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05, 태국, 베트남, 라오스

태국,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베싸메 2014. 1. 3. 12:43

 

2005. 3/17 목 부산, 비 방콕 맑음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퍼 붓는다. 공항에 도착할 때쯤엔 안개마저 짙게 끼었다. 혹 연발이나 되질 않을까 걱정. 공항그릴에서 간단한 식사. 9;30정시출발.

방콕상공에선 20여분 선회. 안내방송엔 공항사정이란다... 입국수속을 하는데 고향후배 둘을 만나다. 같은 비행기 안에서 서로 몰랐네... 이들은 치앙라이 K에게 간다고 한다. 옛날 라이온스 활동할 때 사무국장 하던 친구인데, 지금은 그곳에서 식당과 숙소를 운영한다고 한다.

공항 리무진편으로 카오산 도착 홍익인간에 체크인. 동대문 한사장네 가서 맥주3병. 안주는 따로 시키지 않다. 숙소 도미토리의 에어콘이 너무 춥다 으~

3/18 금 맑음

 

7l 반 숙소 나와서 왕실전용농장 쪽으로 길을 나서다. 땀을 흘리며 실롬 쪽으로. 월택서 에어콘으로 피서. 시암서 전철로 탁신 역에 가서 배로 방람푸 까지. 파수멘 요새 와서 노을 감상하며 맥주 한 잔. 서양 애들과 태국 애들이 하는 묘기 쇼 구경. 저녁을 동대문에서 김치찌개로, 슈퍼에서 창맥주 두 병 사 와서 다시 파수멘. 음악 틀어 놓고 한 잔 하는데 라오스에서 왔다는 젊은 친구를 만나다. P가 비엔티엔에 있다는 얘길 들었다.

 

 

3/19 토 맑음

 

7시경 깼는데 너무 춥다. 삔까오 다리를 건너 남부 터미널 근처에서 아침,. 삔까오 센터 들러 운동하는 구경, 매장에서 몸을 식히고 길을 나서는데, 엉덩이쪽에 쓰라리다. 파우더 바르는 걸 잊은 탓이다. 66번 타고 숙소 가서 파우더 바르고 낮잠 잠 후 2번 타고 시암 스퀘어. 운하보트를 타고 이리 저리 돌아 다니며 사진찍기. 민주 기념탑 근처에서 태국춤 구경.

저녁은 파타이 하나에 워터멜론 셰이크.

 

3/20 일 맑음

어젯밤 카페에 가서 120바트짜리 싱하 네 병 마시고 늦잠을 잤다. 11시에 깨다.

한 방을 쓰는 ‘쪼다’라는 별명의 전라도 사내와 비슷한 연배의 J와 함께 일본 라멘집에 가서

해물라멘으로 식사. 혼자 차오쁘라야 익스프레스로 논타부리까지.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빅씨 가서 음료 시음코너에 가서 이것 저것 홀짝거리다 종내엔 커피 사은품 까지, ㅎㅎ

저녁은 또 렉 라멘 가서 공기밥에 야채볶음으로, 쪼더와 J 랑 로컬 가라오케 가서 송땀을 시켜 놓고 팝송 실컷 부르다. 정말 싸다. 써빙하는 여자가 못난것 빼고는...

오늘도 코가 비뚤어 지도록 마셨다

 

3/21 월 맑음

 

엊저녁 술을 5차까지 마셔서 또 늦잠. 겨우 일어나 김치찌개로 아점.

P에게 소재를 물었더니 비엔티안서 나와서 파타야 공치러 갔다가 지금 방콕으로 오는 중이란다. 정글뉴스에서 반가운 해후. 그는 내게 국내에서 할 일 없이 지내지 말고 라오스나 태국으로 나와서 아무 거라도 해 보라고 권한다. 글쎄... 당신 하는 거 봐 가면서 결정하겠다고. P와 그의 친구와 저녁식사하러 가서 내가 저녁을 사다. 홍익인간에 아란행 차표예매, 근데 좀 비싸다...

 

 

3/22 화 맑음

 

낮잠 때문에 잠을 설치고 새벽에 일어나서 아예 2층으로. 책을 뒤적이다 1층에서 간단한 요기. 7시 반 픽업. 준비해둔 물을 잊어 먹었다. 정신머리하고는...

영국여자와 한국남자 커플. 알고 보니 부부사이. VIP 버스란 게 가는 길에 두 번 고장. 아란 도착 후 캄보디아 입국할 때 급행료 요구하는 삐끼와 시비. 시엠립행 버스 300밧. 에어콘 버스라는데 무지 덥다. 볶음밥과 물 작은 병 하나에 100밧. 벌써 질리기 시작한다.

동행한 영국여자부부는 광주 친구인데 자기 아버지와의 갈등관계, 영국으로 가서 살게된 사연, 마누라 만난 사연, 군댕대이야기로 시간을 죽이다. 여자애는 End뚱하고 볼품없으나 교양덩어리. 가고 서고를 반복한 버스가 10시 넘어서 시엠립 도착. 샤워하고 가게에 가서 캔맥주를 마시는데 만만찮은 가격. 시엠립이 엄청 변했다. 고급호텔과 레스토랑, 포이펫 부터가 카지노촌이더니...

