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14·12~2015·01 필리핀 여행

2015/01/02 바기오 - 팜팡가 - 오리온

베싸메 2015. 1. 9. 15:15

나오미를 보내면서 나도 오늘 바기오를 떠서 어디 바닷가에나 갈까 하고 있으려니, "어제 조카에게서 문자 왔던데 널 보고싶어 하면 그리로 가지 그래?" 가만....

그러고 보니 조카에게 가서 가져올것도 있고. 거기 들렀다 가까운 바닷가에나 가지 뭐 하고 나도 짐을 싸고 말았다. 빅토리 라이너 터미널에 갔더니 나오미가 탄 차가 아직 출발하지 않고 있어서 다시 한 번 버스에 올라 석별의 정을 나누고 30분 후에 출발하는 팜팡가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근데 버스 루트가 좀 이상하다. 마닐라에 가도 남을 충분한 시간인데도 아직 클락 언저리를 가고 있다니, 지도를 꺼내 보니 이넘의 버스가 이동네 저동네 다 들르는 완행이다. 차비는 똑 같으면서 말이다. 게다가 팜팡가 가선 도로변에 날 떨구고 간다. 오리온쪽으로 가는 버스를 아무리 세워도 자리가 없다며 그냥 지나치고, 어쩔 수 없이 Bangaan 가는 버스를 일단 탔다. 거기서 지프니로 가기로 하고

방아안 터미널에서 담배를 피우려는데, 여긴 시 전역이 금연구역인데 적발하면 벌금이 500페소란다. 필리핀에 이런곳도 있네!

마리벨리스쪽으로 가는 지프니를 타고 해가 다 져서야 조카네 사무실앞에 오니 얘들이 다 마중을 나왔다. 요즘 조카며느리랑 막내딸, 후배 딸까지 와 있고 내일은 대학 다니는 맏딸도 오기로 했단다. 일단 김치랑 곰탕으로 주린배를 맘껏 채우고 탁구로 내기 한 게임. 내가 조카와 질부에게 연달아 이겨 맥주 열 병을 벌었다. 내가 지면 애들에게

스파게티 사 주는 조건이었는데... 둘러 보니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창고에 탁구대와 배구네트도 설치해 놓았다. 직원들 복지차원에서 설치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자기 살 빼려고 해 놓은 듯하다. 테니스 라인까지 그어 놓은걸 보면.... 좀 있으려니 한국 직원이 와서 또 술판. 요즘 이곳은 밤에 서늘한 정도라 에어컨을 켜지 않는다. 자기도 몇 년 살면서 이런 현상은 처음이라 한다. 잠도 죽은 듯이 잘 잤다.

 

 

 

 

 

 

 

 

 

아, 드디어 평지로 내려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