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루트
톈진-베이징-지난-타이안-칭다오-라이시-상하이-선전-광저우-쿤밍-다리-리지앙-징홍-멍라-모한-무앙싱-루앙남타-방비엥-비엔티엔-농카이-방콕-크라비-코피피-아오낭-방콕-서울
2. 여행비용
선박,항공,차비, 기차,숙소,식사,입장료,기타잡비\2.000.000
3.동행자
L J C 초등학교 동창(리타이어먼트)
4.여행개요
중국여행 간 얘기를 나누던 중, L이란 친구가 퇴직하고 놀고 있다며 동행시켜 줄 것을 요청. 오지로 갈지도 모른다고 고생에 대한 불평 안하기로 약속하고 떠났었는데, 나 개인적으로 몇 군데나 몇 번씩 갔었으므로 결과적으로 흥미를 끌만큼 좋은 여행은 안느낀것 같음. 그러나 여행은 역시 혼자 다녀야 한다는 말을 입증시켜 준 계기가 되었음.
5.일자별 메모
2002.1.14 화 흐리고 비
심야고속으로 서울행.
1/15 수. 흐리고 안개
겨울비. 서울도착 05;30. 전철로 인천향발, 사우나서 휴식 후 배를 탔는데, 파고가 높아 출항연기.12시 출항, 괴로움. 파도 3~4m. L배멀미. 약타서 먹이다. 가져간 책 벌써 다 보고 신문 주워서 퍼즐까지 다 풀다.
1/17 목. 맑음(톈진-베이징)
08;30하선 그래도 배에서 공짜식사.탕구에서 바로 베이징으로. 20번 버스로 남역이동. 교원반점 투숙. 식사는 조선족식당에서 짬뽕,10원.전문에서 톈안먼 가니 예포정렬모습. 출입통제. 국빈방문? 나는 알지못하는 국기.왕푸징행. 거기서 한국아가씨 둘 만나다. 메이크업 코디네이터. 자유여행. 맥도널드 커피. 숙소 와서 전에 갔던 신장 양꼬치집, 반긴다.전에찍은 사진을 주다.꼬치에 맥주4병. 방에 돌아오니 네덜란드애들 투숙.
1/18 금.맑음.-베이징
아침에 톈안먼,자금성,경산공원,톈두완 관람. 전보다 입장료 인상.숙소 오는길에 인터넷 카페가서 집에 소식전하다. 밥만 식당에서 사서 방에서 깻잎, 창란젓으로 식사.
1/19 토 맑음-베이징
대구사는 학생하나(성재)체크인. 둘을 도연정 공원 보내고 좀 더 쉬다.
9시경 이화원으로 출발. 또 다른 맛의 겨울이화원. 쿤밍후가 다 얼어 있다. 북경역 가서 청뚜행 표를 사려 했으나,렌워밖에 없어서 포기. 베이징서 이틀 더 머물기로하다. 성재랑 꼬치집 가서 이과두주 큰거 하나 마시고 방에 돌아오니 더치들이 어울려 술판, 그들의 보드카 파티에 합세.
1/20 일,맑음-베이징
이외로 알코홀 데미지가 심하다. 성재,L은 만리장성행. 그런데 3시경 장성에 못가고 대신 박물관 다녀왔다고. 세탁후 산책 좀 하다 초시에 가서 커피,설탕등을 사 오던길에 우육면으로 저녁 해결.
1/21 월 맑음-베이징
L을 장성으로 보내고 난 북경역에 차표 사러. 지난행 표를 3장 사다.장당73원.
걸어서 남역까지 오다가 CD와 밀폐용기 구입. 대관원행. 홍루몽 무대라는게 온통 시멘트 범벅. 실망.문표15원. 오는길에 시장구경, 사진찍다가 L을 위해 슬리퍼1족 구입.
1/22 화 맑음-베이징~지난
퇴실 후 베이징 역으로. 좌석번호 1,2,3. 출입구라 많이 불편. 음악을 듣다 옆의 여자애가 관심 보이길래 들려 줬더니, 나를 위해 첨밀밀 가사를 적어준다. 지난에서 중파를 타고 타이안행. 지난광업연구소 숙소에 도미토리 없고(론리 오류), 트윈 150원! 학생에게 싼숙소 정보 구하다 직접 길건너 허름한 초대소, 세명 50원으로 낙착. 저녁먹으러 갔는데 주인여자 영어 가능 덕분에 어향육사,계란탕등으로 푸짐한 식사.
1/23 수 맑음 -태산
빵차5원, 입장료85원,리프트45원. 도교 성산이라고는 하나 내게는 그냥 춥고 을씨년스러운 산일 뿐. 게다가 운무때문에 시게 불량.하산은 걸어서 내려 오는데 정상까지 이어진 길의 경사도가 장난 아니다. 하산버스25원 택시 5원, 타이안역9원, 지난행호화버스20원.
지난서 청도 오는 버스(이베코)는 난방이 안되서 4시간여 고생. 오후10시 지나 칭다오 도착. 사방가대주점. 2성급. 트리플 290원 부르는걸150원으로. 맥주와 라면으로 회식.
1/24 목 맑음-칭다오~라이시
기상후 칭다오역에서 조선족 아가씨에게 부탁해서 상하이행 기차표 구입(28일) 승재는25일 가기로. 라이시 전화하니 재승과 래억 한국행, 내일 온다고 한다. 친구가 있길래 오늘 간다하고 라이시로 출발. 발이시릴정도로 버스안은 냉골. 졸며 가고 있는데, 조수가 우릴 깨운다. 재승 친구가 우릴 중간에 내리게 해서 픽업을 한다. 시내에 도착후 '초가집' 가서 오랜만에 한식으로 포식. 농장에 도착해서도 또 한 잔. 알고보니 서울친구도 아는 사람.
농장장도 맘씨 고운듯.고향이 동북의 통화란다...
1/25 금 맑음-라이시
아침식사가 맛깔스럽다. 식사 후 동네 구경. 전형적인 농촌 풍경. 이채로운건 옛날 협동농장이라 그런지 여러세대가 줄지어 있다. '남촌'이란 곳에 장이 서서 사진찍고 구경. 외국인을 잘 못 보는듯 관심. 두세군데 촌락을 더 거치고 있는데, 신고 받았다며 어떤 허름한 사내가 오토바이로 쫓아와서 신분증을 보잔다. 알고보니 여기는 시골이라 몇일 유하면 신고를 해야 된다나... 외국인이라니까 그러면 더더욱 철저히 해야한단다. 나중에 농장으로 오면 여권 보여주겠다고 했더니 툴툴거리며 돌아간다.
3시 반쯤 재승과 래억 도착. 이국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다. 미나리와 한국 채소를 곁들여 마당에 묻었던 포도주로 회포를 풀다. 그런데 농장인부들이 미나리를 '한궈샹차이'라고 하는게 이채롭다.