숙소는 싱글 3불. P에게 전화하다.

 

3/23 수 맑음

 

아침나절 시장 쪽으로 가보니 많이도 변했다. 한국인 업소도 무지 많고.

학교에도 가보고 사원도 가서 시간 보내다 숙소에서 햇반과 한국반찬으로 식사.

오후엔 한국여행사 사무실 가서 시원한 보리차 두 잔을 연거푸 마시다. 보리차가 이리 맛있는줄은 이제야 알았네...

큰 사원은 항상 학교를 끼고 있는데, 중학교에서 만난 학승과 지네 방에 가서 놀고 있는데 누나 둘이서 면회를 왔다. 긴 생머리를 하고 가냘픈 몸매의 아가씨들, 나보고 35살쯤 되어 보인단다 ㅋㅋ 나중에 프놈펜에서 가까운 자기 집으로 놀러 오란다. 근데 학생녀석은 아예 지 누나랑 결혼할 마음이 없냐며 진지한 얼굴로 묻는 통에 쓴 웃음. 숙소에서 낮잠 자고 책 보다가 볶음밥에 아사히 맥주 곁들인 식사. 수박도 한 통 사서 먹다.

내일은 프놈펜으로 갈까 한다.

 

3/24 목 맑음

 

게스트하우스 일하는 녀석이 빨리 일어나라고 채근한 시각이 6시 40분. 기다리니 빨리 나오란다. 세수도 못하고 얼떨결에 차에 올랐다. 그런데 알고 보니 팀으로 이루어진 그룹들은 버스를 타지 못했다. 자리가 딱 하나 라서라나... 이럴 땐 혼자가 편리하다.

프놈펜 가는 길은 온통 끝없는 평원. 어떤 곳에선 벼 추수가 한창이다. 이 넓은 땅이 놀리고 있는 곳도 꽤 된다. 물이 없어서 농사를 못 짓나?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방을 얻는데, 창문이 없는 방만 보여 준다. 내가 싼 방을 원해서이겠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창문과TV있는 방을 안 본다는 조건으로 얻었다. 3불.

샤워 후 톤레삽 강가로 나가 호반을 거닐다. 아주 큰 삼각주가 있고 그 근처가 왕궁, 박물관 등이다. 어느 사원에 들어서니 승려가 와서 문을 열어 주고 불을 켜는 걸 사양하고 밖에서 구경하만 했다. 강변에 커다란 한국인 상대로 하는 불고기집이 있는데, 패키지 손님을 받는 집인 듯 썰렁하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사원도 입장료가 1불. 어디가나 1불이다.

럭키그룹이란 곳에서 세운 백화점에 가서 식사 하면서 피서.

숙소 돌아와 한 숨 자고나니 밤중. 다시 백화점 가서 아이스커피 하나 시켜 놓고 TV시청.

백화점 안은 온통 중국사람. 게다가 시내도 간판이 중국어 간판 일색. 언제부터 이 곳에 중국자본이 들어와서 설치는지, 그 전에 내가 왔을 땐 아니었던 것 같은데...

곁을 지나가는 중국인 커플이 나를 보더니 “니 하오!” 라고 인사를 건넨다.

 

 

3/25 금 맑음

 

캄보디아넘들 믿고는 아무것도 못 맡긴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다. 서둘러 약속한 6시 반에 여행사엘 갔는데, 차도 보이지 않는다.7시 반이 되니 캐피톨 투어로 데리고 가더니, 다시 해피투어로 데리고 간다. 커미션 1불 먹으려고 사람을 두 시간동안이나 이리 저리 끌고 다녔다...일행은 노르웨이,일본,이스라엘,네델란드, 등 인종도 다양하다. 차가 가는 동안 바게뜨 500리엘짜리 하나가 아침. 국경 가서 식사를 하라고 풀어 놓는데 볶음밥2불, 더러워서 아예 베트남 입국해서 점심을 먹기로 하다. 캄보디아 출국을 하면서 또 비싸게 산 1.8리터짜리 물을 잊어 먹었다. 베트남으로 입국시엔 노비자로 무사통과하는 기분은 삼삼하다.

이게 국력의 차이인가? 베트남 버스는 에어콘이 빵빵, 물론 중고 한국제 구형버스이지만...

도중 휴게소에서 1불을 주고 물을 사는데 상인이 잘못알고 4불 10,000동을 거슬러 준다.

내가 도로 거스름돈을 돌려주자 일본 녀석이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

데탐 스트리트 도착해서 8불짜리 싱글에 들다. 신카페 가서 메콩델타 투어 22불에 예약하고 공기밥 하나를 사서 튜브고추장으로 비벼 먹다.

빈정에 있는 친구 B에게 전화를 하니 당장 나오겠단다. 두 시간이 안되서 손부장 차로 B가 왔다. 함께 식사를 하고 바로 자릴 옮겨 술을 마시며 한국-사우디 축구경기를 보다.

