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04.8~10중국-베트남-캄보디아-태국

중국여행(2004/08~10) 34

베싸메 2013. 4. 5. 15:37

 

8.24 화 맑음

새벽에 일어나서 종업원을 시켜 리탕행 표를 사는데 온통 안개. 80원짜리 표로 301km의 여정. 옆자리 젊은  일본애에게 들으니 8시간 걸린단다. 첫 번째 봉우리를 넘는데 얼핏 얼핏 설산 꼭대기가 보이고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사진을 찍으려 애쓰는 내 모습이라니...

그냥 그 아름다운 경치는 내 머릿속에 담아 두는 걸로 자위를 할 수밖에. 운해도 그야말로 장관. 4,200m고지를 넘어가는데, 차에 탄 사람 모두가 “알라써!”를 외친다. 무슨 뜻이냐고 물어 보니 티벳 불교의 주문으로 가는 길의 평안을 축원하는 주문이란다.啊拉嗉

고개를 넘고 엔진냉각수를 채우고 타이어를 식히는 동안 차에서 잠시 내렸는데, 온 세상은 푸른 초원에 형형색색의 꽃다지! 다시 차는 달리고 한참을 내려가나 싶으면 다시 오르막. 그리고 다시 능선을 타고 가는 여정. 수목한계선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고원으로 오르는 버스의 엔진음이 고통스럽게 들린다. ‘빈엔’ 초원을 가기 전에 넘은 고개는 무려 4,692m,약간의 고소증세. ‘야지앙’이란 곳에서 국수로 점심식사. 그리고 다시 4,500m급 고개 하나를 넘으니 드디어 리탕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개위로 올라선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도시. 같은 차를 타고 온 일본 애는 ‘선학빈관’으로, 우리는 터미널 가까운 ‘셩디빈간’으로 숙소를 정했다. 20원 요구하는걸 깎아서 15원에 들었는데, 완전한 티베탄식 건물. 나는 시내구경, 이형은 한 숨 잔다는데 드디어 고소증세가 나타난다. 속에 든걸 다 게워 내고도 숨을 잘 못 쉬겠다. 사발면 하나 사 와서 그대로 숙소에서 그냥 쓰러졌다. 약을 사먹어도 별 무효과. 그 고통 이란 게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할까? 그런데 네팔과 재작년의 티벳 여행 때는 왜 괜찮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약을 먹고 겨우 잠드나 했는데, 2시경 길 건너편 빈관에서는  난리도 아니다. 여자의 악다구니에 가끔씩 터지는 남자의 고함소리... 들어나 보았는가, 저 티베탄 여자의 초고성 톤을... 조수미 보다 두 옥타브는 넘나드는 그들의 민요를 들어보면 그날 밤 그 여자가 질러대던 고함소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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