1/26 토 맑음.-라이시
제2농장으로 가서 식사하는데, 큰 솥안에 자라 한 마리가 엎어져 있다. 우릴 위해 밤새 고아 놓았다고 하는데, 비위가 약해 먹지 못한다니까 오히려 그들이 더 미안해 한다.
두 친구는 시내 회의하러 가고, 시내에 따라 나선 우리는 시내구경. 인터넷,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에 웨이하이에 있다는 그들의 동창을 보러 가기로 하다. 마침 우ㅖ이하이에서 온 거래처 차가 있어 이걸 타고 출발했는데, 가다가 길을 잘 못 들어 3시간 반만에 겨우 도착. 알고보니 웨이하이 친구는 내 한해 중학교 선배다. 늦은 저녁으로 한국식당에 가서 소주반주로 식사후 가라오케에 가서 맥주와 양주로 뿌릴 뽑다. 여자들도 모두 어린애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돌아오는길에 택시를 탔는데, 이 녀석도 길을 몰라 한참 헤매는 바람에 4시경에야 겨우 농장에 도착하다.
1/27 일 맑음-라이시
11시쯤 일어나 황가장으로 산책을 가다. 맹가,정가장을 둘러 보는데, 바람이 보통 부는게 아니다. 후드를 했는데도 뺨이 얼얼. 친구들은 시정부 관리들에게 한국서 가져 온 선물을 돌리기 바쁘고, 우린 또 시장통 구경으로 시간을 보내다. 바쁘게 사는 친구들에게 폐를 끼치는것 같아 미안하다.농장장 부인에게 부탁해서 선전의 빙빙에게 전화. 반기며 이번엔 반드시 선전을 다녀 가란다. 시간이 되면 가겠다고 약속.
1/28 월 맑음.-라이시~칭다오~상하이
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버스로 칭다오 시내로 오다. 5번 버스로 역에 와도 시간이 너무 남아 초시에서 기찻간에서 먹을거리를 사다. 네시쯤 기차를 타고 보니 자리가 많이 남아서 3인석을 하나씩 차지하고 편히 지내다.
1/29 화 맑음-상하이
10시 상하이 도착. 칭다오에 비하면 남방이라 그런지 좀 덜춥다. 포강반점 도미토리에 드니 스카치,잽,한국인 이렇게 셋이 먼저 투숙. 서로 인사를하다보니 일본인은 은퇴, 스카치는 선생. 좀 더 있다 체크인한 일본인은 푸저우에서 일어강사를 한다는 사람.
점심은 계란탕에 몇 가지 반찬 곁들였는데, 비싼 물가 실감. 와이탄갔다가 인민광장까지 흥미를 잃고 그들끼리 유람선 타고 오라고 하며 나는 방으로. 그런데 스카치가 자꾸 말을 건다. 귀찮아서 구시가쪽으로 산책 나갔다 돌아오니 아무도 없다. 밥을 먹으러 갔더니 모두 거기 있다. 나의 제의로 각자 술을 사가지고 방안에서 국제교류회를 열다.
1/30 수 맑음.-상하이
다들 상하이 박물관 보내고 혼자서 부두로 해서 CITS, 역으로 걷다. 선전행 표를 예매,400원. 와이탄에서 버스를 내려 예원상장에 들러 공연 관람. 초시에서 술과 신라면을 사서 돌아오니 머리 긴 홍콩청년 하나. 티벳 갔다가 왔는데 다시 신장쪽으로 간단다.
하나 둘 돌아 와서 같이 밥먹으러 가자기에 나가는데, 유스호스텔에 묵고 있는 승재가 내 메모를 보고 찾아 왔다. 또다시 5국 정상급 거지동맹회의가 열렸다. 맥주를 곁들여서...
1/31 목. 맑음-상하이
10시경 기상, 미적대다 12시 퇴실. 역에 짐을 맡기고 남포대교로 버스를 타고 가다.
사진 좀 찍고 중산공원에 가서 빅맥으로 식사, 입장하려는데, 6시에 문을 닫는단다. 먼길을 달려 왔는데 허망...113번 타고 다시 역으로. 백화점, 초시를 돌다가 9시20분 기차탑승. 우리칸엔 몇 명 없어서 좀 편해지나 했더니 웬걸? 차장놈들이 우리침대쪽으로 와서 밤새 높은 톤으로 떠들어서 잠자기 글렀다.
2/1 금. 맑다가 흐림-상하이~선전행 열차
8시쯤 일어나 밖을 보니 아직도 강소성이다.컵라면으로 식사후 하릴없이 바깥 구경.열차시간표를 꺼내서 선전 도착시간을 확인하는데, 아무리 봐도 못찾겠다. 옆침대의 젊은 여성에게 가서 물어보니, 'L' 로 시작되는 열차는 임시 열차란다. 'linche' 즉 臨車의 약자표기.
빙빙이 도착시간을 알 수 있을까 하다가 여성에게 전화를 부탁하니 기꺼이 들어준다. 새벽네시 도착. 괜히 빙빙에게 미안한 맘이 든다. 음악 듣다가, 책 보다가, 어제 못잔 잠도 보충하면서 시간을 때우다.
2/2 토 비오다 맑음-선전
4시15분 선전 도착해서 인파를 헤치고 두리번거리니 빙빙이 저쪽에서 활짝 웃으며 날 보고 손을 흔들고 있다. 8개월만에 다시 만나는 그녀가 너무 반가워서 서로 부둥켜 안다.
밖은 비가 세차게 오는데, 녀석은 외투를 꺼내 입고 있다. 많이 추운 날씨. 택시편으로 우선 빙빙의 집으로 갔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20평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 우선 샤워를 하고 그녀가 주는 커피와 쿠키를 먹으며 그동안 밀린 얘기를 하는데, 짧은 중국어로 표현의 한계를 느끼다. 그녀가 날 위해 마춰왔다는 중국식 옷을 보고 많이 당황. 내 사진을 보여주고 마췄다는데, 소매가 한 뼘이나 길다. 그래도 난 고마워서 감동ㅎ하다. 다시 줄인다는걸 한국서도 할 수 있다고 사양. 솜을 놓은 비단옷 한 벌. 이걸 입을 기회나 있으려나...
9시쯤 유스호스텔로 가니 빙빙이 쾌적한 트윈에 묵으라고 한다. 비싼데 묵을 필요가 없기에 도미토리로. 55원. 한방에 중국인 셋이 있는데, 한국인 사장이 해피밸리의 포그램을 만드는데 도와주러 왔단다. 빙빙 출근하고 잠을 자려다 오질않아 밀린 빨래.
6시반쯤 빙빙 퇴근 같이 저녁먹으러 가다. 훠궈에 맥주 곁들이는데, 비싸다. 180원.