오늘만큼은 내가 다 쏘기로 했다. 거금 60불을. 전에 그가 날 위해서 많은 돈을 쓴 적이 있으므로, 돈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

 

3/26 토 맑음

 

8시에 출발한다고 서둘러 나갔는데, 두 서양남녀가 늦게 오는 바람에 25분이나 늦게 출발하는데도 이들은 미안한 기색이 없다. 버스안은 인종 전시장.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지겹게 달린 후에 미토섬에. 방 배정을 하는데, 나와 룸메이트가 된 일본 청년. 나이 든 내가 좀 어려운가 보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우리 말고는 모두 서양인.

3시경 캄보디아로 갈 팀은 국경 근처에서 내려 주고 우리는 플로팅 마켓구경. 빈롱을 거쳐 페리 편으로 차오둑 도착. 호텔에 들다.

저녁은 고기 곁들이지 않은 포. 맥주 두 병. 객실에서 일본 녀석이 나더러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거라고 우겨서 미안하단다. 지가 왜 미안한지 모르겠다.

더듬거리는 영어로 대화는 하고 싶은데 입이 마음을 못 따라 주는 듯.

 

3/27 일 맑음

 

아침은 바게뜨와 커피로 간단히. 플로팅 빌리지로 출발. 말라빠진 몸으로 보트를 젓는 베트남 여인들이 안쓰럽다. 회교도 마을로 가서 사원에 갔는데, 애들이 있길래 사탕과 한국동전을 나눠 주고 완전히 스타가 됐다. 캐나다에서 온 영감 부부는 연신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애들 나눠 주기에 바쁘고... 캄보디아 가는 팀들과 헤어지고(육로입경) sam 산으로 갔는데, 불과 해발 220m, 그런데도 관광객들이 참 많다. 평소 산을 못 보는 동네에서 왔을까? 올라갈땐 오토바이로 내려 올땐 걸어서 왔는데, 절을 구경하고 나오니, 이것들이 날 버리고 가 버렸다. 전화하고 나리를 쳤는데, 한참 후에 와서 미안하단다...

점심을 먹으러 야외 가든 같은 곳에서 가서 제일 싼 국수를 시키니 종업원이 못마땅해 한다. 게다가 얼음물까지 청하니... 벌레 씹은 표정이다.

향공장에 들러 제조 과정을 보는데, 일꾼 일당이 2,00동. 한 달 죽자사자 해야 4불이 안된다는 가이드 설명을 들으니 측은하다.

그 후 크로커다일 농장 방문. 별 두 개짜리 호텔, 시설이 좋다.

마트에 가서 땅콩강정과 초컬릿을 사다. 45,000동. 강변으로 가서 16,000동짜리 식사와 6,000동짜리 맥주. 나름 낭만. 야시장 한 켠에서 공연. 맥주 마시며 구경하다 동네 사람들과 얘기, 대부분 중국계. 계집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머리가 센 영감 하나가 날 째려보며 시비. 한국인들은 건방지고 불쾌하단다. 이해해야지, 베트남전쟁의 아픈 상처를...

12시 쯤 방에 돌아 오니 일본녀석은 자고 있다.

 

3/28 월 맑음

 

아침을 바게뜨, 과일, 아이스커피로 든든하게. 또 다른 플로팅마켓에 갔는데 기대 이상이다.

구멍가게에다 자기 배에 판매하는 물품을 장대 끝에 매단 모습, 혼 을 빵빵대며 물건을 파는 잡상인. 이 모든게 물위에서 이루어 진다는게 신기하다. 약 3시간동안 배를 타고 구경.

점심은 광동식 볶음밥. 일본놈은 오늘 왠 일인지 버터바른 새우구이에 스프, 밥까지 근사하게 한 상 주문한다. 늘 파인애플이나 마른빵으로 식사를 하더니...

호치민 오는 길에 들른 시장에서 나더러 배낭 하나 사 달라기에 흥정해서 사줬더니 좋아라 한다. 데탐 스트리트에서 12불 하는 걸 여기서 5불에 샀으니 그럴만도 하겠지.

숙소에 들어 가서 밥을 물에 말아서 깻잎장아찌로 식사. 바에 가서 한국 드라마가 최고라는 22살짜리 계집애와 노닥거리는데, 이 녀석이 나보고 호텔에 몇 시에 가냐고 묻는다. 자기도 퇴근시간 되었으므로 놀러 가도 되냐고... 사장놈은 아예 분위기를 띄우는 눈치.

어이가 없어서 엄마 나이를 물으니 나보다 한 참 젊다. 나 원...

숙소에서 남은 보드카를 마시고 외로운 잠자리.

