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 루앙 프라방에서 므앙 응오이로
새벽에 잠이 깨어 더 이상 누워있기 싫어 숙소를 나와서 탁밧 구경. 요즘은 보시를 하는 사람들이 주로 외국인들이고, 그들의 편의를 위해 앉은뱅이 의자를 주욱 놓았는데, 승려들도 무지 빨리 휙휙 지나간다. 예전처럼 조용한 맛이 없다. 관광객들은 승려들의 얼굴에 대고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리고, 특히 중국인들은 정말 염치가 없다. 사진 찍으려 탁밧행렬안에 들어가 길을 막지 않나~~
오늘은 므앙 응오이로 가기 위해 티켓예매를 하고 아침을 먹는데, 방 비엥에 비해 영 질이 떨어진다. 국수를 시켰는데 넣지 말라는 고수를 넣었다 내가 건져내고 먹으려니 얼른 자기가 건져 주는데, 이미 고수냄새는 국수국물에 다 배이고, 할 수 없이 바게트 샌드위치를 사서 반만 먹고 반은 점심으로 챙겼다.
농 키에우까지 3시간 걸려 버스를 타고 가서 보트로 갈아 타고 므앙 응오이 도착하니 세 시쯤 되었는데, 같은 보트로 들어온 일본여자가 내게 말을 건넨다. 내가 한국인이라니 미안해 하며 내일아침 나가는 배가 몇시에 있냐고 묻는다. 난 여기서 사흘 정도 묵다 갈거라서 모르겠다니, 자긴 시간이 없어서 내일 나가야 한단다. 하긴 보트를 타고 한 시간동안 유람하면서도 강가의 풍경을 구경하면 본전은 뽑겠다 마는...
마을은 도로의 길이가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200m 남짓, 길가는 온통 가게인데 시골이라 조그만 구멍가게가 다이다. 동네구경을 하는데, 한 친구가 한국인이냐며 묻길래 그렇다고 하니 자기도 한국인 친구가 하나 있는데, 저희 집으로 가서 그 친구가 쓴 편지를 읽어 보란다. 알고 보니 이 친구는 트레킹 가이드인데, 그 친구를 도와 주려고 트레킹 코스와 마을의 개요, 웬만하면 이 친구를 고용하라는 그런 내용. 한국사람들은 참 주제넘다. 이 사람들을 도와 주는건 좋지만, 꼭 이런 식으로 광고를 하게해줘야 하나? 라오스 어딜 가도 '맛있어요' '친절해요' '킹왕짱' 이딴 글귀가 한글로 적혀 있는걸 보면 괜히 짜증스럽다. 도움을 받았거나, 감동을 받았거나 맛있으면 자기 블로그나 sns상에 이러 이러했다고 권유를 하면 안될까?
그 친구에게 난 쉬러 왔고, 트레킹 같은건 안한다고 거절을 하니 혼자 다니기 어려울거라고 겁을(?) 준다. 내 대답은 "고마우이"
여기 있는 동안 이 친구를 부두에서, 동네에서 하루 몇 차례나 마주쳤다 ㅎㅎ 하긴 손바닥만한 동네니 말 다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