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산, 그리고 꽃들/산에 가 보니...

[스크랩] 춘천 오봉산

베싸메 2006. 11. 24. 14:43
 

춘천 오봉산

산행일 : 2006. 08. 16. 수. 흐린 후 맑음

소재지 : 강원도 춘천시, 화천군

참가자 : 수요만남 산악회원

산행로 : 배후령(05:50) - 제1봉(06:10) - 정상(07:10) - 홈통바위(07:30) - 촛대바위(천단 07:50) 청평사(08:40) - 선착장(09:10)   약 3시간 20분


  항상 그렇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산행준비를 하고 길을 나선다.

동래역에 도착해 버스와 반가운 얼굴들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는다. 내가 출발 장소를 잘못 알고 있나 싶어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니 4번 출구가 아닌 큰 도로쪽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버스에 도착하니 많은 님들이 나와 있다. 오랜만이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승차해 제일 뒷줄의 창쪽에 자리를 잡는다. 조금 늦게 도착한 라디오님이 바로 내 옆좌석이다. 장터목님이 앞자리이고 마운틴 맨과 공주님이 건너편 앞자리 그리고 고호님이 반대쪽 창쪽에 자리를 잡는다. 출발하여 잠시 회장님의 산행 안내와 살로님의 일정 안내가 끝나고 조용히 여행의 분위기에 잠길 즈음 준비해간 양주 한 병을 꺼내어 목을 축인다.

눈을 붙이기도 하고 휴게소에 내려 다리를 풀면서 어둔 밤을 달려온 버스가 산행초입의 배후령 입구에 도착해 여명속에 지친 몸을 풀어 놓는다.

  05:00. 배후령의 어느 산장마당에 도착한다. 아직도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아 주위가 분명하지 않다. 준비해온 컵라면 물을 끓이기 위해 불을 피우고 준비를 하는 동안 서서히 밝아오기 시작한다. 컵라면을 맛있게 먹고 기념촬영을 하고 길을 건너 들머리로 들어선다.

  05:50. 산행 시작. 시작부터 경사가 만만치 않은 된비알 오름길이다. 바람이 간간히 불어와 땀을 식혀 준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비가 내릴것 같지는 않고 안개구름만 짙게 깔려 있다. 약 10분을 오르니 동쪽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닿는다. 안개 때문에 주위의 조망이 전혀 되지 않아 앞만 보고 걷는다. 후미를 기다리고 있는 고호님을 만난다. 장터목님이 아직 뒤에 있다며.... 조금 더 가니 회장님과 약호박님이 회원님들 사진을 찍어주느라 바쁘다. 폼을 잡고 한 장 찍고 나서 보니 그곳이 제 1봉이다. 능선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는 내내 양옆으로 굴참나무가 울창하다. 이름모를 꽃들도 간간히 피어있다. 렌즈를 들이대로 찍어보았으나 바람에 흔들려 작품이 되지 않는다.

오름길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도 주위가 짙은 안개로 가려져 도대체 어디쯤인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다시 만난 너른 바위가 있던 전망대가 제2봉인것 같고, 그 다음 첫 번째 쇠줄을 타고 올라 전 회원이 모델이 되어 포즈를 잡았던 청솔바위가 있던 봉우리가 제3봉, 그 곳에서 쇠줄을 잡고 내려갔다가 다시 칼등처럼 날카로운 암릉을 올라서면 그곳이 제4봉, 그리고 바로 만나는 봉우리 제5봉이 정상이다. 2봉을 지나 3봉과 4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과 절벽인 이 구간이 배후령에서 정상까지 구간중에서 제일 멋진 구간이라는데 그 놈의 안개 때문에 주변 조망은 전부 놓치고 말았다.

안개속의 청솔바위

제4봉을 오르는 암릉구간 왼쪽 절벽

칼등같은 암릉구간

 

  07:10분, 정상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다. 산행시간이 짧아서인지 믿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안개속에 뚜렷하게 정상석이 서있다. 「오봉산 해발 779m」

회장님과 살로님 그리고 사나이님 약호박님의 후레쉬가 연방 터진다. 아직까지 안개가 걷히지 않아 둘러볼 데가 없다. 너무 아쉽지만 정상을 뒤로하고 발길을 재촉한다.

정상석

 

  정상에서 내려서면서 부터는 주위의 안개가 어느 정도 걷히면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저 멀리에 소양호의 수면이 아침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고 바로 발아래엔 천년고찰 청평사의 모습이 조용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른쪽으론 우리가 지나온 오봉산의 주능이 가람을 둘러싸고 머리에 구름을 인체 서있고 산줄기는 선동계곡이라 이름 지어진 계곡으로 쏟아져 내린다.

