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 Boracay
오늘은 부두쪽으로 가다가 다른 비치로 빠지는 길로 가 보기로했다. 스테이션3에서 동쪽으로 난 대로를 따라가다 바닷가로 들어섰는데, 맹그로브로 둘러 쌓인 만이 보인다. 멋있다! 화이트비치처럼 번잡하지 않아서 좋다. 이곳의 서너군데 다녀 본 비치는 거의 프라이빗 비치처럼 작고 아담하다. 게다가 어떤곳은 보드데크까지 만들어 놓았다.
그곳에서 그린망고도 사먹고 콘덴스밀크를(연유정도의 맛) 넣고 얼린 수제 아이스바도 사먹으면서 근ㄹ에 앉거나 누워서 쉬고 있으려니 참 좋다. 게다가 바람까지 살랑대며 부니 더더욱....
한 비치에 갔었는데, 비치에서 뛰어노는 애들부터 어른들까지 모두 검은 피부에 고수머리여서 혹시 아이타족이냐고 물으니, 단호하게 자기네들은 아이타족이 아니며, 조상 대대로 이 섬에서 살고 있단다. 그런데 나오면서 보니 정부에서 지어줬음직한 똑같은 집에서 사는 그들을 보니 소수민족이 맞긴 하구나 여기고 만다.
저녁무렵에 카메라를 메고 나서려니 한국 아가씨도 수영갈거라며 따라 나선다. 뭐 거절할 이유도 없고 비치에 자릴잡고 앉아서 아가씨 더러는 가방 봐줄테니 멱감고 오라고 하고 해가 떨어지길 기다린다.
이친구 래쉬가드를 입고 물로 들어가선 그냥 멍청히 서 있다. 한참후에 돌아오는 그녀에게 왜 수영을 않냐고 물으니 자긴 수영을 못한다나...
이상하게 낮에 그렇게 좋던 날씨가 해질 무렵부터 구름이 꼬이더니 밤엔 또 퍼붓기 시작한다.
저녁을 먹고 들어오니 술 못한다는 아가씨가 과일을 사왔으니 옥상에 가서 한 잔 하잔다. 자기는 두홉들이 맥주 한 병 사서는 한모금 마시고 내게 나머진 마시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