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경 누가 내 방문을 두드린다. 나가 보니 사나에양이 "오늘 바타드 갈거죠?" 라고 묻는다. 8시 반에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건 또 뭔 시추에이션? 발코니를 함게 쓰는 서양할매가 나더러 계란 프라이를 두 개나 준다. 이 할매도 직접 버너 코펠을 갖고 다니며 밥까지 지어 먹는단다. 참 대단한 사람, 스웨덴.
출발을 하는데 다행히 날씨는 말을 듯. 트라이시클에 둘이 앉으니 꽉 찬다. 재작년 왔을때 결혼식하던 집도 한참 지나고 나니 저 앞쪽에 차가 몇 대 서있다. 공사중이거나
양보를 위해 서 있는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산사태로 난 길을 치우다가 집채만한 바위 두개가 굴러 도로를 막고 있다. 폭약을 써서 바위를 날리는데 최소 두 시간 걸린단다.
오늘 망했다! 차들은 점점 밀리고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라 그냥 있을 수 없어 사나에 더러 둘이서 가는데 까지 가다가 찻길이 뚫리면 타고 가자고 하니 좋단다.
졸지에 두 사람이 장애물을 건너 가려 하자 한국 친구들 몇이서 나중에 만나자고 인사를 건넨다. 가며 쉬며 동네 구경을 하며 간식도 먹고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기다 어느새 바타드 가는 분기점까지 왔다.오르막길을 오르면서 괜찮냐니 충분히 갈 수 있단다. 그러더니 앞으로 걷다 뒷걸음질을 하다 힘이 드는 모양이다. 하긴 벌써 두 시간 반 가까이 걸었으니 지칠만도 하지. 정작 부아가 나는건 1,100페소를 어이 없이 쓰는 나인데 말이다. 언덕을 반쯤 올라 갔르때쯤 차소리들이 들리면서 지프니들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우리 트라이시클은 올 생각을 않는다.한참 후 맨 꼴찌로 덜덜거리고 오는 꼬락서니라니! 피크까지 올라 가이드가 우리의 코스를 설명하는데, 사네에의 표정은
'아이고 이젠 죽었다!' 급경사를 4km쯤 내려 갔다가 가시 원점회귀하는 코스인데, 지팡이를 빌리라고 하니 10페소 든다고 거절한다. ㅋ 바타드 라이스 테라스 뷰 포인트 갔더니 한국 아줌마 둘이서 숙소여자에게 빨래할 물을 달라고 요구하고 숙소 주인은 곤란해 하는 표정. 참 한국사람들 깨끗한건 알겠는데, 이런데 와서 빠랫물을 요구하다니...
이들은 한국남자 그룹드롸 조인해서 어제 이리로 왔다고 한다. 사나에를 보더니 어떤 아줌마가 유창한 일본어로 말을 건다. 듣고 있으려니 이 남자랑 어떤 사이냐? 어디서 만났냐 이런 내용. 참 남의 일에 관심은 많기도 해라. 그사람 눈엔 내가 딸같은 젊은 여자를 꿰어 차고 한가로이 유람을 다니는 사람으로 비쳐졌던 모양. 나 원
사진도 찍고 쉬기도 하다가 폭포까지 내려 가는건 포기하자고 내게 부탁을 한다. 이건 뭐 내돈 쓰고 지맘대로 일정을 조정한다니 속이 뒤틀리지만 돌아갈때의 오르막길을 생각하니 차라리 한 곳은 포기해야하는게 맞지 싶다. 올라올때 가이드의 지팡이를 달라더니 가방도 맡기고 방금 까무라칠 듯이 비틀거리며 걷는다. 애처로워라.....
돌아가는 길에 한 곳을 더 들러 바나웨로 와서 뷰 포인트를 도는데, 이젠 좀 살만한 모양이다. 다시 입가에 웃음이 돈다. 숙소로 돌아 오니 거실에 파티준비가 한창이다. 알고 봤더니 오늘이 주인여자 어머니의 생신이란다. 우릴 식사에 초대하기에 기꺼이 응하고 배 터지게 먹고 염치좋게 와인까지 달래서 마시고 따로 샐러드와 안주감을 챙겨 내방으로 와서 한 잔 더 꺾고 있으려니 사나에가 와서 아까 챙겨 온 음식이 많으면 자기도 먹겠단다. 어허~ 아가씨야 너는 거실의 케익이나 더 자시게. 이건 내 안주일세....
근데, 내 옆방의 스웨덴 할매, 발코니에 걸어 놓은 내 샤워타월을 챙겨서 체크아웃을 했네그랴, 에그 그 잘 사는 나라에서 와서 이게 뭔일?
wonder hotel의 이푸가오족 전통 가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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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출발은 산뜻하게
여유롭게 이런 포인트마다 세워 달래서 사진도 찍고 좋았는데
뜻밖의 장애물
이걸 어이할꼬....ㅠㅠ
그냥 구경이나 하자고?
이런 것도 얘깃거리는 되지
허 참
그래서 우린 먼저 간다이~~
시골학교도 들어가 보고
?.......................?
로컬들과 담배도 나눠 피우며
로컬빌리지 집도 구경하고
저런 비탈에 집을 지어 사는 집주인의 배짱에 놀라우ㅓ 하며
아까 그곳이네
구름이 참 좋다
이 아가씨들, 오늘 6km행군 시작이라네
길섶의 난초를 많이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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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드의 계단식 논. 빛도 없고 풀도 무성하니 사진 찍을 맛이.....
그래도 저 비탈진 곳에 농토를 일군 그들의 조상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렇게 찍어 보고
저렇게도 찍어보며
폭포는 너무 멀구나
우리의 가이드 로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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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에가 기력을 좀 차렸나?
한국 + 베트남 원정대. 이들도 우릴 커플로 오해했었다니....
멍키
치킨
논속의 섬같은 동네
아름답다
교회도 있고, 여기 우리 내려 가는건 포기하자꾸나
바나웨 오니 살만하다
이푸가오족 할머니, 2년전의 절 기억하시나요?
................ 이게 세계 7대 불가사의중의 하나라는데
더 높은 곳은 구름에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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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꼼빠니아 끼리 한 커트
얘는 웃는 모양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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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함께 찍고 10페소를 건네다
거참 날씨하고는....
버스데이 셀리브레이션
손주, 증손주
할매, 오래 사세요
크기도 해라!
오랜만의 신선한 샐러드와맛난 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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