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중국여행(20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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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싸메 2013. 4. 5. 15:49

 

9/11 월 비

왜 이리 비가 지겹게 내리는지...아침 기온을 재 보니 12도. 옷을 있는대로 껴입고 8시반경 밖으로 나와서 시장에 가보니 싸리버섯을 팔고 있다. ·저걸 초고추장에 쿡 찍어서 막걸리 한 잔...‘ 유스호스텔 옆 객잔에서 유띠아오를 팔길래 죽과함께 먹다.

돌아와 보니 윤이 나를 찾다 돌아온다. 나를 많이 찾았던 모양. 양말등을 빨고 있으려니 윤은 그새 또 코를 드르렁거리며 자고 있다. 깨워서 점심을 먹으러 나섰는데 18원 짜리 뷔페가 있다고 해서 가보니 썰렁, 다른 식당으로 가서 브로콜리볶음, 감자전, 토마토 볶음, 지단탕으로 포식을 하다.주방 진열대를 보니 느타리버섯등과 함께 송이버섯이 하나 있다.

엄지손가락만한 것인데, 여기서도 ·송룡‘이라고 하는데 비싸단다.

그런데 그걸 지단탕에 썰어 넣어준다. 감격! 할 일도 마땅히 없어서 샹그리라 객잔에 갔더니 아줌마가 반가이 맞아준다.밥을 먹고왔다니까 여러 가지 과일을 내온다. 교오꼬에게서 편지라도 왔냐고 물으니, 그 이후론 소식이 없단다. 여러 가지 얘길 하며 놀다 오는데, 윤이 ·형님은 어디가도 그렇게 인기가 좋아요?‘하며 신기해 한다.

숙소로 오니 중년남자 하나가 있는데, 연대 교수를 하다 지금은 수원 성대 연구소에 있으면서 12월에 유엔 근무요원으로 아프리카에 간단다. 아내는 죽고 캐나다 시민권자 딸이 있단다. 사쿠라 김명애에 대해선 잘 알고 있는 듯, 둘이서 신나게 여행에 관해 얘길 나누다.

아까의 늙은 사람 하나는(강사장) 호도협 갔다가 비 때문에 길이 막혀 그냥 돌아왔단다. 윤은 사우나 갔는데 돌아오질 않고 내 배는 꼬르륵거리고, 나갈까 말까 망설이다 잠들다.


9/12 수 맑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고성을 걸으면서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다.안마집 간 윤이 좀체 오지 않더니 10시께에야 와서 어제 점심 먹은데로 가잔다. 사쿠라에 한 그릇 팔아주고 싶었는데, 모든 식당이 문을 닫아서 야식집으로 가서 오믈레을 시켰는데, 이것들이 이게 뭔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볶음밥을 시켰는데, 20원! 사쿠라의 김치, 된장찌개가 12원인데... 기분이 별루다. 그는 백주를 시키고 나는 맥주를 원해서 혼자 사쿠라에서 마시다.

두 병을 마시니 배가 불러 죽을거 같다. 윤에게 나는 내일 중띠엔으로 간다니 자기는 옥룡설산에 갔다가 모레쯤 온단다. 잘됐다. 서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지...

샹그리라 거쟌에 가서 담배와 티셔츠 두 장을 주었더니, 내일 중디엔 갈 때 먹으라고 기어이 과일들을 챙겨 준다.


9/13 목 맑음

윤은 옥룡설산으로 가고 나는 스테판 김과 인사를 나눈 후 중띠엔행 차에 오르다.

옆에 탄 아가씨 둘이서 날 보고 웃으며, `I love you' 한다. 아마 내가 외국인인데, 영어라고는 이 말밖에 모르나 보다. 내 cdp가 신기한지 자꾸 보려고 하길래 들려줬더니, 굉장히 좋아한다.옥룡설산을 오른쪽으로 하고 돌아가는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멀리 저 아래론 금사강이 보이고 바로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적어도 2km높이는 될 듯.

다시 강을 끼고 계곡지대로 들어섰는데, 언뜻 언뜻 숲사이로 쳐다 보이는 하늘은 너무나도 푸르다. 사진을 다 찌고 필름을 갈아끼려 리와인딩을 하다가 그만 캡을 열어버리고 말았다.

사진 26커트는 다 날려버렸다. 우째 이런 실수를...

골짜기를 포효하며 흐르는 계곡 물은 너무나 거세다. 이 물들이 티벳쪽의 설산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눈녹은 물이렸다. 간간이 이런 급류를 이용해서 발전을 하는 발전소도 보인다.

버스에서 리수족 여인이 전통복장을 하고 차에 탔는데, 모자가 너무나 커서 차에서 내릴때 문을 잘 빠져 나가지 못할 지경이다. 게다가 중국사람 아니랄가봐 바닥에 함부로 침을 아무렇지도 않게 찍찍 뱉어댄다.

고개를 다 오르니 거짓말처럼 넓은 평원이 나타났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과 대비되는 시리도록 맑은 하늘! 드문드문 나타나는 티벳 장족의 가옥들...한창 보리를 베는 들에는 이름모를 풀들과(거의 붉은색) 야크, 양, 말때들, 이걸 한 폭의 그림 같다고 하지.

중띠엔에 도착해서 천성빈관을 물으니 아무도 모른단다. 택시를 잡고 씨름하는 내게 누가 다가 오더니, 그게 티베탄 호텔이란다. 거리가 겨우 300m 되는데 5원주고 택시를 타다니!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고 봐야하는 불편함이 5원을 버리게 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여자 스테프에 의하면 여기 해발 고도가 3500m이상이란다.

그래서 약간의 어지러움증과 무력감을 느꼈구나...

룸차지 20원, 침대엔 전기장판이 깔려있고 호주, 프랑스 애가 하나씩 있다.

점심은 마땅한게 없어서 라면에 밥을 말아 먹는데 프랑스 녀석이 와서 루구호에서 소설가 이경자를 만났는데, 사인을 받았다며 보여준다. 이경자가 누구지? 그제서야 스테판 김이 얘기한 사쿠라 김명애가 모시고(?) 갔다는 그 여자인줄 알았다. 이자식이 사진첩을 꺼내서 보여 주는데 온통 여자. 이게 뭐냐니까 자기가 먹은(?) 여자들 사진이란다. 영광스럽게도 98,99호 여자가 한국 여자란다. 그리고 오늘 100호 여자를 꼬시러 가는데, 나보고 같이 가잔다. 미친놈! 하긴 한국여자애가 나쁜지, 이 녀석이 나쁜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고산병 증세가 조금씩 나타나는 모양. 4층까지 계단을 오르는데도 두 번은 쉬어야 할 정도.

샤워후 진통제 한 알을 먹고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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