 

 

7/30 수 맑음

 

7시반경 달랏행 버스에 오르다. 통로 건너 좌석에서 조그만 여자가 자꾸 나를 향해 웃음을 날린다. 애써 무시하며 음악을 듣는데, 말을 걸어온다. 응엠이란 여자, 35년 전 스위스로 가서 살다가 지금은 호치민으로 돌아와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성공한 보트 피플인 듯,

예쁘장한 얼굴에 통통하게 살 오른 몸피. 영어가 유창하다. 이런 저런 얘기로 지루함을 달래다 아예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그녀 쪽으로 햇볕도 들어 왔지만, 이렇게 함께 앉아 가는 것도 괜찮다. 휴게소에 내릴때 아보카도 셰이크라면서 컵을 건네준다. 나는 그녀를 위해서 뭘 해줘야 하나?

두 번째 휴게소에서 함께 식사하기를 권했으나 난 배가 고프지 않다는 핑계로 다른 곳으로 가서 햄버거 하나 사먹고 차에 오르다.

300km를 가는데 8시간이 걸린다. 달랏에 도착하자 자기가 묵을 방을 봐 준다면서 5불짜리 훌륭한 방을 구해준다 넓고 창밖으로 호수가 보이는 조금은 호사스런 방. 아마 외국인이 이런 방을 얻으려면 20불은 줘야 되지 싶다. 나중에 9시경 호텔로 놀러 오겠다는 그녀를 배웅하고 중앙시장으로 간다니 여직원이 오토바이로 데려 주겠단다. 가면서 아까 그 여자와의 관계를 묻는데, 그냥 친구라고 대답을 하다. 저녁이 되니 제법 서늘한다. 호수를 끼고 산책도 하고 데이트족들의 분위기도 감상하면서 커피를 시켜 마셨는데, 이곳에서 생산한 커피란다. 향기가 진하다... 저녁은 삼겹살 조림과 밥, 그리고 사이공 맥주 한 잔.

호텔로 돌아가니 그녀가 로비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앉아 있다. 뭘 먹겠냐고 묻자 저녁은 먹었다면서 내 방에 가서 마시자며 와인 한 병을 건넨다. 주방에서 글래스를 빌려 간단한 안주를 시키고 음악을 틀어 놓고 호젓하게 둘이서 와인을 홀짝이니 분위기는 참 좋다. 결혼관계를 물으니 내가 알 필요가 없다며 내 휴대용 오디오 스피커에 관심을 보인다.

참으로 좋은 밤이다. 호숫가의 아늑한 숙소에서 음악을 들으며 와인을 들이키며 여인과 함께라니... 이게 정녕 꿈은 아니리라...

3/30 수 맑다가 흐리다 비

 

아침에 일어나니 그녀는 벌써 호숫가를 다녀오는 길이다. 약간은 어색한 얼굴로 함께 아침을 먹고 난 달랏 외곽 투어를 예약했다고 이따 저녁에 보기로 하고 보내는데, 저녁에 자기가 묵고 있는 호텔에 오라면서 호텔 명함을 쥐여준다. 홍콩, 유태인,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이 섞인 국제 관광단이 미니버스로 투어출발을 했다.먼저 1,500m 고지의 고원 전망대에 올라 달랏시내를 조망하고 프랑스총독의 별장,바오다이 황제의 여름별궁등을 보고 프렌폭포,점심 식사 후엔 플라워가든과 크레이지하우스를 보다. 크레이지 하우스란게 스페인 가우디의 작품을 닮은 집인데, 나름 흥미를 느끼게 한다. 치킨 빌리지도 좀 이채로웠고...

투어가 끝나고 숙소로 향하는데 비가 세차게 내리며 천둥까지 친다. 내일 나뜨랑행 버스표를 예매하고 저녁을 먹으며 곁들인 맥주가 취기를 느끼게 하며 과연 그녀에게 갈 것인가를 고민하다. 결론은 말없이 사라지는게 좋겠다는 것. 그래도 미련이 남는지 옆의 바로 옮겨서 생맥주를 들이키고 있는데, 어떻게 내가 거기 있는 줄 알았는지 그녀가 왔다. 술도 취하고 혀도 꼬부라져서 어떤 주사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그녀도 좀 취하고 비를 맞으며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토한 것 같기도 하고...

3/31 목 맑음

 

체크아웃 하기 전 국수를 시켜 먹었는데, 코리엔더를 넣은 줄 몰랐다. 당황해 하는 나를 보더니 그녀가 웃으며 나더러 자기 요리와 바꿔 먹잔다. 덕분에 아침을 럭셔리하게 먹었다.

그녀에게 뭔가를 선물하고 싶은데 줄만한게 없다. 혹시나 하고 넣어 온 한국산 스타킹을 몇 개 주자 아주 고마워한다. 그리고 증명사진이라도 하나 달라기에 대머리째인 사진하나를 주니 거기다 뽀뽀를 한다.... 챙피하게...

나트랑행 버스에 오르니 나를 배웅하는 여자가 궁금한지 옆에 앉은 노르웨이 녀석이 마누라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할 밖에... 버스안은 그야말로 소음천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휴지로 귀를 막고 바깥 풍광만 감상한다.

