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실크로드여행기(2003)

지난, 칭다오(濟南,靑島)

베싸메 2005. 6. 7. 17:33

 

 

7/29 화 맑음 6시경, 제남역 도착. 짐을 보관소에 맡기고 무작정 시내쪽으로 나서다. 길가에 햄버그 빵에 오이등을 넣어 먹음직스런 중국식 햄버거 발견, 죽과 함께 2원에 사먹다. 14번 버스가 `柳家村' 이란 표지가 있길래 무조건 집어 타다.40여분 달려 도착한 이곳은 그냥 시골이 다. 아니, 농촌이다. 그냥 추수를 끝내고 심어놓은 밀밭, 그리고 죽 이어 지은 기와집. 전형적인 산동성의 평범한 풍경. 실망을 하면서 동물원행 차를 타다. 그곳에 까르푸(家樂福-그들은 `짜르푸'라고 한다)가 있단얘길 들었기 때문이다. 웬걸... 내리고 보니 목하 한창 공사중. 길 건너는 신발 상가인데, 그 규모가 무지 크다. 거의 베이징 교원반점 뒤쪽의 상가같다.우리 한국사람이 처음보는 상가-특히 신발상가-규모는 충분 히 놀라고도 남음이 있을것이다. 왼갖 브랜드의 신발들이 몇천평 늘어서 있는걸 보면 `중국사람들은 신발만 신고 사나?' 라는 궁금증이 들리라. 다시 시내로 나와서 체육공원으로 가다. 아다시피 이곳은 우리 이장수 감독이 산동 축구팀을 이끌고 있어, 그의 근황도 궁금하고,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 문득 이장수 이름을 팔았던 중경에서의 일들 이 떠오른다. 그때 그는 `충칭(重慶)의 별' 이라 불릴 정도로 중경 시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었는 데, 여기 지난에선 어떤 평가를 받을까? 그러나 오산. 여기는 칭다오가 아니고 그냥 산동성의 성도인 `지난'이었다. 그가 속한 팀은 칭다오 팀이고... 허망한 맘으로 옆쪽의 숲이 우거진 공원으로 향하다. 마령공원, 여길 둘러보고 가까운 첸푸샨 공원(千佛山)도 가리라 마음먹다. 산길을 따라 놓여진 돌계단을 숨가쁘게 오르자 `혁명열사 기념비'가 우뚝 서있다.


모르긴 해도 15층 아파트보다 더 높은 거대한 탑이다. 모택동의 친필로 씌였는데, 그것 세우는 비용 이면 ... 멀리 천포산쪽 정자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는데, 차마 거기까지 갈 엄두가 나지않아 전역 기념관을 관람하러 내려가보니 또 빌어먹을 `점심시간'에 걸렸다.

 

이쯤에서 제남 둘러보기를 접고,역으로 가서 왕빠를 찾았더니 또 한글 지원이 되질 않는다. 3시반 기차에 올라 청도 도착 시각을 알아보니 7시 반이란다. 탁월한 선택... 기차에서 승무원이 `통달빈관(通達賓館)'에 들라고 권유하길래 일단 따라나서다. 60원에 트윈, 30원 아니면 안된다니까 침대 하나만 쓰란다. `넌 몸이 하난데 침대를 두개 다 쓰냐?' 호텔 앞쪽 식당에서 마파두부와 밥을 먹는데, 한국말이 들려 돌아보니 중년 하나와 조선족 통역이 밥 을 먹고있다. 사연인즉 중국에 공장을 세우러 왔는데, 직원들 출장비가 너무 많이든다고 불만이다. 얼마에 들었냐니까 180원! 못마땅해 하는 통역녀석도 데리고 내가 든 방을 보여줬더니, "앞으로 너희 도 이런방에서 자도록 해라.나도 물론 이런데 들것이고," 내 앞에서 매우 거만하고 잘난척 하던 그 가 급기야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하단다. 말씀이라고... 저녁 먹던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며 샤오지에와 이런 저런 얘기. 한국사람이 나처럼 혼자 다니는걸 이 아가씨는 첨 본단다.

 

10/30 수 맑음 오랜만에 8시까지 늦잠. 모레는 한국땅에 발을 딛고 있겠지. 맘이 한결 푸근하다. 귀국준비를 위해 까르푸, 쟈스크를 거쳐 54광장. 잔교 야시장에 가서 옥으로 된 주전자와 다기세트 구입. 영감이 반 너머 깎자는 내게 화를 낼려다 그만 웃고 만다. 까르푸에서 산 김치로 밥을 사와서 배터지게 먹고 한 숨 낮잠을 즐기다.

 

저녁에 돌아와 보니 다른사람 안들이기로 한 내 방에 중국인 하나가 투숙해 있다. 북경 항공대 나왔다는 59세의 남자. 문화혁명때 학교를 다녀서 영어는 하나도 못배웠다며 필담으로 이런 저런 얘길 나누다. 산타나-독일 폭스바겐- 서비스센터의 중역이란다. 맥주를 같이 마시자니까 사양하길래 나혼자 벌컥대니, 사양한게 후회 되는듯, 꽤 괴로운 눈치. 내가 알게 뭐여!

 

10/31 아침 일찍 눈을 뜨니 중국인은 벌써 체크아웃. 천주교 성당으로 갔는데, 여기도 예외없이 외국인이라고 이른 아침인데도 돈을 받는다. 1932년부터 3년동안 지었다는데, 규모는 꽤 컸으나 역사는 언양성당이 더 깊은듯.

 오늘은 2번을 타고 N 마트로 갔는데, 말도 아니다. 난샨(南山)시장에서 잣을 좀 사다. 다시 까르푸로 가서 배낭과 하드케이스, 자잘한것 600여원 지출. 짐을 호텔에 두고 신호산 공원. 마 지막 날의 청도를 맘에 담으려 부지런히 샤터를 누르다. 상해에서 온 여자 셋이서 천주교 성당위치 를 묻길래 설명해 주자, 친절하다며 곷감을 나눠 준다.`아차, 곷감 대추!


 

서둘러 내려와 이것들을 사고 해원(국제 페리 터미널)으로 향하다. 조선족 가게에 들어가 고추, 참 깨, 참기름을 사는데, 일조보다 무지 비싸다. 티케팅 후 밥을 먹으러 가다가 왕빠 발견, 바쁘게 멜 을 열어보니 큰놈으로부터 멜. 답도 못하고 바삐 배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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