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수 맑음
7시(중국시간,한국+1h) 일어나서 밖을 보니 연태뒷산이 하얗게 반짝이는게 눈인지 바위인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하선후 치기공업을 하는 김 에게서 환전을 하다.
서둔 덕분에 중국까지 한국돈 가져와서 수수료까지 떼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깥 날씨가 꽤 쌀쌀하다. 늦은 하선으로 아침은 공짜란다. 암, 챙겨먹어야지!
일단 부두 가까이에 있는 김사장 이빨공장에 짐을 맡기고 연태산 공원으로 가다.
동행한 백수(부산사람 42세)는 말이 너무 많다. 아마 북경서 돈 벌거리가 없나 알아보러
가는길인듯. 점심은 사천식으로 해결하고 봉래(펑라이)로 가기로 하다. 버스를 탔는데
우리 70년대 고속버스처럼안내원이 있고 물도 나눠주고 서비스가 좋다.
두 시간 걸려서 도착, 해변공원을 보고 봉래각엘 올라가는데 요금이 75원이란다.
여하튼 중국녀석들 못말린다. 올해판 론리에는 입장료가 20원인데, 도대체 몇 배가 올랐다는건가?
아예 포기하고 선창을 어슬렁거리니 사람들이 자꾸 쳐다본다.
멸치만한 치어까지 싹쓸이해서 그걸 생선이라고 파는 꼴이라니...연태로 돌아와 일단 지난(濟南)행
잉쭈어(硬座)표를 사다. 다시 이걸 잉워(硬臥)표로 바꿔서 자릴 찾으니 중국인 중년남여 댓명이 떠
들고 있다.
떠듬거리며 영어로 하는 말이 지네들은 연태에서 수영을 하고오는 길이란다.겨울에 수영이라니...
알고보니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철에 하는 `북극곰 수영대회' 같은델 참가했나보다.
한 녀석은 자전거로 신장(실크로드 코스)을 돌았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독한넘!
두 여자의하는 꼬락서니가 벌써 눈에 거슬린다.
차에 타자마자 내복차림으로 돌아다니는 품이 말이아니다.
-중국에선 여름엔 남자들이 보통 구두신고 반바지 입고 윗도리는 벌거벗고, 여자는 파자마 바람으로
쇼핑이나 저자에 나오는 경우도 흔한데, 기차 침대간에선 그들의 동내의가 잠옷이고, 침대칸이니 내
의는 이상이 없다는 요상한 논리-
맛도 없는 육포에 5원짜리 맥주 두 병. 윗침대 녀석 코 드럽게 심하게 골고있네...

11/14목 맑음
새벽에 지난역에 내리는데, 어제 그치가 몸조심하고 급하면 110으로 전화하란다.
(우리의112긴급전번)타이위안을 먼저 가나 성도로 먼저 가나 하다가 결국 성도행을 끊다.
쾌속 274元. 18;57발, 05;47착. 그럼 모레 아침이라야 성도에 도착하는구나...
삐끼들을 뿌리치고 역 어귀까지 가서 순해보이는 계집애를 따라 한참을 가니 고물여관이다.
방은 그런대로 깨끗한데 60元이란다.누굴 호구로 아나? 깎고 깎아 20원에 18시까지 합의.
전기급탕기를 통해 나오는 고양이 오줌줄기같은 온수에 샤워하고 다밍후(大明湖)로 향하다.11번을 타
고 다섯정거장, 또 론리보다 입장료가 3원비싼 15원...수양버들과 전통식 건물이 잘 어울린다.낚시구
경도 하고 도서관에도 갔다가 흑호천(黑虎泉)을 가려고 물으니 저마다 대답이 틀리다.
하는수 없이 십하촌 가는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다.
이곳도 변두리가 개발바람이 불어서 엉망이다.화원가를 거쳐 옛 성당을 거쳐 돌아오다.
심부름하는 계집애가 내게 오더니 요우 피아오량 샤오지에, 야오, 부야오?-아찌,
예쁜 샥시 있는데, 한 번 할래,말래?-(有標亮少姐,要,不要?)
하도 기가막혀서, 워 야오 니(너라면), 두오샤오치엔?(多少錢?-얼마냐) 라고 물으니, 노려보면서 도
망을 간다.체크아웃을 하고 역으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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