나트랑 내려서 숙소를 알아보던 중 멀리 현대식당이란 한국어 간판이 보이길래 갔더니 다이브샵, 레스토랑, 게스트하우스를 같이 하는 집이다. 도미토리를 달라고 했더니 한국인 남자가 와서 젊은애들 자는 숙소에 자지 말고 싱글에 묵으란다. 얼마냐고 물으니 10불이라는데, 밖엔 분명히 8불로 되어있었기에 왜 10불이냐고 물으니, 원래 다이브 손님에게만 주는 가격이란다. 한국장사치는 해외에서도 한국인을 봉으로 여긴다. 그냥 도미토리에 묵는다니 표정이 일그러진다. 방으로 가니 어디서 많이 보던 얼굴이 있다. 작년 중국 란저우에서 한 방을 썼던 C라는 대구 친구다. 이런데서 그를 또 만날 줄이야! 그는 중국을 거쳐 사파, 하노이를 따라 내려오고 있단다. 반가움에 저녁을 먹으러 나가서 여행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길 나누다. 저나 나나 하릴없는 떠돌이 신세로고!

바닷가로 나갔다가 행진하는 것도 보고 골목어귀 해산물집에서 함께 식사. 맥주도 한 잔 곁들였다. 숙소로 가서 맥주를 더 마시려는데 술값이 너무 어이없이 비싸다. 밖으로 나와서 술을 더 마시고 숙소 방에서 또 통음을 하다.

 

 

4/1 금 맑음

 

C를 깨워서 근처의 호텔에 가서 조식 뷔페를 먹다. 주로 한국인 현대중공업 직원이란다.

이곳에 그들의 조선소가 있다고 한다. 배낭여행 다닌다니 모두 이상한 시선으로 우릴 본다.

그를 보내고 신 카페 가서 투어신청을 하다. 서양남녀와 한국인 커플. 남자가 베트남에 사는데 여자 친구가 그를 찾아 왔단다. 배를 타고 문섬에 갔는데, 스노클링을 하란다. 근데 장비가 너무 고물이다. 난 포기를 하고 그냥 배에서 죽치기로. 피피섬 바다 보다 한 수 아래일것 같다. 배안에서의 점심식사 및 플로팅 와인파티가 재미를 배가시킨다. 양동이가 드럼이 되고 고물기타와 주방장 아줌마의 호루라기춤... 두 번째 섬에서 내려 휴식하고 세 번째 섬에 내리는데 입장료를 받고 방갈로나 그늘에선 돈을 받는다. 아예 길가에 주저앉아 스웨덴 여자들과 커피를 마시니 한국인 남녀가 자기네들 그늘막으로 오란다...

숙소에서 짐찾고 신카페 화장실에서 샤워. 호이안행 버스시간이 일러 거리에서 군인들 시가행진 구경. 오늘이 무슨 기념일인 듯 한데 무슨 날인지는 아무도 설명을 못한다.

4/2 토 맑음

 

호이안 7시경 도착. 오토바이를 타고 6불짜리 방을 얻고 기사에게 동전을 주니 (2,000동 짜리) 받지를 않는다. 다른 가게에서도 그랬는데, 이 사람들 돈은 종이로 되어야만 하나 보다. 미토사원 투어. 옛 베트남왕국의 유적이라는데 4불의 입장료가 아깝다. 미리 공부나 좀 할 걸... 대신 보트 투어는 나름 만족. 말레이시아 여자애들과 재밌게 지내다.

저녁은 쌀국수로. 근데 양이 너무 적다. 호텔로비에서 한국애 하날 만났는데, 그도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중이란다. 나도 생각을 바꾸어 후에를 거쳐 라오스 사바나켓으로 가기로 하다. 아님 동하까지 가든지...

버스에서 바라 보는 풍경이 좋았던 하루였다. 벼가 이삭을 한창 피우고, 들판에서 일하는 농부들, 그리고 계림을 닮은 강가의 대숲...

 

4/3 일 맑다가 비

 

후에까지 겨우 100km 오는데 2시간이 걸린다. 호이안에서 다낭까지는 마블마운틴을 거치고 바로 왔는데, 여기서부터 해안선을 끼고 펼쳐진 1,000m 높이의 산을 넘는데, 경치가 예술이면서 아슬 아슬. 월남전때 구축해 놓은 참호와 벙커도 군데군데 보인다.

후에 도착한 시간이 한 시쯤. 어제 숙소에서 봤던 한국애가 호주여자와 함께 있다가 나를 반긴다. 함께 거나한 식사를 하고 5시반에 가는 동하행 버스 예약(3불). 홍강쪽으로 가서 호텔정원을 보다가 철교 아래쪽으로 가는데 비가 부슬부슬 오면서 춥다. 마침 그곳에서 태국,라오스,베트남3국친선 교역회가 열리고 있다. 공연장에선 아예 자릴 잡고 앉아서 사진을 찍다. 베트남 민속악기를 연주하는 여자가 예쁘길래 공연후 포즈를 취해 달랬더니 기꺼이 응해준다. 예쁜 미소와 함께... 후에에서 동하까지는 착오없이 예정시간에 도착. 신카페 가서 사바나켓 버스표 예약하니 숙소비 포함10불. 아직 베트남 화폐 많이 남아서 먹는데 모두 쓰기로. 비오는 동하시내를 어슬렁거리며 다녀 봐도 촛불 켠 노점. 그리고 유난히 많은 아오자이 맞춤집. 어느 허름한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대부분 라오스 사람들.