싫다는 빙빙을 택시로 바래다 주고 오다. 택시비 45원
2/3 비오다 갬-선전
오전 8시경 리셉션에서 민족 풍정원 티케팅. 시내버스로 가는데, 싫컷 달리다 턴해서 숙소에서 한 정거장 덜어진 곳에 내려준다. 3.5원 날렸다. 들어가자마자 오프닝 퍼레이드에 민족촌 별로 공연이 벌어진다. 90원들여 하루 잘 보낸다 싶었는데, 조선족 식당에 들어가서 냉면 먹고 물 달라니 보리차 한 잔에 3원이란다. 기가 차서 고함을 지르고 밖에서 물을 사마시다. 물값도 5원. 거의 홍콩 수준. 약속시간 맞춰서 숙소로 바삐 가는길에 L이 자기도 같이 식사하러 가고 싶단다. 아침엔 싫다고 했는데, 또 무슨 변덕인가? 혼자 잔머리를 많이 굴린 모양. 오늘쯤은 자기도 식사비를 써야 하리라 생각한 모양. 나는 딱 잘라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하다. 빙빙이 픽업하러 와서 식당에 갔는데 규모가 매우 큰 중국식 뷔페. 전혀 술을 못하는 빙빙이 맥주를 거진 한 병이나 비웠다. 내일 이별이 있어서일까...
빙빙 집에 가서 얘기하고 놀다가 돌아오려는데, 그녀가 내게 CD몇장, 책 몇권을 들려준다.
내가 관심을 보였던 당.송시가집과 약간의 선물...
2/4 월 맑음-선전~광저우
버스를 타고 역으로 향하는데, 속도가 거의 고속버스수준. 매표청 앞에서 빙빙을 기다렸으나 30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다. 알고 보니 그녀는 2층에서, 우린 1층에서 기다린 거다. 구이린 행은 사지 못하고 결국 쿤밍 행으로 사다. 아쉬운 작별시간, 그녀를 안아주고 차에 오르다. 광저우, 광둥 성 성도답게 인파가 뒤끓는다. 춘지에를 앞둔 모습은 아수라장 그 자체다. 여유 빈관, 도미토리가 없어 트윈으로 얻다.187원. 비싸다. 월수공원, 중산 기념당을 갔다가 돌아오면서 시장구경. 상가의 규모도 상상 불허. 이런 걸 두고 메머드라 표현하겠지...
2/5 맑음 화-광저우
비가 밤새 퍼붓다 퇴방 즈음에는 긋다. 기차를 타러 나가는데, 아비규환 속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 인파에 떠밀려 이리 저리 헤메다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차에 오르다.
점심을 사발면 으로 먹는 L에게 후루룩 쩝쩝 소릴 내지 말라고 주의를 줬더니 못마땅한 모양. 관두자... 운행시간 30시간, 난닝을 거쳐서 간다고 한다. 보쾌 이다 보니 역마다 서는데, 지겹기 그지없다. 내 아랫 침대 아가씨가 음악 좀 듣자 길래 CDP를 건네주니 반색을 한다. 장 학우 열렬 팬이며, 자기는 초등교 교사란다. 따리에 있는데, 그리 갈 거라니까 전화번호를 적어 주며 꼭 놀러 오란다. 상포에 수상쩍은 중국애가 새벽3시쯤 내리는데, 짐 때문에 불안해서 그때까지 잠못 이루다.
2/6 수 맑음-스린
어제 밤 지도를 보니 기차가 스린을 거쳐 가기에 도중에 내리기로 하다. 거기서 해연을 만날 수 있으려나? 그럴 줄 알았으면 미리 편지 답장이라도 하고 올걸. 역에 내려 빵차로 스린에 도착 같이 일하는 가이드를 찾아 그녀를 찾으니, 해연은 현재 쿤밍에서 근무중이란다.
그녀가 자기 전화로 해연에게 전화해서 통화를 하니 쿤밍서 만나잔다. 그녀를 L의 가이드로 붙이고 나는 이족마을로 들어가 사진을 찍다. 많은 민예품 공장들, 이곳에서 스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파는 상품을 만드나 보다. 의외로 그들의 주거 환경이 열악함을 느끼다.
5시에 나오기로 한 L이 6시가 다 되어서야 나타났다. 원래 지우샹 동굴로 가려했는데, 이미 틀렸다. 바로 쿤밍으로 가기로 하고 버스에 오르다. 쿤후판디엔, 20원. 캐나다인 하나가 묵고 있는데, 자기는 리지앙을 거쳐서 왔단다.
2/7 목 맑음
비자연장을 위해서 택시로 공안국 외사과에 갔더니, 영어도 잘 하고 매우 친절하다. 모레 찾으러 오라는 걸 오늘 다리로 떠나야한다며 억지를 쓰자 마지못해 바로 해 준다.
해연과 통화해서 호텔서 만나기로하고 도착하니 벌써 와 있다. 거의 변하지 않은 얼굴인데, 조금 살이 붙은거 같다. 같이 식사를 하러 가자며 기어이 은행에서 돈을 찾아서 앞장을 선다. 진비루로 가서 유명한 집에서 과교미선과 샤오바이구어를 먹다. 라오스 영사관에 비자신청을 하러 갔는데, L이 사진을 호텔에 두고 왔단다. 사정사정해서 겨우 맡기고 웬통스 갔다가 해연을 보내고 숙소로 오다. 인터넷 카페 가서 정선생,영선메일 확인 후 답장.
저녁은 볶음밥과 양로촬, 고량주.
2/8금 맑음-쿤밍
9시 반쯤 해연이 와서 라오스 영사관에 그의 사진 갖다 주고 시산 공원으로 가다. 출근안해도 돼냐고 물어보니, 이틀 휴가 냈단다. 거기서 한국서 온 여학생 하나를 만나 내일 L과 지우샹동굴 가기를 권하니 선뜻 들어준다. 대구애인데, 중국어가 유창. 해연을 보더니 나더러 애인이냔다. 숙소 오기 전에 식사를 하고 해연더러 이제 집에 가서 쉬라고 하니 괜찮다며 기어이 호텔까지 같이 오다. L 을 시내 구경 보내고 단둘이 있기 어색해서 길건너 상가를 같이 돌아 다니다 집으로 보내고 돌아오다.
2/9 토 맑음-쿤밍
L을 지우샹 동굴로 보내고 8시 반쯤 해연이 찾아오다. 나는 공죽사로 가길 원했는데, 해연은 금전으로 가자고 한다. 결국 금전으로. 울창한 숲과 도교 성전들. 재밌는 조각. 조용하고 참으로 좋다. 해연이 민속의상을 빌려 입고 사진을 여러 장 찍는다. 덕분에 필름 바닥. 36컷짜리 35원 달라는 걸 25원에 깎다. 아침, 점심을 해연이 다 사고, 입장료까지 그녀가 다 냈다. 여유국 직원이라고 입장료는 안냈어도 피해를 주기가 싫은데...
