사로 어수선. 대합실에서 무료함을 달래려 책을 읽다. 너무 일찍 나왔나?
4/8 일 맑음
어젯밤 우리 칸의 사람들이 모두 카드게임을 하는데, 젊고 잘 생긴여자가 함께 하잔다. 할 줄이나 알아야 뭘 하든지.. 우창 도착 역광장으로 나오니 인산인해. 택시를 타고 마리네 집 주소를 보여주자 가끔씩 차를 세워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다. 가까스로 마리네 아파트에 도착해서 경비실에 가서 몇호인지 물었는데, 동네사람들이 다 몰려 나왔다. 마리와의 반가운 해후. 마리가 싲ㅂ을 사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친정부모와 산다. 준지에는 처가살이를 하는 건가? 아파트내부가 깨끗하고 훌륭하다. 마리가 컴퓨터를 켜더니, 나랑 영어로 필담을 하잔다. 차라리 그녀가 알아 볼 수 있게 쉬운 영어로, 필담을 하면 더 빠른데... 답답함을 느꼈던지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암침을 얻어 먹고 징쯔호텔에 방을 얻다(160원). 좀 있으려니 준지에의 여동생이 왔는데, 대학1학녕이라며 전자사전을 들고 통역을 시도하는데, 아무래도 무리. 중3정도의 회화실력? 게다가 발음을 못 알아 듣겠다. 함께 황학루로 올랐는데,5층까지 올라 내려다 보니 경치가 그만이다. 동호로 가기 위해 버스 자유권을 샀는데, 곧 무소용이란 걸 알고 택시로 동호로 이동. 과연 항주서호, 무한동호다. 이곳에서 가재낚시도 하고 재미나게 놀다가 호북성 박물관으로. 청동기 유물이 특히 더 많은 듯하다. 다시 점심을 먹으러 가니 식당에 웬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왔다고 마리의 어머니가 사돈의 팔촌까지 모두 초대한 거다. 얼추40명?
음식을 무지 시켜 먹었는데, 마리지갑에서 200원이 더 나오는 걸 보니 계산이 만만찮은 듯. 좀 미안하다. 귀원선사엔 준지에의 숙모가 근무한다고 공짜입장. 500나한상이 있는 유명한 곳이란다. 그런데 500나한의 행새과 표정이 제각각이라 흥미가 동한다.백화점으로 갔었는데, 마리가 수줍게웃으며 여기서 준지에와 근무하다가 결혼했단다. 우리 모두 너무 지쳐 이제 쉬러 가자고 하고 헤어져서 숙소로 돌아 오다. 마리나 준지에가 말도 안통하는 날 데리고 다녀서 머리에 쥐가 다 났지 싶다. 불쑥 찾아 온게 아니었나 몰라...
4/9 월 맑음
마리와 준지에가 출근 전 호텔로 와서 배표를 사러 가잔다. 상행표를 알아 보니 내일 것만 있단다. 강에 있는 부두가 이렇게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590원. 2등실.
마리가 선뜻 돈을 치룬다. 놀라서 아니라고, 내가 돌려 주려하자, 손님에게 이런 호의는 당연하다는 투로 손을 거둔다. 모르겠다... 우한서 제일 유명하다는 시지에메이(四季味)로 가서 씹으면 육수가 톡 터져 나오는 만두부터, 계란t스프레디, 량차이라는 이름의 국수등을 먹다.
식사 후 장한루로 가니 양귀비 꽃이 지천이다. 식물원에 관심을 보이니 그리로 가잔다. 얘들, 오늘 둘 다 결근인가 보다. 식물원입구부터 튤립과 양귀비 천지. 한 켠에선 연못에서 낚시도하고 양귀비 재배지엔 cocnk를 막기위해 경비가 지키고 있다. 게다가 아편중독으로 폐인이 된 사람사진을 전시해 놓고...유명 여가수와 연예인도 시체사진까지 그대로, 끔짝해...
버스편으로 2박3일동안 먹을 간식거리를 사러 가다.비스킷,맥주, 과일등을 사서 호텔에 내려 두고 그대로 식당으로. 치파오를 입은 늘씬한 미녀들이 시중을 드는 식당은 넓이가 2~300평은 되어 보일 정도로 넓다. 마리와 맥주 1병씩. 장은 마시지 않는다. 생전 보도 듣도 못한 음식을 시켜서 배가 터지도록 먹고 내가 계산할려니, 마리가 기어히 자기가 낸단다. 이번만은 내가 양보를 할 수가 없어 300여원을 쾌히 계산하다.
마리는 내일 부두까지 가는 택시비는 자기가 내겠다는 걸 그러라 했다. 그들을 보내고 호텔로 돌아와 내가 그들에게 너무 폐를 끼치는게 아닌지 생각을 하며 잡이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