 

4/4 월 흐림

 

라오바오로 가는 차가 왔다며 숙소 종업원이 4시에 깨운다. 근데 이녀석이 미리 아침밥을 먹으라고 30분 일찍 깨웠단다. ㅎㅎ 차는 출발했는데 동네를 몇 바퀴째 돌고 있는지 모르겠다. 라오바오까지 가는 좌석이 다 차야 출발한단다.6시 지나서야 라오바오를 향해 출발, 구물차가 미친듯이 내달린다. 가다 서고 가다서고를 반복하는데 짜증이 몰려 온다.

먼지에 사람들이 떠들어 대는 소리에... 알고보니 내가 탄 버스는 로컬버스. 다른 오픈버스는 씽씽 잘도 달려 간다.3시가 되어서야 사바나켓 도착. 온몸의 힘이 다 빠졌다.

게스트하우스, 6불. 중국인식당에 가서 볶음밥을 시켰는데, 6,000k짜리를 먹고 나니 눈하나 깜짝않고 25,000킵을 달라는데, 욕지거리가 나온다. 주인을 나오라고 해서 난리를 치니까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제 값을 달란다... 너무 피곤해서 한 숨 자고 6시경 시장구경을 가니 벌써 파장 분위기. 숙소 오니 로비에서 예쁜 계집애가 같이 자잔다. 겨우 20불이라나? 난 돈없는 가난뱅이라니 10불까지 해 주겠단다. 그래도 거절하자 샐쭉하며 저리러 비켜난다.

심심해서 로비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호텔직원이 한 애를 가리키며, 오늘 쟤 생일인데, 너도 초대한다니 갈래? 하며 묻는다.좋다고 하고 바로 식당에서 벌어지는 파티장으로 가니 라오스애 같지 않은 얼굴을 한 애가 오늘의 주인공. 미국인과 살던 애 엄마가 애를 놔두고 함께 사라져서 지금은 외삼촌이 키우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애의 표정은 밝다.

파티장엔 이미 거나하게 취한 남녀들이 떠들고 마이크에 대고 노래하는 사람, 춤을 추는사람, 왁자지껄하다. 여자들 테이블에 가서 주는대로 받아 마시곤 인사불성이 되어서 내방으로 돌아 오다

4/5 화 흐리다 비

 

8시 반경, 숙소를 나와 메콩강변을 따라 내려가다 제법 큰 절이 나오길래 들어가서 젊은 승려를 만나 대화도 나누고 절 구경. 라오스의 절이란게 다 그렇고 그런것. 강가의 국경 초소를 구경하는데 군인이 빙그레 웃는다.사진을 찍으라길래 사진도 찍고...

시장으로 가니 규모가 꽤 크다. 과일전으로 가니 엊저녁 술 같이 마신 여자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가 날 반긴다. 내가 술 마시는데 1등 했다며 한국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술을 잘 마시냐기에 난 잘 마시는 사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자 한국사람들은 잠자리에서도 무지 세다면서? 라며 깔깔거린다. 내가 수박에 관심 있어하자 한사코 한 덩이를 들려 준다.

10시반 타켁행 버스를 타려다 아예 비엔티엔행 표를 끊어버렸다. 갑자기 라오스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느낀 까닭은 뭘까? 도중에 타켁에서 내리는 한국인은 그저 할 일 없이 쏘다니는 모양. 비엔티엔에 들어 온지 석달 되었단다. 차에서 만난 중년여인, 이 여자는 미국국적인데, 18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서 25년만에 고향 사바나켓에 왔단다. 갑자기 달랏에서의 스위스국적의 응엠이 생각난다. 또 한 중국인 커플은 지금 비엔티엔에 사는데 ‘항구어런 헌 하오’ 라며 날 추켜 세운다. 비엔티엔 다 와서 차창 밖으로 서울가든이란 간판을 보고 내렸는데,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다시 툭툭을 타고 RD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다. 오랜만에 만난 P와 알디사장 송, 그리고 한국서 작가생활한다는 우선생 부부 이렇게 맥주 파티. 다시 시내로 나가서 라오 위스키, 다시 옥상에서 맥주파티...

4/6 수 맑음

9시경 송사장의 차편으로 메콩강 지류로 출발. 플로팅레스토랑에서 토하무침, 갈비튀김,생선샤브샤브,장어탕을 먹다. 그 후 보트로 1 시간여 상류쪽으로 유람. 이 음식값은 C를 만나러 온 내가 내기로. 오는김에 로컬마켓 들러 불개미알, 우렁이, 망고스틴등을 사다.