백화점에 가서 해연을 위해 운동화를 하나 사 주니 기뻐한다. 그동안 우릴 위해 썼던 돈이 400원쯤 될거 같아 돈을 줬더니 손사래를 친다. 내가 화를 내며 네 월급이 얼마냐고 억지로 돈을 쥐여 주다. 호텔앞에서 가기 싫어하는 해연을 떠밀다시피 보내고 L이 왔길래 진비루로 함께 가서 양꼬치를 곁들여 술을 마시다. 그 친구도 오늘 지우샹행이 만족스러웠던 듯. 종업원여자애들이 우리에게 호기심을 가지면서 같이 사진을 찍잔다. 하나만 회족이고 나머지 셋은 한족이라는데, 회족 전통복장을 하고 있으니 뭐가 뭔지 모르겠다.
2/10 일-맑음-쿤밍
새벽4시쯤 L의 코고는 소리에 기어이 잠을 깨다. 자리에서 뒤척이다 9시쯤 일어나서 해연을 기다리는데, 애가 오질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둘이서 역으로 차표를 사러 갔는데, 대리행은 없단다. 안되면 버스라도 타러 가기로 하고 시장 구경이나 하다가 숙소에 오니 해연이 로비에서 3시간을 기다렸단다. 해연이 미리 설술을 한잔 하러 가잔다. 해연, 얘들이 나와의 아쉬운 이별을 술을 나누며 잊으려는지... 차표 못 샀다니까 그럴 리가 없다며 역으로 가잔다. 중국어로 자기 신분증을 보이며 뭐라고 하자, 군말 없이 표를 내준다. 신기하네... 해연과의 아쉬운 이별. 나땜에 출근도 못하고 애많이 썼는데, 나는 해준게 없다.
2/11 월 맑음-쿤밍
오전에 라오스영사관에 갔는데, 오후에 다시 오란다. 이런... 둘이서 어디가서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금전이 좋을것 같아 박물원까지 갔는데, 영수증을 다시 살피니 17;00이 아니고15;00이다. 그는 거기 구경을 하라하고 난 급히 차화빈관으로 갔더니, 오늘 업무시간내로만 오면 된단다. 맥이 다 빠진다. 숙소에서 둘이 다시 만나 진비루 근처를 배회하다가 보니 새로운 백화점이랑 할인점도 많이 생겼다. 칭진스를 보고 나오니 시스타와 둥시타사이에 4차선 길이 뻥 뚫려 있다. 동풍광장 갔다가 그저께 만난 신장 꼬치집 애들을 만나다.
식사하러 간 식당에서 손님들에게 강정,엿,땅콩등을 대접한다. 역시 설명절이 다르구나...
10시37분 다리행 열차에 오르니 하르빈서 왔다는 러시아여자가 혼혈아를 데리고 우리칸으로 온다. 여자가 영어도 잘하고 꽤 미인이다.
2/12 화 맑음-다리
오늘이 설이다. 다리시내로 들어서니 온통 터트리는 폭죽소리다. 정신이 없을 정도. 시간이 일러 버스가 아직 없기에 기다리는데, 택시를 타란다. 얼마냐고 물으니 50원! 탈 이유가 없다. 한 시간여를 기다려 버스를 타고 No.3에 도착해 보니 문사장과 박상ㅇ서씨가 반갑게 맞는다. 씻을새도 없이 문사장이 준비한 차례상에다 우리가 사간 술을 붓고 동쪽을 향해 절을 올리다. 낯선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물어보니 탈북자들이란다. 음복술이 과했는지, 잠이 오길래 한 숨 자다. 문사장은 여행자들을 위해서 떡국도 끓여 놓고 동,서양인들을 불문하고 대접하기에 바쁘다. 저녁에 한국학생들과 광장에 나가서 불꽃놀이. 또 술. 황모가 와 있다. 여행자 사이에선 많이 알려진 인물. 탈북자들은 여기서 한국행을 준비 하는 듯. 미얀마까지 건너갔다가 잡혀서 다시 강제출국 당했다고 한다.
2/13 수 맑음-다리
11시쯤 잠을 깨니 L은 창산 호스트래킹 가고 없다.세탁을 하고 침낭도 일광욕. 그냥 마당에서 북한애들 얘기나 들으며 푹 쉬다.
2/14 목-맑음-다리
9시경 리지앙행 버스를 타러 갔는데, 표가 없어서 11시에 겨우 출발. 뒷자리 서양녀석들이 얼마나 떠드는지, 리시버로 귀를 막고 흘기니 그제야 좀 잠잠. 사쿠라에 들러 방을 얻는데 트윈이 90원이다. 일단 얻어 놓고 샹그리라 커잔에 갔더니, 식구들이 매우 반긴다. L이 어리 둥절. 내가 리지앙에 올때마다 여기 묵는다니까 그제서야 고개 끄덕끄덕. 아줌마가 밥상을 봐 오고 아저씨는 한 잔 같이 하잔다. 마침 방이 두 개 비어 있다길래 내일 옮기기로 하고 스팡지에서 시간 보내다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광둥서 온 한 무리의 여행객과 만나다.
여기서 화제가 한국인이 개고기 먹는다는 얘기. 지겨워서 나와 버리다.
2/15 금 맑음-리지앙
L이 옥룡설산 투어 갔다가 표가 없다고 돌아 왔다. 관광객이 많긴 많은가 보다.
식사 후 흑룡담으로 가서 그는 정문으로, 나는 후문으로. 동파문화원 설명에 그는 흥미가 없는듯. 나와서 운삼평 가기로 하고 타고 가는데, 공원 입구부터 입장료를 징수한다. 그냥 내려버리고는 바이샤춘으로 가다. 거기서 민속공연도 보고 절에도 갔다가 닥터 후(胡) 네에 가서 L에게 약 지을것을 권유. 장난으로 그랬는데, 약을 짓고 거금100원을 준다. 바보...
숙소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려는데, 한 여자가 나오질 않는다. 20분쯤 기다리다 나오는걸 보니 거기서 아예 빨래까지 했다. 이미 온수는 바닥. 포기하는 수 밖에... 이 여자는 신장여인인데,북경에 직장이 있다며, 숄등을 싸게 샀다고 자랑이다. 홍콩애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2/16 토 맑음-리지앙
L은 옥룡 설산 행. 난 뒤늦게 일어나서 엊저녁 그여자들이랑 침대시트와 숄을 사러 가다. 짐이 너무 많아 우체국으로 가서 빙빙에게서 받은 옷과 파커등을 부치는데, 요금이 장난이 아니다. 고성 근처에서 양씨 아들을 만나 그가 한다는 카페에 가보니 홍콩,일본애들이 죽치고 있다. 거기서 음악도 듣고 맥주도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 내일 샤관으로 나가기로하고 잠들다.
2/16 토 맑음-리지앙~샤관
새벽6시 기상. 바로 나가서 터미널에서 아침. 주인아줌마가 많이 아쉬워한다.
