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1998 중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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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싸메 2013. 4. 8. 10:14

 

1998 7/16

인천에서 천진행 배를 배에 탑승 후 객실을 둘러보니 나름 깨끗하고 에어콘도 잘 나와 시원하다. 불쾌했던 건 보따리장수들의 집단 무질서로 보딩패스 받는데 무려 두 시간이 소요. 그들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집단의 힘을 믿으며 거들먹거리는 그들이 좀 안돼 보인다.

“먹고 살려고 그런 것이다” 라고 주장 할려면 남들보다 일찍 줄을 서고 서둘러야 하지 않는가? 배 위에서도 차라리 그들의 왕국이다. 객실에서 냄새나는 음식을 먹고, 떠들기를 서슴치 않으니 이 배가 그들만을 위한 배인지...

잠이 오질 않아 갑판 휴게실에서 맥주. 동행이 없으니 할 일이 별로 없다. 내 침대의 독서등은 들어오지 않으니 책을 볼 수도 없고... 정아에게 사진을 부친다는게 깜박 잊고 그대로 가지고 왔다. 다행히 22일 인천으로 돌아간다는 사람에게 우송을 부탁하다.

 

 

7/17 월

아침 일찍부터 보따리 장사들의 아귀다툼에 짐 싸는 소리, 다투는 소리에 잠을 깨다. 이러구러 시간은 가고 날이 새니 천진 도착. 부두에 내려서 북경 가는 차를 찾고 있는데, 북경에 산다는 한 사람이 동행하기를 권한다. 처음 가는 중국여행 조짐이 괜찮다. 서쪽으로 향하는 차의 맨 앞쪽에 앉아 있으려니 저녁햇살을 한 몸에 받는다. 어느새 다리가 익어서 빨갛다. 버스에서 만난 대학생 그룹을 동행을 권한 사람이 함께 가기를 권유, 우리 일행이 더 많아졌다. BK2000 프로젝트의 전북 대학생들, 인도에서 돌아오는 길로 북경으로 가서 북경대로 간단다. B, 함께 북경으로 가자고 한 사람은 북경 왕징신청이란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에 사는데, 중국과 무역을 하며 민박도 한다고 한다. 아파트 도착하니 꽤 큰 단지. 한국가게도 많고, 듣자하니 장쩌민이 단지 오픈때 테이프커팅까지 했다고 한다.

그이 동생사무실도 그곳에 있고, 학생들은 나갈 때 농산물을 운반해 주는 조건으로 공짜, 나는 하루 100원. 그러고 보니 그의 제수가 인터넷에 민박광고를 한 그 집이다.

 

 

7/18 일 맑음

아침에 일어나니 무척 덥다. 마치 안개가 낀 듯 한 날씨에 햇볕은 따갑고, 이런 걸 무더위라고 하나? 땀이 비 오듯 한다. 버스로 가서 다시 전철로. 티엔먼(전문)도착. 모택동기념관은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인민대회당 및 천안문 광장. 아예 인파에 떠밀려 다니는 형국.

고궁박물관도 마찬가지, 대충 훑어보는 수밖에 없다. 9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려니 보통 어려운게 아니다. 담음은 북해공원. 택시로 시단거리로. 제법 호화로운 쇼핑 스트리트.

돌아오는 길에 아리랑이란 한식집에서 냉면과 맥주. 개고기니 대하니, 한국사람들 좋아하는 메뉴는 모두 갖춘 듯 규모가 크다. 이 친구들과 서안으로 동행하기로.

 

 

7/19 월 맑음

난 역사박물관으로, 학생들은 북경대로. 가는 길에 재래시장 구경. 어디가나 로컬마켓은 정겹다. 전문까지 가서 짐 맡기는 곳에서 11시30분까지 입장이 된다는데, 이미 40분, 포기한고 돈황미술대전 관람. 그런데 설명이 모두 중국어라 아쉬움이 남는다. 입장료30원. 막고굴의 규모나 그림이 흥미롭다. 언젠가는 가보겠다는 마음. 천단공원으로. 거기 온 중학생들이 외국인인 내게 꽤 호의적이다. 서로 사진도 찍어 주고 즐거운 시간. 황제가 찬신께 제사 지내던 곳, 정원 넓이까지 무지 넓다. 천제단의 청색기와가 이채롭기도 하고. 정원에서 피리를 부는 남자와 거기 맞춰 노래하는 여자. 진지하다. 중국음악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천안문광장으로 가서 국기 하강식을 보다. 거기서 만난 여대생 둘과 얘기를 나누는데, 그들의 문화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중국의 3대발명품이니 뭐니 해 가며...

집에 돌아가니 학생들도 왔는데, 북경대 가서 학생과 교수들에게 칙사 대접을 받고 왔단다.

맥주를 사와서 함께 마시고, 내일은 일찍 일어나 만리장성으로 가기로 하다.

 

 

7/19 화 맑음

만리장성투어. 삐끼를 따라 120원짜리를 신청했는데, 첨에 미니버스를 타고 가기에 우리끼리 편하게 가겠구나 했는데, 알고 보니 다시 어느 곳에 가서 대형버스에 태운다. 날고 더러운 버스, 모두 중국 사람들, 사람들이 떠들고 심지어 차안에서 보란 듯이 비린내 나는 생선도 먹고 있다. 만리장성 도착해선 리프트 30원. 짙은 안개 때문에 조망조건이 안좋다. 팔달령. 언제가는 다시 오리라 마음먹으며 간 곳은 옥 판매장. 여기서 무려 1시간을 보낸다. 담음 명 13릉. 주요부분은 시간 없다며 패쓰, 다음이 중의원. 여기서 또 1시간. 지하약 20m 의 지하묘지. 규모에 혀를 내 두를 만. 동덕여대졸업반 아가씨를 만나 합류. 다음 간 곳이 구룡호란 인공저수지. 놀이공원수준. 북경으로 돌아와 구운 오리고기(베이징 까오야) 먹으러. 전취덕은 비싸다고 3성급호텔 식당에 갔는데, 돼지고기 볶음, 탕수육이랑 실컷 먹고 133원. 집으로 돌아와 맥주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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