소금공장으로 갔는데, 지하수로 염수를 끌어 올려 끓여서 소금을 만든다. 공장이 참 소박하다. 소금에 요오드성분이 없어서 요드용액을 섞어서 소금을 만든단다. 우선생 부인과 자전거를 타고 깔깔대며 시골길을 누비다. 숙소 돌아와서 불개미 알로 애그 오믈릿을 만들었는데, 그야말로 몬도가네가 따로 없다.C는 라오스어를 배우기 위해 젊은 라오처녀에게서 수업을 듣기에 난 그의 노트북으로 영화감상.

 

 

4/7 목 맑음

6시경 일어나 근처 사원과 대통령궁 방문. 몇 년전의 비엔티엔보다 발전은 많이 했는데,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거 같다. 개선문에 오르니 시내에 새건물들이 많이 들어 선 듯.

돌아 오는길에 타이항공 들러 리컨펌을 하려 했으나 여기선 안되고 방콕 가서 하란다.

11시쯤 체크아웃하고 치앙라이로 갈지 방콕으로 갈지 고민하다 방콕행으로 결정.

C와 도가니 국수를 먹으러 가서 라오커피도 마시고 시간을 보내다 딸랏사오로 가서 원두커피를 좀 사다. 5시경 방콕행 버스를 타고 7시경 국경통과, 8시쯤에 휴게소에서 저녁식사. 비싼밥 한 그릇 팔아 주다.

 

 

 

 

 

 

 

 

 

 

4/8 금 맑음

 

5시반 방콕도착. 동년배 싱가포르 친구에게 라자타 호텔 소개. 딸과 여행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는 미얀마 출신이라고 한다. DDM에 가니 마침 침대가 있다.

낮잠을 좀 즐기다 김치찌개 하나 먹고 시내쪽으로. 싸남루앙쪽에 마침 공연을 하길래 구경.

파수멘 요새에서도 공연이 있다기에 가 보니 잔디밭에 많은 관중. 근데 공연 내용은 그렇고 그렇다.

 

 

 

 

 

 

 

 

 

 

 

 

 

 

 

 

 

 

 

 

 

 

 

 

 

 

 

 

 

 

 

 

 

 

 

 

 

 

 

4/9 토 맑음

방콕에선 별로 할 게 없을것 같아 칸차나부리에 가서 쉬기로. 10시경 여행사 봉고로 이동하는데 옆에 앉은 미국넘 몸에서 치즈냄새 진동을 한다. 온통 서양인들. 다른 이들은 다 리조트에 내리고 미국여자 둘과 나는 졸리 플록에 체크인. 싱글이 없다기에 150밧짜리 플로팅 방갈로. 문밖에 안락의자도 있고 강물 옆으로 부겐벨리아가 늘어진 멋진 곳.

샤워를 하고 마사지 집으로 가서 한 시간. 100밧. 여긴 물가가 싸서 좋다.

땀을 흘리며 쾌가 다리까지 가는데 생각보다 멀다. 카페에서 냉커피 한 잔. 저녁노을을 카메라에 담고 숙소로 오면서 송땀 한 병과 얼음. 길가다 만난 자전거 타고 가는 일본인이 유인물을 주며 자기 집에 묵을 것을 권한다. 한국, 일본사람이 있으니 지내기 좋을거라며...

 

 

 

 

 

 

 

 

 

 

 

 

 

 

 

 

 

 

 

/10 일 맑음

 

엊저녁 마신 술이 덜 깨서 멍한 채로 중산(나카야마)의 집으로 가기로 하고 툭툭을 탔는데, 기사 녀석이 영 헷갈리는 모양.30여분을 헤메다 이웃 중국인에게 물어서 겨우 찾았는데, 빌라촌에 자리한 2층 집은 아주 깨끗하고 마당도 넓다. 부인은 태국인, 일본서 살다 왔다는데, 유창한 일본어. 한국아가씨 셋과 일본영감 하나 곧 이어 체크인한 일본남녀 셋.

샤워 후 자전거를 타고 교외로 나가 원숭이학교, 제2연합군 묘역 등을 둘러보고 다리 밑에서 수영을 즐기다. 우리 일행이 여자가 많으니 태국남자애들 관심이 많다.

저녁은 수키야키를 먹으러 야시장으로. 거기서 맥주를 곁들인 식사. 다시 집으로 돌아와 위스키 파티. 옆집 태국대학생 녀석들이 담을 넘어 기타를 치며 함께 즐기다.

 

애들은 자전거를 타고 놀러 나가고 난 혼자 자전거로 시내구경. 마사지를 받고 강변 쪽으로 가다가 마주 오는 오토바이와 충돌사고. 녀석의 헬밋과 선글래스는 박살. 내 자전거도 앞바퀴가 못 쓸 정도로 찌그러졌다 참을 수 없는 통증... 사람들이 몰려 와서 얘길 하는데, 내가 우측통행을 했으니 내 과실이란다... 서양인 하나가 지켜 보다가 중재를 하는데, 1000밧에 합의를 보고 인사를 하니 한국에서 헬기조종사로 복무를 했던 미군출신. 경찰이라는 녀석의 픽업트럭에 내 자전거를 싣고 숙소까지 실어 준다. 놀란 마마가 그들을 위해 음료를 대접하고 한 바탕 난리. 나도 무릎쪽이 까지고 많이 아팠지만, 손해가 많다. 내 자전거도 수리를 해 주어야 하고... 마마가 사 온 쏨땀을 먹고 있으려니 애들이 돌아와서 모두 놀랜다.