샤관도착 10;30. 사람들이 많아서 정신이 없다. 바오샨행 표를 사고 어슬렁대다 시간이 되어서 탑승. L이 란찬강을 내려다 보며 신기해 하는 눈치. 6시간만에 도착해서 란화빈관에 체크인. 샤워후에 시내 구경. 식사. 푸짐하게 먹기로 하고 야채,고기요리를 곁들여 싫컷 먹다. 숙소에서 세탁. 카메라가 계속 에러가 생겨 걱정이다.
2/8 월 맑음.-텅충
일찍 일어나 텅충 행 버스를 타러 가다. 그곳은 나도 처음가는 곳이라 맘이 설렌다. 온천에 가서 몸이나 푹 담궈야지...란찬강을 지나고 노강도 지난다는데, 별 감흥은 없다. 다만 열대 식물에 고운 백사장. 뱅뱅 돌아가며 올라갔다 내려 갔다 하는길.1시쯤 도착을 하고 숙소를 잡았는데, 루일리, 완딩에는 가지 말고 샤관으로 돌아가잔다. 여태 나는 몇 번씩이나 돌아 본 코스를 자기 때문에 거쳤는데, 이젠 지맘대로다.그러면 여기까지 뭐하러 왔는가?
화산 투어도 포기하기로 하고 나니 마음이 착잡하다.
2/9 화. 맑음-텅충
밤에 침대차를 타기로 하고 허슌샹에 가다. 우리나라의 민속촌이나 낙안읍성쯤 되나? 유채가 만발하고 사람들이 참 친절하다. 도서관, 박물관을 보고동네를 돌아다니니, 서로 자기집에 가잔다. 차대접 받고 이런 저런 애기도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공원에 갔었는데, 평지에서 골짜기를 이루며 떨어지는 높이 50m는 됨직한 폭포가 있다. 놀러 온 고등학생쯤 되어보이는 남녀10여명이 우리에게 관심이 많다. 한국인이라니 서로 자기와 같이 사진을 찍잔다.
시내로 나와서 ‘영웅묘원’이란 곳에 10원이나 주고 들어갔는데. 그냥 공동묘지 같다. 사당 하나 덩그마니 있고, 국민군과의 내전에서 죽은 인민해방군의 묘등이 경사면에 조성되어 있고, 그게 전부다.저녁 식사 후 침대차를 타고 다리로 향하다.
2/10 수.맑음-텅충~샤관
샤관에 오니 간밤에 비가 왔는지 길이 온통 젖어 있다. 짐을 맡기고 얼하이 공원에 갔는데,몸이 으슬으슬 떨려온다.L더러 한 바퀴 돌아보라하고 혼자 관해정으로 올라가다. 내려다 보니 그 추운 물에서 수영하고 에어로빅 하고, 난리가 아니다. 중국사람들은 남들이 보는 앞에서 유난을 떨기를 좋아 하는듯. 약속한 시간 이 많이 지났는데도 이 친구가 나타나질 않아 걱정. 1시간이나 지나서 왔는데, 왜이리 늦었냐니까 그냥 물가에 앉았다가 동물원 갔다 온단다. 할 말이 없다. 공원을 나와서 그는 시내구경을 하기로 하고 나는 호텔 사우나에 가다. 불결한 곳에서 나혼자 하는데, 나와보니 1시간 넘었다고 50원을 더 달란다. 한 시간 커녕 안마받고 나와도 40분이 지나지 않았다. 싫컷 욕을 해대고 50원을 던져주고 나오다.
7시반 징홍행 침대버스를 탔는데, 맨 뒷자리에 세 명만 탔다.
2/11 목 맑음-샤관~징홍
밤새 밤을 도와 징홍을 향하는데, 달은 밝고 차는 한없이 흔들린다. 온통 공사판. 아슬아슬한 낭떠러지에서 차 두 대가 겨우 비켜가는데 간담이 서늘하다.
아침8시경 휴게소 정차. 양치,세수하고 식사하는데 1시간여 휴식. 그런데 출발하고 5분도 안돼서 타이어를 교체하기 위해 또 정차. 또 1시간 소요. 결국 징홍에 2시간 연착. 삐끼를 따라 10원짜리 방을 보러 갔는데, 너무 지저분해서 20원짜리 보통방에 들다. 청결은 물건너 간것. 모기는 웽웽거리고 밖이 차라리 시원하다. 나와서 시내를 돌다가 밥먹고 맥주를 7병이나 마시고 술의힘을 빌어서 자다.
2/22금 맑음-징홍
아침에 일어나니 허리가 많이 아프다. 그도 그럴것이 내리 이틀을 침대버슬 탔으니...
L은 환전하러 가고 나혼자 오전을 보내다. 여기서도 야상곡도 못가보고 바로 라오스로 넘어가잔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왜 여행을 하는지도... 거의 한 달을 그를 위해서 억지춘향으로 다녔는데, 이제 와서 제멋대로다. 오후에 그가 왔는데, 옥팔찌를 열 개씩이나 사왔다. 한국 돌아가서 판대나, 어쩐대나...열대화수원에서 두어시간 돌다가 시장가서 샌들을 사다. 이제 더위에 대비해야할 시간. 혼자 식사하러 갔다가 쉬샹반나대교 까지 걷다.
다리아래 유흥장 밀집. 노래방, 무도장, 당구, 탁구장, 롤러장...혼자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양꼬치에 맥주 한 잔. 공작호공원에서 낚시보다 돌아와서 잠자리에 들다.
2/23 토 맑음-징홍~멍라~모한
8시40분 멍라행 차에 오르다. 작년과는 다른 길로 간다. 시간이 조금 단축되는 듯. 5시간 소요. 자전거 트라이쇼를 1원에 흥정하고 터미널 도착하니, 짐이 많다고 1원을 더 달랜다. 그래, 줄게. 까짓 1원 더 받으면 네가 하루종일 행복하겠지. 모한 1시간만에 도착. 14원. 15원짜리 트윈. 방이 너무 지저분. 침대도 합판 바닥에 요를 얹은 수준. 동네를 돌아 다니다 점심을 먹고 샤워. 책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저녁어스럼에 동네 나가서 옥수수 까는 일을 돕고 놀다 들어오다.
2/24 일 맑음-모한
산악지대라서 아침에는 제법 서늘. 햋볕은 많이 따갑다. 9시에 맞춰서 국경으로 갔더니, 오늘 라오스 국경일이라서 15시에 문을 연단다. 힘이 빠진다. 다시 시내로 와서 2시까지 낮잠을 내리 자다가 내일 들어가기로 하고 아래층에 안마 받으러 가니 주인여자가 혼자 있다. 종업원들은 어딜 갔냐니까 춘절이라 고향 갔단다.30세, 이족. 제법 많이 시원하다. 예쁘다고 하자 더욱 성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누구의 바램이 먼저였을까? 그녀 이름은 愛華라는데, 보조개가 예쁘다. 오늘 저녁에 자기가 밥해준다고 내려오란다. 학교로 가보니 애들이 놀고 있고 선생이 자기 숙소에서 차를 내온다. 240명의 미니학교. 선생들이 모두 거의 소사 수준이다. 저녁에 애화네로 가니 야채, 돼지고기, 두부 볶음 등을 요리하는데 솜씨가 좋다.
