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21 수 눈
폭설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내심 고속도로에서 길이 막히면 어쩌나 걱정. 배도 놓지는 건 아닌지. 여주쯤 오는데, 앞서 가던 승용차가 재주를 넘는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동인천역 가니 겨우 2시. 의외로 시간이 많이 남는다. 이마트 가서 약간의 쇼핑.
티케팅을 아예 왕복 오픈으로. 정 안되면 배 타고 돌아올 요량으로. 5시 보딩. 이젠 아예 중국인이 한국인 보다 더 많다. 목욕 후 침실에 누웠는데 여자들이 하도 떠들기에 한 중국여자가 눈을 부라린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12/22 목 맑음
아침에 갑판으로 나갔더니 웨이하이가 온통 새하얀 눈으로 덮여 있다. 눈내린 이국의 거리를 걷는 것도 괜찮겠지 했는데, 이게 아니다. 거리에 미처 치우지 못한 눈. 족히 30cm는 쌓인 눈을 헤치고 다니기도 버거웁다. 상가 앞에는 자기 가게만 들락거리게 눈을 치워 놓았는데, 그 높이가 1m 정도, 남을 위한 배려는 전혀 없다. 칭다오행 버스에 대해 물으니 고속도로에 눈이 쌓여 눈 녹는 모레까진 통행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여경의 말에 서성이고 있으니, 택시가 와서 칭다오로 간단다. 100원을 달라는데, 알고 보니 웨이하이 버스 터미널까지 가는 차비란다. 미친 놈... 주위 조선족이 숙소를 찾느냐고 묻는데, 일단 그의 집으로 가기로 하다. 아파트 7층. 이미 4명이 묵고 있는데, 보따리상인 듯. 그중 하나가 대구출신이라며 말을 거는데, 선물 L/C를 열기 위해 왔단다. 아침으로 팥죽을 주기에 먹고 거리로 나서니 아예 난장판. 길바닥은 눈이 얼어붙어 자칫 넘어지기 십상이다. 시정부까지 간신히 갔다가 해변공원으로. 숙소로 가니 보따리상들이 아까 부두에서 본 깡패에 관한 얘기가 한창. 한 사람이 여권이나 비자에 관해서 되지도 않은 썰을 풀길래 듣기 싫어서 방으로. 저녁 후 주인 남자와 맥주. 주인여자도 술을 꽤 마시는 편.
12/23 금 흐림
아침을 먹고 칭다오행 버스를 타러 나오다. 터미널까지 가는 동안 시내 꼴이란, 여기 저기서 눈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차를 밀고 가느라 아수라장. 그런데도 시내버스는 무난히 간선도로를 달린다. 이크, 민박집 열쇠를 반납하지 않았네... 11시반 출발 고속버스, 78원, 우유와 쿠키 서비스. 앞자리에 두 한국 여행자. 칭다오 민박집 몇 군데나 전화해도 받질 않는다. 사방가 역에서 칭다오 역으로. 100원 달라는 빙관70원으로 깎아서 들다. 방은 좀 후진데, 뜨거운 물이 잘 나오니 그나마 다행. 객고는 맥주로.
12/24 토 맑음
8시경 선이 묵은 민박집 전화하니 일단 그가 묵는 집으로 오라고 해서 택시로. 까르푸 앞의 초고층 아파트.29층, 카핏이 깔린 맨션. 이미 그곳엔 칭다오 도우미 행사에 공연할 무용가 두 사람이 들어 있다. 조금 있으니 중년여자 하나가 애 둘을 데리고 왔는데, 이제 칭다오 온지 20일 됐다는데, 애들을 국제학교에 입학 시키려나 보다. 선과 부인을 만나 5시경 행사장으로 출발. 동휘 국제반점. 넓은 홀. 칭다오에 주재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가족들과 참석.
우리 테이블엔 선의 지인들과 술과 음식을 권커니 잣커니. 우리 숙소에서 묵는 두 여자의 민속춤 공연. 영사가 나와서 인사말, 게임을 하며 경품을 나눠 주고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아까 민박집에서 애들 데리고 온 여자가 무대로 올라가 노래를 했는데, 이미 20일 동안 유명해졌단다. 또라이로... 행사 끝난 후 숙소에서 뒷 풀이. 여자 둘은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가르친다는데, 글쎄... 제자라는 여자는 한 미모. 민박집 주인에게 배낭 여행자로써 요금이 부담 된다니, 흔쾌히 자기 친구의 빈집에 재워준다. 분위기에 취해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12/25 일 맑음
느지막이 아침식사 후 두 여자를 데리고 가이드질. 잔산스, 샤오위산 공원으로 갔다가 호텔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난생 첨으로 제비집 수프 맛을 보다. 두 여자가 산대서 이것저것 많이 시키다. 두 여자가 생각보단 친절하고 유머러스하다. 혼자 여행 다닌다니 이해를 못한다. 특히 여자 없이 어떻게 다니냐는 어이없는 물음에 한 바탕 웃음. 그녀들의 쇼핑도우미, 찌머루와 난산시장. 잔치아오와 천주교성당. 택시로 숙소 돌아와 바이지우 파티. 장구를 치면서 한국가요 합창도 하고 나름 재미있었던 하루.
12/26 월 맑음
어젯밤 늦게까지 마신 술로 모두 늦잠. 민박집 여자는 젊은데도 시정부 대외 협력처 한국부에 근무한단다. 남편은 동베이에서 신문기자를 했단다. 두 여자를 모시고(?) 바닷가로. 한복을 입고 나섰는데, 가는 곳 마다 눈길을 잡다. 제 2해수욕장, 빠다관, 또 호텔에서의 점심.
돌아오는 길에 까르푸에 들렀다가 한복차림의 그녀들은 뭇사람들의 시선을 은근히 즐기는 모습. 역시 무대체질은 달라... 오늘도 숙소에서 과일파티를 하며 흥겨운 오락회, 젊은 여자의 코믹송. 급기야 모든 투숙객이 노래방으로. 기분이 좋아 나도 칭다오 피지우 10병 스폰스. 집에 돌아와서 또 한 잔. 3시경 잠자리에 들다.
12/27 화 맑음
다른 사람들은 이촌 시장으로 먼저 가고 나 혼자 느지막이 버스로 이촌 시장 행. 그런데 카메라 배터리 아웃. 백화점으로 가서 배터리 사고 점심은 한국식 비빔밥. 먹을 만하다.
시장에서 마치 우리의 60년대 시골장터 같은 정겨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 먼저 온 일행들이 노점에서 가리비, 삼겹살, 굴을 구워먹고 있다. 연탄불에 그것들을 올려놓고 맥주를 곁들이니 별미. 그들은 참기름과 깨를 산다고 난리인데, 의외로 한국관광객들이 많다. 택시로 숙소 돌아오는 길에 발마사지. 오늘 종일 시장을 헤맸더니 많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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