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홍콩입성, 마카오
2/7 토 비
광저우에 내리니 비가 쏟아진다. 6시 두 자매와 아쉬운 이별을 하고 홍콩 직행 버스표를 살까 하다가 일단 심천까지 가기로.60원. 8시 출발. 차안에서 한국인 3명을 만났는데, 그들도 홍콩간단다. 홍콩입국장에서 그들의 입국카드 작성 도와 주고 입국후 직행열차탑승. 홍콩의 물가가 체감되는 순간이다. 침사추이역에 내려 숙소를 찾는데, 미라보 아케이드를 찾던 중 청킹맨션 앞에서 게스트하우스주인을 만나 120원 달라는 방을 100원에 깎아 들다.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인도인과 흑인들이 득실거린다. 그야말로 최소한의 공간, 세면기는 손바닥만하고 침대외엔 작은 테이블과 의자. 마치 소인국에 온 듯. 샤워 후 홍콩센터와 해양센터 관람. 밥 한 그릇 사먹고 구룡공원가서 조각 감상. 페리를 타고 홍콩섬 가서 이리 저리 거닐다. 돌아오는 페리안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의 시범공연. 어쨌든 중국보다는 자유스럽다.
메모리카드128MB를 300달러에 하나 구입. 산미겔 캔 두 개를 사서 도시락으로 식사. 골목길엔 몸파는 인도여자들이 즐비. 음식값은 중국의10배는 되는것 같고 술은 7~8배 정도로 느껴진다. 가난한 여행자의 느낌이라니...
2/8 일 흐리다 비
6시경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뜨니 밖이 몹시도 소란스럽다. 확성기소리에 환호하는 소리. 창밖을 내다 보니 악대가 연주하며 지나가고, 밖으로 나가 봤더니 오늘 시내에서 마라톤 대회를 한단다. 비는 질질 오는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비옷을 입은 채로 팬티바람으로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다. 여학생들은 치어리더 차림으로 춤을 추고, 이채로운 건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학교가 따로 공연하는 것.25,000명이 참여했는데, 10KM와 하프로 나뉘었단다. 촬영하는 방송기자에게 피니시라인이 어디냐고 묻자 웃으며 자기도 모른단다.
7일레븐에서 생선덮밥10.5달러. 스타페리 부두로 갔다가 마음을 바꿔 자은산행 버스를 타다. 이리 저리 다니며 거리상가도 구경하다 산으로 올라 가려 했는데, 비가 와서 포기.중턱에 올라가서 절로 들어 갔는데, 알고보니 장례식장과 납골당. 많은 사람들이 휴일을 맞아 꽃을 사들고 온다. 그들은 거기 식당에서 밥도 먹고, 가져온 음식도 나눠 먹는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쉬다가 컵라면 사서 점심해결.화조시장에 가서 꽃가게와 새 가게를 둘러 보다. 중국인들에 비하면 한결 여유가 있어 보인다.
특히 전에 보지도 못한 꽃들이 많기에 사진을 많이 찍다. 저녁으 역시 덮밥. 내일은 딤섬으로 할까한다. 숙소에서 음악을 들으며 잠들다.
2/9 월 맑음
TV를 켜니 오늘은 맑고 8~13도. 신라면을 사서 밥을 말아 먹고 완차이행 배를 타고 홍콩섬으로. 중국영사관을 찾는데 진이 빠진다. 겨우 찾아서 비자신청을 하는데, 창구여자가 다시 fill up하란다. 뭐가 잘못되었냐고 물으니 화를 벌컥 낸다. 내가 묵고 있는 숙소의 전화번호를 안적었단다. 화가 나서 내 한국전화번호를 적어서 줬더니 이런 번호도 있냐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비자피는당일이 400달러, 3일자리150불.
홍콩공원. 식물원, 조류공원 다 무료. 도심 가까이에 이런 원시림을 조성하고 깨끗한 공원을 가진 그들이 부럽다. 꼬마들이 소풍을 왔는데, 모두 귀엽다. 게다가 국미학교1,2년짜리 모두의 손에 디카가 하나씩 들려 있다.
프크트램을 타고 빅토리아 피크로. 올라가니 춥다. 15달러짜리 밥을 하나 사먹고 독일에서 왔다는 부자와 사진을 서로 찍어 주며 이리 저리. 내려올땐 일부러 패쓰로 걸어 오다. 1시간여 걸려 꼬불거리는 길을 내려 오는데, 큰 나무와 정글을 연상시키는 덩굴들이 이채롭다.