일본영감이 카레를 만들고 또 파티다. 오늘도 맥주, 위스키에 맛이 간다...

 

 

 

 

 

 

 

 

 

 

 

 

 

 

 

 

 

 

 

 

 

4/12 화 맑음

이틀 연거푸 마신 술탓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마마가 날 위해 특별히 만든 해장국을 먹었는데도 자전거로 동굴투어를 가다가 다 게워내고 말았다. 동굴 가는 길옆의 강에서 수영을 하자는 말에 모두 동의, 신나게 물장구도 치며 놀다. 날씨는 너무 덥다. 로컬 빌리지를 돌아 보고 동굴로 갔더니 동굴 속의 불상. 새로울 것도, 신기할 것도 없다.

돌아오는 길에 솜사탕 파는 노인네의 옷에 태극기가 붙어 있기에 물어 보니 한국동란 참전용사란다. 모두에게 솜사탕을 쏘다. 오늘은 자중하려 했는데, 또 정원에서 벌어진 술판... 일본 애들이 일본노래하면 한국 애들이 한국 노래, 다시 태국노래... 밤은 깊어 간다

 

 

 

 

 

 

 

 

 

 

 

 

 

 

 

 

 

 

 

 

 

 

 

 

 

 

 

 

 

 

 

 

 

 

 

 

 

 

 

4/13수 맑음

강변을 걷고 있는데, 졸리 플록 앞에서 스테판 김을 만나다. 엊저녁에 이리로 왔는데, 여기서 묵을 거란다. 이 사람은 항상 정체가 아리송하다. 중국에서 두 번, 방콕에서 두 번, 여기서 한 번. 자기 말로는 순천향대 교수이면서 유엔파견 직원이고, 이런 사람이 늘 이렇듯 여행을 다녀도 되는 건지...

칸차나부리에서의 마지막 마사지. 너무 일찍 왔는지 무능ㄹ 연 집이 없어 찾고 있는데, 늙은 여자가 해 준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여자, 너무 터치가 심해서 도중에 그만 두라고 일어나 버리다. 젊은 여자가 그랬으면 얼씨구나 했을 텐데...

숙소로 와서 방콕으로 간다니 모두 섭섭해 한다. 특히 한국 애들이 많이 서운한 눈치.

교오코는 선물이라며 요거트 한 세트를 준다. 남부터미널 도착해서 DDM으로 가는데 삔까오 다리서부터 차가 무지 밀린다. 쏭클란 축제 때문에 말도 아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도 서로 물총질... 숙소 가니 한국여행자도 모두 물총 한 자루씩. 지나가는 행인에게 아예 얼음물을 퍼 붓기도 하고. 카오산쪽은 아예 차량통행금지. 거리엔 다양한 퍼포먼스, 수많은 행인.

경찰들에게도 물세례, 가루세례...

 

 

 

 

 

 

 

 

 

 

 

 

 

 

 

 

 

 

 

 

4/14 목 맑음

새벽에 카오산으로 나가니 아예 폐허다... 거리 곳곳엔 서양거지들이 해 뜬 줄도 모르고 맥주를 마시고 앉았고 아예 길바닥에 자는 놈들도 있다. 숙소 가서 나도 물싸움 동참.밧이 많이 남아 한국 애들에게 밥을 쏘다. 파수멘으로 나갔더니 한국인 여자매. 캄보디아봉제공장서 근무하는 언니와 놀러 온 동생, 보기가 좋다. 얘들과 노점에서 맥주를 마시고 밥을 먹다.

 

 

 

 

 

 

 

 

 

 

 

 

 

 

 

 

 

 

 

4/15 금 맑음

9시경 잠을 깨니 모두 아직까지 한 밤중. 1층으로 내려가 백반 하나 시켜 먹고 체크 아웃 후 호텔로 옮기다. 실롬으로 나가서 간단한 기념품 구입. 그곳도 물 때문에 난리. 호텔 돌아와서 싸남루앙 가서 분수 쑈 관람. 이어진 공연. 아마 태국의 유명가수들인 듯.

너무 피곤하므로 돌아와서 맥주 두 병에 파타이 하나.

 

4/15 금 흐리다 비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 일찍 잠을 깨다. 강변을 산책하다 국수 하나 먹고 박물관 가서 이리 저리. 탁신으로 배를 타고 갔다가 실롬로드 빅씨 가서 약간의 기념품. 전화카드 남았길래 호텔 스태프 주니 좋아라 한다. 무려 150밧이나 남았다. 공항버스 예매 후 샤워.

뭐가 바빠서 하루도 정을 못 붙이고 이리 저리 떠돌았는지, 태국-캄보디아-베트남-라오스를 거쳐 다시 태국으로 왔다. 그만큼 정신적인 안정이 필요 했던 거라 애써 자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