두부볶음에 향채만 안들어 갔으면 완벽한 식사였는데... 그새 종업원도 하나 돌아와서 가라오케로 가기로 하다. VCD를 한 장 한 장 넣어서 노래하는 시스템. 그래도 맥주를 곁들여 싫컷 놀다 숙소로 돌아오다. 잠자려는데, 애화가 아까 꼬치 값이 계산되지 않았다며 방에 왔다. L은 자고 있고, 그녀는 다시 자기 방으로 갈 것을 요구한다.
2/25 월 맑음-보텐~루앙남타
8시쯤 일어나서 애화네에 가서 아침을 얻어먹고 국경으로. 입국수속을 밟고 라오스로 넘어가니 루앙남타행 버스가 11시에나 있단다. 영국인 하나와 이스라엘 여자애. 이마에 종이를 붙여서 문제를 알아맞히는 게임을 하면서 무료함을 달래다. 전에 묵었던 중국인 숙소에 가니 트윈이 4만낍이다. 공용 화장실방을 2만5천낍에 얻고 라오스식 볶음밥으로 점심.학교와 절 등을 돌아보고 오믈렛을 먹다. 맥주 값이 무려 7천낍. 중국의 세배 수준.
2/26 화 맑음-무앙싱
9시쯤 무앙싱 으로 출발 독일인 아홉, 어젯밤에 같은 숙소에 묵었던 뚱뚱한 여자애랑 동승. 얘는 관심 밖이라 국적도 몰랐는데, 캐나다애란다. 비좁은 트럭 버스에 11명이 끼어 가니 영 죽을 맛이다. 57km를 두 시간만에 왔으니 그나마 다행. 무앙싱 게스트 하우스.2만낍.
주인여자가 영어를 약간 한다. 일본애들이 써 놓은 게스트 북을 보다가 혼자 아카쪽 마을로 가 보기로 하다. 분명 게스트북에는 5km라고 해놨는데, 6km를 걸어서 작은 마을에서 만난 자전거 탄 서양 애들에게 물으니 아직 5km정도 남았단다. 햇살은 따갑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이게 아니다 싶어서 버스 편으로 돌아오다. 조금 내려 오니 마을에서 뭔가 부산하가. 온 마을 사람들이 분주하게 음식준비를 하는걸 보고 뭐하냐니까 승려들을 위한 잔치 준비 중이란다. 돼지 잡는 남자들에게 가서 사진을 찍으니, 라오라오를 한 잔 권한다. 음식을 좀 대접 받고 숙소로. 샤워 후 한잠 늘어지게 자고 찹쌀밥을 사다가 상추와 배추에다 쌈을 싸먹다. 주인여자가 친절하게 간장, 마늘 파로 양념장을 만들어 주었다. 밤에 달이 떴는데 보름달이다. 숙소 옆의 절에 가니 일본인 여럿이서 승려들이 치는 북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그걸 보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툭 친다. 어? 작년에 리지앙, 쿤밍에서 같은 숙소에 묵었는 교토애 아오이다.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박박머리의 여자와 뮤지션이란 콧수염.,태국여자와 결혼한 장모를 모시고 온 중년, 아오이. 보름 귀밝이술 핑계로 늦게까지 이들과 술을 마시다.
2/27 수 맑음-무앙싱
간단한 요기 후 오이 몇 개, 바게트를 사서 고산족 마을로 갈 준비를 하다. 자전거 랜트5천낍. 10km쯤 가다가 길가 오두막집에서 길을 물었더니 다시 내려가야 된단다. 대낮부터 컴컴한 방에서 남녀가 아편을 피며 우리더러 같이 하잔다. 놀라서 고산족 마을로 발길을 재촉. 옆길로 들어선 아카족 마을. 동네 입구부터 장승 비슷한 게 세워져 있고 한 눈에 봐도 가난한 동네임을 알겠다. 마을 이리 저리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데, 어떤 소녀 하나가 영어로 우릴 부른다. 자기집 구경을 시켜 주겠다기에 따라갔더니, 고상 가옥 안에 아버지란 작자가 피골이 상접한 채 어두운 방구석에 비스듬히 누워 있다. 좀 있다가 그녀의 엄마가 들에서 일을 하고 오는지 돌아왔는데, 우릴 보고도 그냥 무관심이다. 애가 우리더러 자기동생 약값과 자기 학교 갈 돈을 좀 달라고 한다. L은 손톱깎이, 나는 한국 돈 천원과 6천낍, 그리고 준비해간 빵, 바나나, 오이 등을 주고 오는데 웬지 께름칙. 캄보디아의 어린애들이 영어를 잘 하는 것처럼 여기 애들도 먹고 살기 위해서 영어를 배웠구나... 건너편의 야오족 마을에 가니 한결 풍요로워 보인다. 사람들이 활기차고 가게도 있다. 거기서 국수 한 그릇씩.
동네어귀에서 만난 예쁜 처녀 둘에게 같이 사진 찍길 청하니 기꺼이 응해준다. 숙소 돌아와서 다시 일본팀을 만나서 다시 맥주파티.
2/28 목 맑음-무앙싱~우돔사이
9시경 우돔사이로 출발. 쥬이시와 더치 일색. 너무 쾌활하니 오히려 귀찮다. 우돔사이 도착해서 지붕에서 배낭을 내려 보니 먼지가 1mm는 앉은 것 같다. 중국인 GH에 여장을 풀었는데, 무앙싱의 숙소는 그래도 나은 편. 저녁식사 하러 가보니 볶음밥 8천낍. 해마다 라오스가 왜 이러지? 밥 먹고 쏘다니다 한국 학생 같은 일행이 야외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하나는 ‘이‘라는 고대여학생, 하나는 ’미까꼬‘ 라는 와세다대 여학생. 둘이 라오스에서 마나나서 여행을 같이 한다고 하면서 우리더러 합석을 하잔다. 사양할 일도 아니고 맥주를 마시다 미까꼬가 방에서 가져온 스카치까지 마시고 거의 인사불성. 얘깃거리가 뭔지 나중엔 헷갈릴 정도. 미까(미까꼬 애칭)는 2002년 한국에 나를 보러 오고, 그녀의 여동생,엄마, 할머니도 경주로 왔었다.
