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04, 중국 귀주, 홍콩, 마카오

3 쿤밍에서 카이위엔(開願)으로

베싸메 2013. 4. 8. 09:57

 

1/14 수 맑음

해연이 왔기에 방으로 불러서 좀 쉬게 하다 오늘 근무는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휴가를 냈단다. 민족촌 가서 입장을 하는데 해연이 가이드증을 제시를 해도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고 돈을 내라고 한다. 할 수 없이 티케팅을 해서 이리 저리 다니며 해연의 사진을 찍어 주다. 남문으로 나가서 시산공원으로 갔다가 밥을 먹고 시내에서 왕강을 보기로 하다. 숙소에 가니 전주에서 온 여학생이 와 있어 왕강, 여자친구, 여학생, 해연과 함께 식사. 그 식당 주인이 빙빙의 남자친구 매튜와 잘 아는 사이란다. 왕강이 자기집에 자러 가자는걸 나 대신 전주여학생을 재워 달라고 부탁을 하니 계집애가 좋아 죽는다. 방값, 밥값을 아낄 수 있다고...

 

 

 

1/15 목 맑음

체크 아웃 후 카이위엔행 차를 타러 가다. 시간이 없어 해연에게는 오지 말라고 전화만 하고 터미널에서 간단한 식사. 3시간반동안 고속도로를 달려 카이위엔 도착 후 옌즈동으로 가서 숙소를 잡다. 싱글 20원. 근데 너무 춥다. 핫샤워도 없이 보온병에 물 담아 주면서 씻으란다. 이건, 뭐...

동네 순방에 나서니 여자들이 자그마한데, 모두 얼굴들이 예쁘장하다. 물소를 몰고가는 농부며, 할머니들의 전통복장이 신기하다. 숙소는 밤에 더 애로가 많다. 바로 길옆이라 차들의 경적소리가 밤새 울리니 잠을 못자겠다. 다만 밤하늘을 올려다 보니 온 하늘에 별들 뿐이다.

 

 

1/16 금 맑음

아침녘의 공기는 상쾌하다. 옌즈동으로 가니 굴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50원 문표를 사서 입장하려니 가이드가 붙는다. 일행은 북경서 온 여학생 하나. SLR카메라를 두 대씩이나 준비하고 온 맵시녀. 나는 가이드가 필요 없다고 하니 입장료에 포함 되었다면서 걱정 말란다. 입구에서 사내 하나가 절벽을 기어오르며 제비집 따는 시연을 한다. 날래기로는 가히 서커스급.

온갖 형상의 종유석과 석순. 게다가 동굴 안을 흐르는 강. 사람이 지나가면 센서가 작동되어 동굴속을 비춘다. 게다가 케니지의 음악도 틀고, 유치 찬란이다.

2시간여 동굴 관람 후 입구에서 셋이서 기념촬영. 내게도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해 달란다.

둘이 함께 젠슈이행 버스를 타고 오면서 들으니 이 여학생은 베이징대 법대생이란다. 고향은 란저우, 리지앙,다리,쿤밍에서 이리로 왔단다. 휴게소에서 제비집 수프라며 사 주는데(20) 아무 맛도 못 느끼겠다. 젠슈이 내려서 그녀와 이별을 하고 터미널에 딸린 주숙부에 방을 물으니 싱글18원. 짐을 두고 조양문, 동정, 숭문탑을 차례로 본 후 호숫가 유람장으로 갔는데, 호수물은 거의 폐수수준. 여러 가지 후진 놀이시설. 황룡사 가는 버스를 타고 젠슈이2중을 가니 앞에는 맑은 물이 솟는 연못이 있고 교직원 사택 뒤로 황룡사가 있는데 꽤 큰 규모.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이 건물들을 다 개조해서 학생 기숙사로 쓰고있다! 군데군데는 문화혁명때 쓴 것으로 보이는 격문이 남아 있고... 대웅전은 탁구장으로, 이 사람들 몇 년 후엔 반드시 후회를 할 듯. 약간은 서글픈 생각.

다시 쌍룡교로 가니 아름다운 돌다리가 나를 반긴다. 다리 양 옆으론 전각이 있고 돌로 지은 멋진 다리다. 그런데 그 다리 전각은 거지들이 기거를 하는 모양. 참 웃기는 동네.

1840년대에 세웠다는 이 다리는 양식이 독특해서 몇 년 후에는 세계인류 문화유산이 될지도 모르겠다. 시내로 돌아와 조양문에 있는 가라오케 가서 맥주. 중국노래 듣는 재미가 있다. 골목에선 구운두부에 맥주. 숙소에 오니 종업원이 샤워준비 되었다고 3층으로 올라가니 중국인들도 우루루 몰려 온다. 내가 놀라 소릴 지르니 안에서 문을 잠그고 혼자 하란다...