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근교 걷기

잔차 타고 태화강변 가서 물억새 구경

베싸메 2017. 10. 19. 22:00

날씨는 꾸물거리고, 티브이 봐도 온통 강력범죄에 낯 뜨거운 국감에서의 여야 설전. 점퍼 하나 껴 입고 20km 정도 달리고 오자고 나섰다.

물억새 숲도 예전만 못하고, 혹시 잘 나오면 영정사진이라도 될까 싶어 셀카도 찍어 봤는데, 역시나... 일단 얼굴이 넘 크다. 무론 연애할 일도 없으니 애써 무시하려고 해도 팔을 뻗어서 찍으면 얼굴이 50% 이상. 헬밋을  쓰니 그냥 수박에 덜 떨어진 꼬지다. ㅎㅎ

XL사이즈 행밋 후배놈에게 강탈 당할때 좀 쎄게 나갔으면 이런꼴은 아니지 싶네. 근데 L 사이즈랑 XL 사이즈가 이렇게 차이가 나나?

뭐 어때? 생긴대로 사는거지. 6~70년대엔 그래도 먹어주는 Shape 였다니깐...

해당화. 난 화려한거 찍기 싫어.  그냥 너처럼 생긴대로 수수한 꽃이 좋다구!

너 그래도 성공했네?  벌이 와서 중매했니, 나비가 와서 맺어 주었니?

오라, 망초! 넌 언제 봐도 부담엄써! 게다가 예쁘기 까지.... 서리 내릴때 꺼정 씩씩하게. 콜?

도깨비 바늘, 다들 널 싫어 하잖아? 난 널 좋아하지도 않지만 밉지도 않아

너도 자세히 보면 예쁜걸...

바늘은 화려한 자태나 벌나비 꼬실 꿀 대신 니가 선택한 옵션이잖아? 그래도 뭐라도 오면 100% 성공인데 뭐

외국에서 왔지? 난  아직도 네 이름을 모른단다....

옷차림새를 보면 가을은 가을인가봐....

너도 귀화식물이지? 애써 묻지 안겠다. 네 이름을... 예전에 우리 시골집 우물가에 '미역취' 라는 꽃도 너랑 비슷했거등?

근데... 좀 많다. 니네들이

난 너처럼 긴~ 세우러을 있는 듯 없는 듯 오랫동안 피어 있어줘서 고마워

밤엔 향기가 얼마나 좋은데... 근데 너, 불법 체류자지?

떼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겨우 싹이 터서 이제야 꽃피운 내거 더 예뻐, 진심, 레알...

초점은 앞에 맞췄는데, 뒤엣넘이 맞았네. 먄해. 내가 후루꾸라서 그래

봐, 물가에 피어서 더 아름답잖아? 그래도 고고하진 않다, 사실은...

너, 염생 식물이지? 니 때깔을 보면 티벳 동네의 컬러가 떠오른다.... 가고시퍼, 티벳!

너도 이름이 미국xxx잖아? 뭐? 미국 망초라꼬? 아인데....

여뀌, 옛날 개울에서 짓찧어서 고기 기절 시키던 독초.  내가 니 만지고 오줌 누다가 얼마나 혼났는지 알제?

음... 억새밭이 예전 같잖아. 불을 한 번 확 싸지르면 내년엔 ㅎㅎㅎ

세상에, 무슨 도토리 딱지도 아니고, 이게 뭐얌?

그래도 맘은 션~하네

그러췌! 가끔씩 바람도 불어 주고

흥흥흥, 간월재 꼭 땀 흘리고 올라야 하나? 그래도 가서 용담이랑 구절초는 만나야 하는데....

요즘도 억새, 갈대를 구분 못하면 무식하거나 도시인인 척 하는것. 아님 스맛폰이 없거나...

너도 자세히 보면 예뻐~~

며느리 밑씻개. 난 그냥 이 이름이 좋은데 요즘 바뀌었다며? 개명해도 그냥 그대로 부를래. 난 나름 정다운 우리 이름인데?

오늘 영정 사진은 없다 잉?

나팔꽃, 니가 오후에 이렇게 기세 좋은건 아직 태양을 못봤다는 증거겠제?

배풍등? 니 배씨가?

까치밥. 얘도 달달하다꼬 씹어 먹으면 쌔(혀)가 얼마나 따갑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