내려가다 한국인 6명을 만났는데, ING 신입사원 연수팀.소호거리 간다고 퀸스트리트를 끝까지 걷다. 거기서 빅토리아 공원. 오늘 많이 걷는다.
전차를 타고 종점까지 도전, 중심가를 다니며 시내 구경하니 재밌다. 거기서 시장구경하는데, 조류인플루엔자 탓인지 소고기 돼지고기집은 성시인데, 그 옆 오리집과 닭집은 파리만 날린다. 다시 완차이까지 다시 전차. 숙소 돌아와서 저녁으로 딤섬과 바이주. 900불 주고 미놀타 SFX 자동카메라 하나. 바닷가에서 야경 찍는데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대부분.
2/10화 맑음
오늘은 8~16도 아예 반팔티로 갈아 입고 숙소를 나서다. 아침은 시장통 국수. 완차이로 배를 타고 건너가서 교통량조사하는 학생에게 길을 물으니 모른단다. 빅토리아공원으로 가서 중국노인들 태극권, 부채춤 따윌 보다. 전차를 타고 문묘와 할리우드거리. 청대의 건물이 길게 늘어 섰는데, 골동품과 민예품 가게. 중완지구로 갔는데, 비탈이 심하다 보니 모든 골목이 에스컬레이트, 재밌다. 그리고 비가 많이 오니 모두 캐노피를 설치해 놓았다.
1시경 스타페리터미널에서 국수18불. 침사추이로 돌아가서 과학박물관25불. 시설이 훌륭하다. 학생드링 딘체로 들어 와서 리포트를 쓰고 메모를 하는 품이 진지하다.
역사박물관은 오늘 쉬는날이란다. 내일은 과학박물관이 공짜이고... 다시 템플 스트리트로.
중국거리 보는 거나 다름이 없어 숙소로 돌아 오는길, 예의 거리의 여자들이 모두 내게 말을 건다. 특히 인도계 여자들이 좀 더 애처로운 표정. 동남아계는 모여서 히히덕거리고 있다.
2/11 수 맑음
완차이로 가서 전시센터 가니 8시 15분, 홍콩을 상징하는 금빛 꽃을 중심으로 밴드가 연주하면서 국기를 게양하는데, 백파이프 부는 녀석은 얼굴에 땀을 콩죽같이 흘리는 꼴이 나처럼 어젯밤 과음한 듯.주위를 돌아 보다가 포대를 발견하고 가까이서 보니 작은 대포6문이 나란히 있고, 기관총도 거치를 해 놓았다. 영사관으로 여권을 찾아 가는데 길이 헷갈려 길을 가는 사람에게 물어 보니 MRT를 타고 가란다. 알고 보니 바로 옆인데도...
침사추이로 와서 체크아웃을 하는데, 주인이 없다. 방값 주지 말고 가버려? 녀석을 기다리다 밖으로 나오니 한국여자여행자 셋이서 라마다 호텔을 묻는다. 2박3일짜리 호텔팩을 왔단다.그곳까지 바래다 주고 인사도 듣다. 주인이 왔기에 마카오행 배에 대해서 물어 보니 가까운 곳에서 85원짜리 배가 있다기에 타러 가니 130원자리 제트포일밖에 없단다.
1시간을 달려 마카오 도착. 승무원이 손님 모이는대로 모아서 10달러짜리를 바꿔 준다.
마카오에 오니 갑자기 딴 세상에 온 느낌. 건물도 낡았고 사람들의 입성도 좀 초라한 느낌.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우고 온 버스는 현대산 버스.양복을 걸어 놓고 3벌에 100불이란다.점심을 찹쌀돼지고기 덮밥6달러. 가장 방값이 싸다는 신화호텔 가서 싱글을 찾으니 창문도 없는 조그만 방. 아래 위로는 옆방과 다 터져 있다. 넓은 건물을 베니어판으로 나눠서 객실로 개조한 듯하다. 밖으로 나오니 온통 포르투갈식 건물. 나름 운치는 있는데 좀 지저분하다고 느끼다.북쪽 항구까지 걸어가서 선원들 짐 부리는것 구경. 모두 열심이고 모두 수동이다. 골목과 식당안에선 모두 카드놀이 도박 삼매경. 저녁을 돼지바비큐 덮밥에 배추볶음으로 먹었는데 입에 맞다. TV송신탑을 향해 걸었는데, 엄한길로 빠져서 하마터면 국경까지 갈 뻔했다. 돌아오는 길에 산 미겔, 기린맥주 사서 방에서 마시는데 좀처럼 잠을 못이루겠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인으로 보이는 젊은 부부가 내 옆방에 들었는데, 자꾸 수상한 소리가 내 방으로 스멀 스멀 기어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