3/1 금 맑음-루앙쁘라방
9시쯤 픽업트럭으로 출발. 엊저녁 마신 술이 사람을 처지게 만든다. 사람은 얼마나 많이 탔는지 옴쭉달싹할 수가 없다. 점점 더워지면서 바람까지 정신이 없다. 터미널 도착해서 전에 사나에와 같이 묵었던 집을 툭툭타고 찾아 갔으나 방이 없단다. 학교 옆으로 가서 5천낍짜리 방을 얻고 그냥 길게 뻗어버리다. 세탁을 좀 하고 시장에 가서 국수를 먹는데, 이것도 5천낍. 일 년에 물가가 두 배로 뛰는 듯. 강변을 산책하고 숙소에 돌아오니 L군이 혼자 대나무 밥을 반찬도 없이 먹고 있다가 후다닥 감춘다. 학교에 가서 애들 국기 하강식 구경. 사회주의 국가는 어디 가나 이 모양인지, 유신시대의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한다.
수박, 볶음밥 두 봉지. 이게 우리의 저녁식사 메뉴...
3/2 토 맑음-방 비엥
서둘러 방 비엥행 버스 탑승. 더치 여자와 둘이서 라오스의 변한 모습에 관해서 서로 느낌을 토로하는데, L의 표정이 어둡다. 말없이 차창 밖으로 흐르는 경치만 보고 있다. 방비엥 도착해서 폰네 GH로 갔으나 여기도 만실, 10여 군데 돌아다니다 겨우 2만5천 짜리 방을 얻다. 여기 물가는 상상 초월... 그만큼 거리도 깨끗해지고, 인터넷 카페도 많다. 저녁을 먹는데 한국말 소리. 뒷 테이블에 한국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다. 이들은 중고자동차사업을 하는 사람들. 괜찮으면 자기네들이 타고 온 카스타 차로 내일 비엔티안으로 가잔다. 이 말에 L이 선뜻 동의를 한다. 나는 여기서 한 이틀 푹 쉬려고 했는데, 이 친구, 물가가 너무 비싸서 싫다며 빨리 타이로 넘어 가잔다... 길가에서 다슬기를 1Kg사서 숙소에서 소금 넣고 끓여서 물을 마시다.2천낍. 이걸 한국에서 샀다면 꽤 비쌀텐데... 알갱이로 술안주. 꿩 먹고 알 먹고네...
3/3일 맑음-농카이
아침에 일어나서 곧장 남쏭 강에서 사진을 찍고 시간을 보내다 그들이 열한시 쯤 출발 한다기에 같이 가기로 하다. 환상의 튜브래프팅과 몽족 마을 탐방은 물 건너갔다. 비엔티안에 가는 도중 그들이 포(베트남국수)를 샀다. 대신 우리는 물이며 과일을 사고. 이래서 동포가 좋은가 보다. 울산 내려오면 나도 거하게 한 잔 사기로 약속. 2시쯤 비엔티엔 도착 했는데, 그는 여기도 싫다고 바로 타이로 가잔다고 보챈다. 그래도 한 나라의 수도에 와서 하루도 안 머물고 가냐니까 좌우지간 이 나라는 싫단다. 시내버스로 국경 출입국 사무소에 가니 건물이 꽤 근사하게 지어져 있다. 설명을 보니 일본 애들이 지어 주었단다. 3시 태국입국, 툭툭으로 농카이 가서 카드로 돈을 인출하는데 자꾸 애러. 알고보니 카드가 금이 가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바트화로 환전을 하고 VIP버스를 기다리다 메콩 강가에서 낚시질 구경.
동네를 오다가 결혼식 피로연 구경. 역시 타이에 오면 만사가 편안한 느낌. 8시경 350바트짜리 방콕행 버스탑승. 그는 방콕 가서 바로 아웃 하겠단다. 제발 그렇게 해주었으면...
3/4 월 맑음-방콕
새벽에 북부터미널 도착. 시내버스도 안다니는데, 대합실에서 에어컨에 움추린 몸을 달래고 있는데, 화장실 간다던 친구가 한참동안 소식이 없다. 짐 때문에 찾으러 다니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하는데, 알고보니 양치질, 세면, 머리감기까지 확실히 끝내고 나온단다. 기가 차서... 일본애 하나 만나서 카오산 가는 길을 물었더니 택시를 타란다. 인포메이션에 가서 물으니 3번 버스란다. 카오산에 도착하니 홍익인간이 없어졌단다. 만남의 광장도 10시나 되어야 문을 연다기에, 내가 도둑 맞은 적이 있었던 Rajata호텔에 가서 방을 잡다.500바트.
아무래도 이상해서 카오산에서 다시 물으니 홍익인간이 왓차 쏭크람으로 옮겼단다.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거기 작년 리지앙에서 만났던 스테판 김이 와 있다. 미얀마를 돌고 오는 길이란다. 써빙도 하고, 영재씨를 돕고 있다. 기중이도 그대로 있고...재석아빠(현 동대문 사장)도 여기서 만날 줄이야... 너무 반가워서 마치 가족을 마나난 듯 대해준다.
된장찌개로 식사 후 짜오쁘라야 익스프레스로 끝에서 끝까지 왕복. 강바람이 한없이 시원하다. L이 서울행 티켓을 사러 가자고 해서 같이 갔는데, 내일 간다고 했다가 갑자기 13일쯤 날짜를 변경해 달란다. 아까 우리가 피피섬 얘길 하는걸 듣고는 맘이 바뀌었단다...
저녁엔 한사장이 사온 낙엽살로 바비큐 파티. 맛이 한우 못지않다. 다시 조개구이집에서 맥주 파티. 내일 이리로 수소를 옮기기로 예약.
3/5 화 맑음-방콕
10시반까지 내리 자고 저녁에 피피로 가기로 하다. 홍익인간이 50바트 비쌌으나 거기서 예약. 박물고나까지 땀흘리며 갔는데, 월화요일 휴관. 511번A/C 버스로 WTC가서 에어컨 바람 쐬며 피서. 돌아오는길에 교통체증 때문에 피피행 차를 놓칠까 걱정,걱정. 겨우 카오산 와서 보니 한 시간 후에나 출발한단다... 밥도 못먹고 차를 기다린걸 생각하니 약이 오른다.
중간 휴게소에서 겨우 빵과 우유로 식사해결. 낮엔 너무 덥고, 버스는 너무 춥다...
3/6 수 맑음-끄라비~코피피
8시경 끄라비 도착. 보트는 10;30. 트래블 에이전시 사무실에서 나와 시내 산책. 동네가 조그마하다. 상갑판에 앉아서 서양여행자들과 노래도 부르며 즐겁게 오는데 L은 햇볕에 그은다고 더운 선실로 피한다. 피피도착해서 방을 보는데, 해변가 방들은 2000~3000바트. 골목을 한참 들어가서 650바트 짜리 팬 룸을 간신히 얻다. 모든 물가는 방콕의 두 배쯤. 샤워 후 해변으로 나가 보니 거의 토플리스 차림 눈요기 감으로는 딱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히포 다이빙샵에 가니 스노클링500바트. 그들은 다이빙을 권했으나, 물속이 그 물속이지...
