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9 농키아우
므앙 응오이에서 8시30분에 출발하는 보트를 타고 농 키에우로 왔다. 근데, 여기 방값이 왜이리도 비싸냐? 인 슈트 싱글룸에 120,000킵. 우리 돈으로 17,000원이다! 라오스 여행하면서 이런 비싼 방은 첨이네 ㅠㅠ 덥지 않으니 에어컨 켤 필요도 없고, 일부러 피해 왔으니 위성 TV도 쓸데 없는데, 오지로 오면 도미토리 룸이 없어서 이런게 좀 그렇다. 므앙 응오이 7,000원. 이건 약과였네...
이틀 자고 갈까 했는데, 일찌감치 포기다.ㅎ
동쪽으로 길을 따라 한참을 가서 수영장까지 갔다가 돌아 오는데, 처녀 총각 여섯이서 술을 마시고 있다.블루투스를 이용해 앰프 볼륨은 한껏 높이고 남녀가 부지런히 술을 마신다. 어럽쇼? 그런데 마시는 맥주가 칭다오. 옳다구나 다가가서 웃으니 자릴 내 준다. 얼음을 반쯤 채우고 맥주 콸콸콸. 목도 마르겠다, 단숨에 비우고 남은 얼음에 또 한 가득. 오늘 계탔다! 24캔짜리 박스 반쯤 마시고 나니 안주를 하던 닭곰탕속의 닭대가릴 떼더니 젓가락에 꽃고 십자가를 만들어 빈병에 꽂더니 룰렛게임. 닭대가리가 멈추는 사람이 벌주 마시기...오~ 근데 내앞에 멈추질 않는다, 젠장
다시 다릴 건너서 학교쪽으로 가 보니 학교가 쉰다. 내일 루앙프라방 가는 미니밴 표를 미리 사려니 당일에만 판다고 해서 돌아 오는데 저 멀리서 들려 오는 풍악소리. 소리를 따라가 보니 똑 같은 유니폼을 입은 남녀가 한편에선 술판을 벌이고, 한쪽에선 전자 오르간을 연주하면서 춤판이 벌어졌다. 첨엔 어느 회사 직원 야유회인지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 고장 선생님들. 어눌한 영어로 하는 설명을 들어 보니 오늘이 라오스의 스승의 날이란다. 아이구... 주심 받고 말굽쇼. 따라 주는대로 받아 마시고 알딸딸해지며 해가 지려길래 일어 서려니 자기네 숙소에 가서 한 잔 더하자네? 아까 얻어 마신 전주에 저녁 들어갈 배도 없었는데 오랜만에 맥주로 배를 채우고 카오 니우(찹쌀밥) 도시락 하날 얻어서 숙소로 왔다.
아이고 배불러. 오늘은 밥이고 나발이고 그만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