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1998 중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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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싸메 2013. 4. 8. 10:16

 

7/28 금 맑음

일어나자 마자 북사탑행. 높이 65m 나 되는 1개 층의 넓이만 150평은 될 것 같은 규모의 엄청난 탑. 탑 위에 올라서니 소주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호구도 보이고, 그곳에 가면 시금석도 있다고 했는데... 다시 졸정원. 중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했는데,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일까? 내 눈엔 별로다. 시간을 아껴야 해서 30원 주고 들어간 정원을 대충 훑어보고 호텔 돌아와 샤워하고 체크아웃. 상해행 차를 타다. 잉쪼어20원. 역에서 어제 그 녀석을 만났는데, 당황해 하더니 나를 외면한다. 또 다른 먹잇감을 노리고 있을테지. 상해서 삐끼를 따라가 방을 얻는데, 90원 주고 얻은 곳이 중국인들만 득시글대는 곳. 에어컨은 있으나 방이 너무 후지다. 알고 보니 현지인들은 10원에서 25원이면 얻을 수 있는 곳. 시내 이곳저곳을 쏘다니다가 저녁을 호텔 식당에서 야채볶음 반찬으로. 맥주를 사서 방에 가서 마시다.

 

7/29 토 맑다가 비

역광장으로 가는 길에 상가집을 지나치는데, 장례 치르는 풍습이 우리와 많이 닮은 것 같다. 가다가 깨끗한 호텔이 눈에 띄길래 물어보니 3성급인데, 130원 이리로 일단 옮기기로.

이 호텔 종업원들은 영어를 잘한다. 이것저것 물어보니 친절도 하고...

종업원의 권유에 따라 버스로 양포대교. 5원주고 타워로 올라가니 군이이 총을 들고 지키고 있다. 다리 중간쯤에서 사람들을 만나 황포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동방명주탑으로. 상해시가 이렇게 큰 줄은 몰랐다. 양쯔강과 황포강이 만나는 곳에 건설한 이곳이 엣날엔 뻘밭이었다니... 타워전망대가 299 m 와 320m. 구름 때문에 멀리까진 보이질 않는다.

도시에서 배출된 탁한 물과 장강의 황톳색 물이 합쳐지는 광경이 인상적. 한참을 섞이지 않고 물이 흐르는 이유는 서로 비중이 달라서 그렇다고 한다.

다시 인민광장으로. 비가 오기에 백화점으로 가서 피서 겸 윈도우쇼핑. 식당가 가서 볶음밥 하나. 호텔로 돌아오니 수박을 나눠준다. 맥주를 사서 함께 먹다.

 

7/30 일 맑음

호텔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준비. 뷔페로 되어 있어 내 입맛대로 골라 먹으니 좋다.

유람선 선착장으로. 1시간 소요되는 25원짜리 유람선. 양포대교를 돌아오는 코스인데, 햇빛이 너무 뜨겁다. 배에서 내리고 나니 팔이고 얼굴이고 목이고 온통 따끔거린다.

상해박물관, 또 그 거대한 규모에 놀라고 특히 내몽고 특별전을 하는데, 층마다 에스컬레이터가 운행되니 관람자를 위한 배려가 눈에 띈다. 광장 옆으로 난징루, 우리의 강남 같은 패션거리. 인민위원회 청사는 우리 국회의사당 크기. 호텔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역으로 갔더니, 또 시간을 잘못 봤다. 아직 1시간 반을 더 기다려야 한다. 항주행 기차는 자리가 텅텅 비었다. 차장에게 도착시간을 물어 보니 특쾌로 4시간 거린다는 정보는 뻥, 잉쪼어로 2시간 반이다. 가이드북을 못 믿겠다. 항주역에서 삐끼들이 달려드는데 이리 저리 입맛에 맞는 방을 찾지만 온통 바가지 상혼. 싼 방은 없다하고, 하는 수 없이 138원짜리로. 복도엔 중국단체 관광객 여자들이 잠옷 바람으로 돌아다니고 왁자지껄~ 이게 3성급 호텔이인지...