저녁을 국수로 먹는데 양이 너무 적어 닭다리 하나 추가. 숙소 오는 길에 ‘Rolling Stoned'라는 라이브 바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이 매끄럽다. 내가 좋아하는 라디오 헤드의 Creep이
연주 되는데, 거기 이끌려서 한 잔 더. 내일은 아까 만난 한국애가 얘기하던 하모니에서 자기로 결정하다.
3/7 목 맑음-끄라비
다이빙샵에 가니 33살 먹은 부산여자가 새까맣게 그은채 흰 이빨을 보이면서 웃어준다. 인도여행 두 달 마치고 쉬러 왔단다. 오늘 저녁 라이브에서 만나서 술 같이 먹기로 하고 출발. 배는 다른 샵 것에 비하면 크고 좋다. 입수하다가 물을 먹고는 배에서 먹은 음식들을 다 토해 내다. 열대 바닷 속. 역시 안다만 바다가 좋다. 말레이에서의 추억이 생각나다.
배에서 먹는 해물 볶음밥 맛도 괜찮고, 세 번의 입수 지점이 다 아름답다.
저녁 먹은 후 라이브 바에 가니 그 여자가 와 있다. 이혼녀라는데, 술도 잘 마신다. 밴드에게 칵테일을 사 주고 `creep' 을 두 번씩이나 청했는데, 서양 녀석들 야유. 개의치 않고 노래 해주는 보컬 녀석이 고맙다.
3/8 금 맑음-끄라비
아홉시에 L 이 타고 갈 배가 뜬다기에 숙소를 나섰는데, 알고 보니 다른 회사 배다. 2시간여를 기다려 겨우 배를 타고 끄라비로 나오다. 이 친군 오늘 저녁 방콕 먼저 올라가기로 했는데, 오전 내내 기다리다 방을 다시 얻고 여행에이전시에 가보니 3시에 올지, 아님 없을지 모르겠단다. 조인트 티켓이 말썽을 부렸나 보다. 그는 왕복티켓인데, 같이 가려는 한국 젊은 남녀도 마찬가지... 왜 남의 말은 안듣는지.
여행사 가서 싫컷 싸우고 표값은 물렀는데, 숙박비는 못 물러 주겠단다. 어차피 하루 허송하기 생겼다. L이 미안한지 자기가 한 잔 사겠단다. 그래도 여태 두 달을 같이 다녔는데 막상 혼자 보내려니 좀 섭하기도 하다.
3/9 토 맑음-끄라비, 제임스 본드섬
뭐가 바쁜지 아침 일찍부터 소란이더니, 자기는 오늘 올라가지 않고 제임스 본드섬 투어를 같이 하겠단다. 변덕이라니... 버스 1시간 반, 배로 섬에 갔었는데, 섬 모양새가 기묘하다. 동굴은 그저 그렇고. 다시 회교도들이 산다는 섬으로 가서 점심을 먹는데, 또 L이 주접이다.
일행중 말레이 애들이 눈살을 찌푸리는데도 아랑곳 없이 접시를 자기 앞으로 당기며 쩝쩝쩝. 이번에는 삼림공원. 폭포에서 일행이 산책할 동안 미국애와 수영을 하다. 우리가 젖은 꼴을 보고 가이드 메이가 까르르 웃는다. 굴속에 와불이 안치된 절에 갔었는데, 주변은 온통 원숭이 천지. 돌아오니 5시 반. 그 친구가 또 차를 놓쳤다. 이번엔 환불도 되지 않는단다!
3/10 일 맑음.-아오낭
두 세시 까지 그가 코를 고는 바람에 잠을 잤는지 모르겠다. 아오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다 되어서 전화한다고 가더니 그예 한 대 놓지고 말았다. 한 시간 또 손해 본다. 아오낭에서 그는 수영을 나는 해변가에서 음악을 듣다가 Railay 와 cave를 가다.
여기는 모든 요금이 명시되어 있어 바가지가 없다. 기암절벽에 서양애들은 클라이밍을 하고 있다. 정상부 까지 올라가서 맘쪽 해안선을 보는데,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 섬에서 다기 나와 시내에서 주린배를 허겁지겁 채우고, 방콕행 버스를 태우러 갔는데, 맙소사. 또 리컨펌 해놓은 차를 놓쳐버렸다. 하루에 400밧씩 두 번이나 날리다니, 도저히 그를 이해할 수가 없다. 결국 다음 차로 가기로 하고 마지막 석별의 정을 나누기 위해 함께 저녁을 먹는데, 풀이 죽어 있는 그를 보니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3/11 월 맑음-끄라비~방콕
혼자 가뿐하게 일어 났는데, 말레이로 갈까, 아니면 방콕까지 일단 가나 고민을 하다가, 이제 혼자 되었으니 방콕으로 가기로 하고 표를 사다. 체크아웃 후 별 할게 없어서 아오낭으로 다시 가다. 해변서 조개껍질이나 줍다가 맛사지를 받았는데, 매우 시원해서 기념으로 한국글짜가 새겨진 타월을 선물하다. 카레 국수 하나 먹고 다른 해변을 걷다. 얼굴, 팔이 홧홧거린다. 끄라비 시장통에 가서 이것 저것 구경하다, 낚시 하는 것도 보다가 버스에 오르다.
지겨운 밤버스, 그래도 고단했던 탓인지 6시 카오산에 떨어질 때 까지 많이 잔거 같다
3/12 화 맑음-방콕
숙소를 어디다 정할까 망설이다 결국 홍익인간으로. 다른 도시로 투어를 가나, 아니면 홍콩에서 스탑오버를 하고 서울로 가나 망설이다 일단 한 이틀 쉬기로 하다.
아침에 L을 보니 말레이 안가고 방콕을 올 거면 왜 같이 안 왔냐고 난리다. 글쎄... 배낭 보관료 5밧을 아낄려고 내게 좀 봐 달란다. 그럼 나는 뭔데? 내가 창고에 그의 짐을 던져 버렸더니 영재가 웃으면서 L의 흉을 본다. 글쎄, 공항가서 같이 비행기 탈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만나는 사람에게 마다 부탁을 했다는 전설이... 9시경 그를 공항 픽업 봉고에 태워 보내고 재석 아빠와 꼬막에 소주 한 잔.
3/13 수 맑음-방콕.
아침에 일어나서 인터넷 카페에 가서 메일을 체크하는데, 작은애 메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 질녀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세상을 버렸단다...서둘러 비행기표를 사러 갔는데, 오늘 건 없단다. 어쩌지를 연발하다 새벽 비행기(SQ)편에 웨이팅을 걸어 놓고 초조하게 하루를 기다리다. 하느님, 제발 오늘 저녁에 자리가 나게 해 주세요... 일단 공항에 나가서 기다려 보자. 안되면 일본을 거쳐서 가든지, 대만 경유편이라도 자리가 나면 타야지...
오후 8시경 항공사에 전화를 해 보니 마침 자리가 날것 같으니 공항에 와서 스탠바이
하란다. 서둘러 짐을 챙기고 공항행 버스를 예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