  수백길 낭떠러지의 암릉과 기이하면서도 꿋꿋이 세월을 버텨온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부근은 수종이 전부 홍송이다. 비바람에 몸을 맡겨 세월의 인고를 버텨낸 흔적이 역력하다. 바위위에 뿌리를 내리고 질긴 생명력으로 끈질긴 기상을 보여준다.



전부다 놀라워한 소나무




정상 아래부근에서 본 천단과 소양호

 

  주변의 절경에 경탄하면서 작은 봉우리와 쇠줄을 잡고 내려오다 홈통바위를 만난다. 겨우 한사람이 빠져나갈 정도의 좁은 틈으로 경사가 심한데다 발 디딜 곳이라곤 칼등처럼 좁은 바위뿐이라 약간은 위험하지만 재미는 있다. 조금 더 내려오면 망부석을 만난다. 기이한 모습의 소나무가 낭떠러지로 가지를 뻗어 팔을 벌린 듯 서있다.

홈통바위

 

  다시 더 내려오니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은 적멸보궁을 지나 청평사(1.0km)로 갈 수 있는 약간은 쉬운 길이고 바로 앞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청평사 천단을 거쳐 암릉지대로 이어지는 코스이다. 대부분의 회원은 천단으로 향하고 후미의 몇분은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대형님 공주님과 함께 걸으면서 대형님의 말씀에 박장대소를 한다. 산행을 오래하다 보니 A코스에 이제까진 항상 꼴찌였는데 꼴찌를 면할 때가 다 있다면서......

 

  07:50분경 촛대바위에 닿는다. 이곳이 정상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산줄기의 마지막이다. 이곳에서는 전방과 후방 모두의 조망이 좋다. 사방이 막힘없이 눈앞에 펼쳐진다. 촛대바위부터는 거의 직벽에 가까운 절벽이다. 쇠말뚝을 박아 쇠줄을 이어놓은 줄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선다. 특히 촛대바위 바로 아래의 수직 절벽은 높이도 만만찮다. 안전하게 천천히 내려가라는 회장님의 당부도 이어진다. 이렇게 너댓개의 쇠줄구간을 지나고 흙길이 나타나니 ‘이제 다 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08:40분. 청평사 도착

경내로 들어서니 왼쪽으로 극락보전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보호수인 커다란 나무가 보인다. 조금 내려서니 대웅전이 자리잡고 있고 그 아래에 범종각이 있다. 종각루 아래로 내려서니 보물인 회전문이 나타난다. 회전문을 지나니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약수터에 모여 있다. 시간이 많다면 꼼꼼히 살펴보고 싶지만.....

  영지라는 연못을 지나면서 ‘같은 이름의 연못이 경주에도 있는데...’하면서 무심히 지나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나라 인공연못의 시초라 한다. 이 못은 청평사에 은거하면서 평생을 보낸 이자현이 만든 정원에 속하여 있는 것이다. 이곳의 정원은 청평사 입구의 구성폭포 아래의 거북바위가 있는 곳에서 시작하여 절 뒤편인 선동 계곡까지 약 1km에 이어지며 영지는 그 중심에 위치한다. 영지를 지나 내려오다 만나는 아홉가지의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와 공주와 상사뱀에 얽힌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공주굴, 공주탕 등을 만난다. 10여m의  직폭인 구성폭포와 소는 아름다웠다.

공주와 상사뱀을 형상화한 동상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님들을 지나친다. 사나이님 내외와 전에 이곳을 다녀간 얘기를 나누며 상가를 지나고 선착장에 도착하니 우리를 태우고 갈 유람선이 선착장에 들어오고 있다.


뒤돌아 올려다 본 오봉산

직벽구간에서 기다리는 님들..

경내의 꽃과 다람쥐

오봉산과 청평사 회전문

구성폭포

  09:30분. 산행을 마친 전 회원이 승선하고 유람선이 소양호 선착장을 향해 출항한다.

  09:45분. 소양호 선착장 도착하여 기념사진과 개인사진 촬영

  10:00분. 버스로 주차장 이동. 아침식사 및 회장님 생일 기념 파티

  12:25분. 남이섬으로 출발 12:50 - 14:50분 남이섬 도착 자유시간 후 목욕

 

정말 즐겁고 보람된 추억으로 남을 하루였습니다.

수요산님 여러분 모두 항상 건강하시고 즐산하시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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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부산수요만남산악회
글쓴이 : 해조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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