 

7/31 월 맑음

아침에 호텔식당에선 아침으로 죽을 준다. 서호로 가다. 유창하게 영어하는 사내가 가이드를 하겠다고 나서는 걸 사양하고 선착장으로 가서 유람선을 탔는데, 신혼부부로 보이는 중국인 커플과 동승. 여자가 영어를 조금하기에 오늘 서호를 함께 다녀도 좋겠냐니 쾌히 동의한다. 인월담, 구곡교등을 거치며 나름 열심히 설명을 해 주니 참으로 편하다. 이 커플은 우한에서 신혼여행을 왔는데, 황산을 걸어 올랐다며 여기가 마지막 여행지란다. 점심때가 되어 가자는 찻집으로 가니 햔기로운 차를 내 오는데, 흘낏 가격표를 보니 5g에 100원이란다, 꺅! 곧 이어 점심주문을 하는데 이것저것 가리키며 많이도 하는 듯 해서 걱정이 태산. 연잎으로 싸서 땅속에서 익힌 거지닭, 잉어찜, 애저 바비큐등을 주문했는데, 맛은 있었지만 잘 넘어가질 않는다. 체면상 점심값은 내가 내야 되지 싶은데 너무 비쌀까봐...

내가 계산한다니 기어코 그들이 내는데, 230원. 내가 100원이라도 내겠다니 손님에게 돈을 받는 건 아니란다... 택시로 영은사로 가서는 내가 입장료를 내기로 약속. 그런데 남자가 바삐 창구로 가더니 자기가 표를 사기에 내가 뭐라고 하는데, 쉬 하며 손을 입에 갖다 댄다. 알고 보니 외국인과 내국인의 입장료가 서로 다르다. 서로 주소를 적어 주며 나중에 연락하기로 하고 아쉬운 이별을 하려는데, 여자가 선물이라며 용정차 한 캔을 꺼내 준다. 난 아무것도 줄게 없어 이리 저리 찾다가 쌍안경을 쥐어 보내다. 케이블카를 타고 항주시내를 조망하는데, 도시가 울산의 2배쯤은 커 보인다. 호텔로 돌아와 샤워 후 거리산책. 그런데 좀 심하게 덥다. TV로 인민해방군70년사를 하는데 마침 한국동란참전 필름이다. 내가 보기엔 기분이 좀 묘하다. 오락프로그램은 거의 한국 것을 카피 한 듯. 맥주 한 잔 후 잠자리...

 

8/1 화 맑음

다시 찾아간 서호. 천천히 걸으며 어제 느낀 감동을 음미하는데, 속이 좋질 않다. 겨우 중산공원까지 갔다가 체크아웃 후 역으로 가서 티케팅을 하고 호텔에 가서 하프데이를 하자니 거절. 짐을 맡기고 육화탑으로. 탑에 가서 한국 사람들을 만나다. 오랜만에 써 보는 한국말. 탑에서 내려 와서 걷고 있는데, 랜드로바 신발에 케녹스 카메라를 멘 사람. 한국인을 또 만나다.소공동 롯데 백화점 근무하다 짤리고 사업거리를 찾아다닌단다. 체육장로에 한국식당이 있다기에 물어 물어 찾아가서 냉면을 먹는데, 이건 뭐 중국집 가서 먹은 냉면보다 못하다. 그런데도 값은 28원이란다. 장사 잘 되길 빌어야지. 지금쯤 대박 났으리라...

대합실에선 기다리기가 벅찰 것 같아 아예 호텔로 가서 하프데이.80원 지출이 많다. 역 부근 가게에 과일을 사러 갔는데, 알고 보니 연와손님을 위한 라운지가 떠억하니 있다. 그것도 아주 최고급으로... 나참, 정보부족이 이렇게 헛돈을 쓰게 만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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