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02.7~8 중국 동북지방 여행

3 베이징, 내몽고 호흐호트

베싸메 2013. 4. 5. 16:07

 

7.31 수 맑음

역에 북경행 표를 사러 갔더니 메이요우, 나중에 알아 보니 내가 8월 2일 표를 요구 했던것. 오늘이 31일인걸 그제서야 알았다. 산해관으로 가서 천하제 1관과 노룡두를 보다. 다 요즘 지은것 같은 느낌 문표 50원. 호수로 가려하니 그리로 가는 버스가 없다기에 포기하고 시내 구경. 매우 큰 도시라는 느낌. 인민광장은 무지 넓다. 가게 구경하다가 마눌 원피스 한 장 200원에 사다. 저녁엔 공원에서 바람 쐬며 맥주 한 잔. 옆에 어떤 여자가 와서 같이 자잔다. 생각 없다며 거절하는데 진땀. 잠자리에 들었는데,12시 반경 밖에서 다급하게 문을 두드린다. 라오반이 공안이 왔다고 잠시 밖에 앉아 있으란다. 빈관 밖에 나와 앉아 있으려니 아까 들어갔던 라오반이 날 보며 히죽 웃는다.‘이 자식이 고발했구나...’ 그 북새통에 조선족 식당여자가 차를 한 잔 가져다 준다.

 

 


8.1 목 맑음

어제 술이 너무 과했는지 속이 좋지 않다. 란쪼어가 좋기는 하다. 푹신한 좌석에 에어컨.

앞자리의 소녀와 소년, 남매중 누나 되는애가 북경으로 공부하러 간단다. 있는집 아이들 같다. 하긴 그래서 란쪼어를 탔겠지... 초컬릿을 주니 첨엔 사양하다가 고맙다며 받는다.

북경역 도착해서 20번 버스로 남역으로, 교원반점으로. 스웨덴, 체코애 두 명이 먼저 들었다.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않고 잠들다.


8.2 금 맑음

과연 북경, 무척 덥다. 도로공사 때문에 좌안문을 가려고 741번을 타기 위해 길을 건너는데, 먼지 투성이. 서역에 가서 호흐호트행 급행 표를 달라고 하니 또 메이요우. 줄이 짧은 학생창구로 가서 다시 알아봐도 역시 없다. 대신 10시30분 발 저속열차가 있다. 에어컨 없이 15시간을 가야 하다니... 그것도 가장 윗침대. 숙소 돌아와서 샤워. 새로운 애가 하나 와 있는데, 프로스펙스 상표. 한국 애인가 보다.  모르는 척. 다시 103번 타고 동물원에 내려 상장을 기웃거려도 할 일이 없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왔더니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하는데, 경희대 한의과5학년. 지금 여권을 잊어버려서 야단 났단다.  중국서 여권을 잊어 먹으면 난리인데... 다행히 자기 아버지 친구가 외무부 고위층에 있다니 잘 해결 되겠지... 둘이서 장백산 가서 밥을 먹고 뒷골목 신장집에 갔더니 여자가 날 알아보고 반긴다. 내가 전에 찍은 사진을 주자, 청하지도 않은 양루촬을 갖다 준다. 녀석이 놀라서 잘 아냐고 묻길래, 내 단골집이라고 얘길 해 주다.

 

 


8.3 토 맑음

걱정하는 녀석과 남역으로 가서 천진행 차표를 사 주다. 일단 배표를 연장하러 가야 한다나? 난 전문으로 와서 혁명박물관 갔다가 2개 홀을 보고 티엔치아오까지 걸었더니 땀이 비오듯. 20번 타고 숙소 오니 체코녀석이 제 친구가 왔는데 같은 방에 있고 싶다고 13시까지 체크아웃해 줄 수 있냐고 묻길래 기꺼이 그러마고 약속. 짐을 맡기고 공원에 가서 사진을 찍다가 9시 되어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122번이나 특5로가 오질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20번을 타고가다 영정문에 내려서 서역가는 버스를 갈아 타다.기차를 타고 보니 우리 칸엔 온통 한국인들. 대학생 그룹이 20여명 있길래 같이 투어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 보니 지도 교수 녀석 대답이 부정적. 깨끗이 포기하고 다른 그룹과 어떻게 하면 조인을 할지 고민하다. 

 

8.4 일 맑음

호흐호트에 내리니 10시쯤. CYTS에 가서 상품 가격을 알아 보니 580원. 2박3일. 너무 비싸다. 도저히 혼자서는 곤란할것 같아 다른 팀과 조인해 줄 것을 부탁. 걔들이 권하는 숙소에 짐을 부리고 환전. 박물관에 갔더니 실물 공룡 화석이 원형 그대로 전시되어 있고, 내몽골 민속의상등 볼거리가 푸짐하다. 다시 CITS로 가서 투어 가격을 알아보니 초원 1박2일이 375원. 일본인2,한국인1명, 나까지 4명의 가격이란다. 나중에 결정되면 전화하기로 하고 CYTS에 가서 400원에 해 달라고 우겼더니, 팀장 여자가 나에게만 특별히 440원에 해 주는데, 다른 사람에겐 무조건 580원 주었다고 하는 조건.  대신 나를 위해 영어가이드와 동행키로.

 

 


8.5월 맑음

8시 출발한다더니 아무도 갈 생각을 않는다. 내가 채근하니 조금 있다가 한국남학생4, 조선족 여자1, 딸과 북한서 왔다는 여자애 두명(조카라고 한다)이 이베코 미니버스에 타고 출발이다. 조선족이 있으면 구태여 영어 가이드가 필요 없는데, 여튼 대학생이라는 영어 가이드가 동행한다. 나오란 투거 대 초원. 맑은 하늘에 흰 구름, 갖가지 꽃이 흐드러진 풀밭.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떼와 말들...그리고 곳곳의 작은 웅덩이. 멀리 풍력 발전기가 수도 없이 서 있다.  말타기 한 시간 50원. 이리 저리 다니면서 사진 찍느니 어쩌니 하더니 벌써 내리라는데 겨우 40분이 흘렀다. 게다가 팁까지 요구 하길래 화를 내며 쫓아 버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조선족 아줌마는 40원 주고 거의 두 시간을 타면서 몽고족 마을까지 가서 놀다 왔단다. 아마 원주민 개인 말을 탔던 듯. 이래서 정보가 필요한 건데... 언덕위에 티벳 장족들처럼 라마경전을 깃발에 달고 돌을 쌓아 놓은 곳으로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것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여기서 그들은 약속도 하고 연애질도 한단다. 내가 뚜완(가이드)에게 우리도 밤에 여기서 만나자니 웃는다. 몽고전통 겔에 여장을 풀었는데, 이게 5성급 호텔이란다.

저녁이 되니 비가 부슬부슬 뿌리는데 갑자기 추워진다. 나는 준비한 파커를 입었는데, 다들 여기서 20원 받고 대여해 주는 파커를 입고도 오들오들 떤다. 저녁을 먹고 그들의 전통 공연이 있었는데, 워낙 춥고 비까지 부슬 부슬 내리니 모두 관심밖. 모닥불 주위에서 불쬐느라 여념이 없다. 조선족 여자가 양다리 바비큐를 먹자고 하였으나 400원이란 말을 듣고 깨끗이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