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03 중국여행

중국 여행10-멀고 먼 루구후

베싸메 2005. 6. 7. 17:21
 
11/26 화, 비오다 흐림
어제 너무나도 피곤해서 10시쯤 잠 드었는데, 중국인 두 녀석이 서로 번갈아가며 코를 골아대는통에 
깨고, 배낭이 걱정되서 깨고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질 않고 머리가 휑하니 비어버린 기분이다.
시창(西蒼)에 도착한 시간 8시30분. 시내버스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갔더니 버스는 벌써 출발한 후이
다. 또 하루 까먹게 생겼다.
어쩔 수 없이 인 유안(人原)까지 가는 버스를 탔다.
도상 거리는 165km인데,6시간 30분쯤 걸린단다. 엊저녁부터 제대로 먹은게 없는데 아침도 못먹고 바
삐 차를탔더니 죽을 맛이다. 차는 구름위로 올라갔다 진허(金河)를 건넜다 다시 내려갔다 올라갔다
 정신을 못차리겠다.고개 위는 안개가 얼어 붙었는데, 내려오면 습기 머금은 더운 바람에 중국 특유

의 땀 냄새에 죽을 지경이다. 소변이 마려워도 차를 세울 생각도 하지 않고...
앞에 앉은 공안 차림의 사내에게 어디서 쉬냐니까 자기도 모른단다.
하긴 차를 타면 운전사 지 맘이다.겨우 12시 30분쯤 간이휴게소 - 라야 겨우 집 한 채 덩그러니 서
 있고 국수와 먹지못할 음식 나부랑이나 파는- 에 세운다.게란 몇알과 삶은 땅콩을 사서 차에 오르
니 공안이 자기 옆에 앉으란다. 알고 보니 내가 앉았던 옆자리 여자가 멀미를 했는제 온통 게워 놓았
다.
자리 주인이 뭐라고 하니까, 이 친구 "외국인이 어떻게 저 지저분한데 앉아 가냐"고 호통이다
둘이서 담배도 서로 나눠 피우고 얘길 하며 오니까 덜 지겹다.

인유안 도착해서 조금이라도 더 올라가려 했으나, 여기서도 차는 끊어져서 하는 수 없이 여기서 하
루 묵기로 하다.
숙소를 찾던 중 아까 그 공안을 만났는데, 화장실 샤워가 딸리지도 않은걸 60원 달랜다.
기가 차서 나왔더니 공안이 어디론가 날 데리고 간다.
주인여자와 싫컷 떠들더니 50원에 하면 되겠냐고 한다. 시설이 꽤 좋고 20평은 되어 보임직한 빈관이
다.10원 깎자고 했더니, 이 친구가 150원을 자기가 깎아 놨으니 그냥 체크인 하란다.
길동무 잘 만나서 덕좀 본거지...
양말과 내의를 세탁하고 밖으로 나서니 모수오족 여인들이 거의 다 전통복장을 하고 있고, 시장도 크
게 서는것 같다.외국인은 좀체 볼 수 없는지 모두들 내게 시선집중. 좀 부담스럽네.
시장을 다니는 사람들의 행색이 하나같이 남루하고 감자튀김, 사탕수수를 많이 팔고 있는데, 마디 길
이가 길죽한걸 보면 위도가 많이 낮아진것을 알 수 있다.

 

시장에서 사진을 찍는데, 젊은 사내 하나가 영어로 말을 건넨다. 자기는 티벳인인데, 구채구에서 왔단다.야크 버터를 팔고 있었는데,선생이 타이완에서 와서 영어와 일어를 가르쳐 줬다고 한다. 둘이서 대화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스무남명 빙 둘러서서 우릴 쳐다본다. 그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니 다들 황급히 달아나 버린다. 볶음밥을 시켜 먹는데 우리 배추 백김치와 생김새, 맛이 똑 같은걸 내 준다. 덕분에 밥을 다 해치우다.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했는데 타월을 주지 않는다. 널린 내 타월을 보니 그새 다 말랐다. 햇살이 이리 따가우니 사람들 얼굴이 그렇게 탔겠지... 자기전에 맥주를 세병 시켜서 쿠키를 안주삼아 마시다. 아껴보던 책을 다 읽어치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