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발리 여행 20 - 9/11 브로모 화산
새벽 네 시가 되니 깨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부랴 부랴 옷을 껴 입고 지프를 타러 나섰습니다. 일출 뷰 포인트를 향해 열심히 달려 도착했는데, 우리 일행들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 가잡니다. 한 20분 죽자 사자 기어 올랐더니 저 멀리 동쪽에서 여명이 비칩니다.
이때를 위해서 삼각대 설치하고 정신 없이 셔터를 눌러댔는데..... 이윽고 해가 뜨고 카메라를 다시 보니 맙소사! 감도(ISO)를
800에 세팅해 놓았더군요...ㅠㅠ 어째 셔트 릴리즈 타임이 너무 빠르더라니.... 이넘의 조급증은 언제 고치려나.
일출광경은 장엄했으되 뷰 포인트 각도가 좋지 않았고, 사진은 버렸고.... 누굴 탓하리오?
다시 짚을 타고 브로모 화산으로 갑니다. 화산이 분출한 화산재가 평원을 만들고, 가슭의 경사진 곳은 풍화작용으로 골짜기를 만들고, 바람은 모래를 실어 와 모래 언덕을 만들고.... 근데 칼데라 올라 가는 길이 만만찮습니다. 모래밭 처럼 발이 푹푹 빠지고, 먼지도 장난이 아니네요. 말을 타길 권했지만,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백성이 가당키나 합니까?
계단 초입에 이르니 2 년전 필리핀 따알호수의 칼데라 오를때의 고생이 그려집니다. 그때 한국 관광객들이 말을 타고 오르며 측은한 눈길로 땀을 흘리는 절 쳐다보던 광경이 오버랩 되더라는....
이윽고 분화구에 도착해서 아랠 내려다 보니, 아오! 거의 70도는 됨직한 경사로 이루어진 호수는 까마득히 아래에 있고 이따금씩
많은 양의 가스를 분출합니다. 로컬들은 꽃다발을 만들어 와서 분화구에 던져 넣으면 행운이 온다고 사라고 했지만, 지금 내 형편은 그게 아니죠.... 우리 팀들은 모두 아홉인데, 베트남에서 온 츠자 둘, 네덜란드에서 온 커플, 스위스 커플, 그리고 독일 츠자 둘.
그래도 각자 호흡이 잘 맞아 참으로 유쾌했습니다...
근데요... 하산길에 먼지가 많은 평탄한 길을 피해 길 아닌 곳으로 내려 오다 발을 헛딛는 바람에 온른쪽 발목을 삐긋 했는데, 스위스 커플이 가져 온 스프레이도 하고 주물러도 줬지만, 영 걷기가 불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