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화 맑음
게으름도 좀 부리다 계곡 아래까지 내려가 보기도 하면서 버스 출발 시각을 기다리다.
치아터우행 버스는 9시30분이 다 되어서야 출발하기 시작한다.다행인건 이 코스로 오면 옥룡설산 문
표를 살 일이 없다는건데, 도대체 중국녀석들, 외국인에게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데도 입장료를 징수
한다. 마치 우리나라 국립,도립공원 입장하면 `문화재 관람료'를 덤터기 씌우는 것처럼...
아무리 기다려도 리지앙 가는 버스는 오질 않고 택시 기사녀석들만 자꾸 흥정을 하잔다.
두당 20원만 달래는데, 버스는 12원. 갈등하고 이는데 버스가 왔다. 어? 근데 리지앙에서 올때는 분
명 12원이었는데, 갈때는 15원을 달란다. 중국에서는 종종 이런현상을 봐 왔지만 여기도 그런가?
현지인이 15원 내니 암말 않고 주는 수 밖에.
유스호스텔 도착후 바로 세탁을 하고 골목길을 어스렁거리다 유아원에 가서 놀다.
녀석들이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가자기에 상가가 아닌 신 개발구 주택가로 가는데, 멀다고 짜증이다.
여기서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서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가격을 보더니 녀석들의 입이 벌어진다.
그도 그럴것이, 이곳의 가격은 상가지역의1/3밖에 되지 않는다. 그제서야 놈들이 내게 침을 튀기며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중국에서의 취식요령을 도시별로 디테일하게 설명하니 어느새 셋놈 모두 노트
를 꺼내 받아쓰기 바쁘고...흐뭇~훠구어가 코스로 나오는데 돼지 족발 삶은게 나오고, 국물에 야채,
생선, 육류, 국수 밥을 차례로 먹는데 맥주 4병 포함해서 50원이다.
"중국여행은 아는만큼 즐긴다" 이 말은 몇년전에 만났던 일본인 교수로 부터 들었던 말.
스팡지에(四方街)에서 나시족 춤을 서양애들과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두어시간 추다가 숙소로 들어
갈려니 마쓰가 국수집에 좀 가잔다. 난 배가 불러서 갈 이유가 없다고 하자, 녀석이 빌빌거리며 통역
을 좀 해 달랜다. 사연인즉슨 그 국수집에 지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는데, 선물도 전하고 주소도 교
환하고 싶어도 걔가 영어나 일본어를 못한단다. `짜식, 필담도 안되냐?'
졸지에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 녀석과 함께 국수집으로 가니 녀석을 보고 유난히 수줍어하는 애가 있
다. "야, 쟤 맞지?" "너 점쟁이냐?" 척 보면 알지...
나시여자애 보고 대뜸, "저 일본애가 너 좋아한다는데, 너도 쟤 좋아하냐?"
여자애는 그냥 얼굴만 붉히고 몇마디 말을 해 주고는 숙소로 들어와 버리다.
그날 밤 마쓰란 놈은 새벽 4시쯤 들어왔는데, 여태 뭐 했냐니까 그냥 얘기만 나눴단다.
통역 부탁하는 놈이 얘긴 뭔 얼어죽을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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